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4-20 11:59

ㆍIP: 1.xxx.128

충절(忠節)의 고장 홍성(洪城)으로 떠나자(용봉산 제1편)

충절(忠節)의 고장 홍성(洪城)으로 떠나자
(기행 수필 용봉산 제1편)

루수/김상화

추위를 무릅쓰고 숨 가쁘게 달려온 2월이 여울목에 도달했다. 그래서 봄 내음을 실은 3월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사랑해 줘서 고맙다는 대가로 2월이 봄의 향기를 담아 3월을 선물하나 보다. 봄의 소리도 나뭇가지 사이로 들려 온다. 이렇게 2월은 3월이란 아름다운 세상을 오라고 벌써부터 손짓한 것같다. 그래서 3월이 살금살금 오고 있는 것이다. 돌아오는 3월은 힘이 솟는 계절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대지에 내려앉으면 땅속에서 겨우내 잠자고 있던 새싹들은 방긋 웃으며 예쁜 표정을 짓고 나올 것이다. 짝짓기를 앞둔 새들의 울음소리도 또한 경쾌하게 들려온다. 꽃이 만발하면 나비도 날고 향기는 온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 것이다.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다. 왜냐구요? 산울림 산악회에서 충절(忠節)의 고장 홍성(洪城)에 자리 잡고 있는 용봉산(龍鳳山)에서 산신령께 시산제를 지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회원들 간의 친목도 도모하고 각자의 심신을 단련하기 위함도 있다. 또 무사하고 안전한 산행이 되게 해달라고 산신령께 나약한 인간 잘 돌봐달라고 기원하는 날이다. 또 용봉산의 기를 가득 받아올 것이다. 사전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산신령은 산을 맡아 수호하고 있다는 신령이다. 산신은 농경민에게 물이나 비를 내리는 강우신이나 풍산신의 성격을 띠고, 유목민에게는 대체로 사냥감을 풍부하게 내리는 은혜자이면 서도 노여움을 내는 존재이다.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들은 무사하게 해달라고 시산제를 지내므로 위안이 되는 것이다.

버스는 용봉산(龍鳳山) 등산 입구 어느 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벌써 전국에서 달려온 버스가 20여 대 주차해 있다. 몇 군데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토속 신앙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시산제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제를 지내는 것이다. 우리도 시산제를 올리고 등산하기로 했다. 신인희 리더와 조진순 총무 여경희 대장 장미정 부총무 네 분의 미인들이 등산길 옆의 밭에 자리를 잡고 분주하게 준비를 한다. 이 네 분은 산울림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천사들이다. 제상에는 돼지머리와 시루떡 명태포와 밤 사과와 배등이 간단하게 차려있다. 회원들은 제상을 중심으로 뺑 둘러섰다. 권호경 부회장이 사회를 본다. 사회자의 말에 의해 먼저 황진남 산악회장이 엄숙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산신령께 잔을 올리고 절을 세 번 한다. 산신제는 절을 세 번 하는 관습이 있다. 아마도 회원들의 일 년 내내 무사하고 안전하게 해달라고 산신령께 고했을 것이다. 뒤이어 이준태 고문께서 마음을 가다듬고 산신령이 흡족하도록 구성진 억양으로 축문을 읽어 내려간다. 축문을 마치고 역시 세 번 절을 한다. 뒤이어 집행부와 회원들이 모두 절을 한다. 단 기독교 신자들은 절 대신 목도로 예를 올린다.

축문은 다음과 같다
유~세~차. 서기 2018년 2월 25일 오늘 저희 송파 산울림산악회 회원 일동은 이곳 용봉산에서 이 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육의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넷째 주 정기산행 번개 산행 산을 오르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산행 하나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아무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하게 해주신 것은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 수 있으리오. 그러므로 저희가 오늘 이곳을 다시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 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오로지 무사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 주신 신령이시여! 아무쪼록 바라보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맨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천지간의 모든 생육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거듭 비옵건대 2018(무술)년 한해도 서로 화합하고 사랑이 넘치게 하여 주시옵고 무사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하오니, 천지신명이시여,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것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살펴 주시며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이 한 잔 술을 흠향(歆響)하여 주옵소서서기 2018년 2월 25일 산울림 산악회 회원 일동

회장을 비롯한 모든 회원은 절을 한 뒤 돼지 입에 약간의 돈이 든 봉투를 물린다. 그런데 돼지는 면도칼로 수염을 말끔히 밀어 미인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깔끔하게 목욕까지 하고 귀는 쫑긋 세우고, 얌전히 입을 벌리고 앉아 있다. 회원들이 절을 하고 돈 봉투를 그 입에 물린다. 그러면 돼지는 고맙다는 인사로 빙그레 웃으며 윙크를 한다. 원래 돼지란 동물은 입이 땅으로 향해있지 위로 들 수 없으며 눈은 하늘을 쳐다볼 수 없는 동물이다. 그런데 오늘만은 예외로 입은 적당히 위쪽으로 하고 눈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누가 얼마나 자기 입에 돈을 넣어 주는가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모두 올 한해의 산행을 무사히 하게 해달라고 산신령께 무언의 기도도 했을 것이고 또 빌었을 것이다. 오늘 특히 남승우 회원님께서 정성 들여 절을 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 아마도 하는 사업이 번창하게 해달라고 비는 듯하다. 정성 들여 한 절이 소원 성취되리라 의심치 않는다. 회원들은 둘러앉아 술과 떡을 맛있게 먹으며 재미있는 대화가 오고 간다.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시산제를 모두 끝내고 산으로 향했다. 오늘도 역시 봄 햇살이 곱게 내려앉은 평온한 날씨다. 등산길의 옆에는 집을 잘 짓고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놓은 별장같이 보이는 집들이 몇 채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용봉산 산림 전시관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좀 위에는 집채만 한 바위에 용봉산 자연 휴양림이라고 써놓았다. 용봉산 제1경은 산세가 운무 사이를 휘도는 용의 형상과 달빛을 감아올리는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봉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병풍바위, 거북바위, 장군바위 등 수많은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특히, 자연휴양림 내에는 단체수련 및 휴양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산림전시관(041-630-1783), 숲속의 집(041-830-1785)이 운영되고 있다.

이준태 고문님을 중심으로 필자와 허상철 회원 그리고 최경애 고문과 이순금 회원 이렇게 5명이 한 조가 되어 올라간다. 하늘엔 흰 구름 몇 점 동동 떠다니고 고운 햇살이 내려와 용봉산(龍鳳山)을 봄기운으로 가득 메운다. 또한, 우리들의 웃음과 함께 사랑스러운 대화 소리가 산자락에 울려 퍼지고 새들도 아름답게 노래를 부른다. 진달래는 곧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젖가슴을 볼록이 내밀고 자랑을 한다. 자연의 무한한 혜택 속에서 아름다움을 가슴에 않고 산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감히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구수한 이야기와 때로는 야한 이야기들이 입에서 흘러나올 때는 배꼽을 잡고 웃어댄다. 아마 오늘 산행으로 10년을 젊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대화를 언제 우리가 나눌 수 있단 말인가? 등산하며 나누는 대화가 정말 깨가 쏟아질 정도로 향기롭고 행복하다.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용봉산(龍鳳山)의 높이는 381m이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돌산으로 이루어져 등산하기엔 쉽지 않은 산이다. 위험한 곳도 몇 군데 도사리고 있다. 올라가다 보니 흔들바위도 볼 수 있고, 또 사자를 닮은 사자바위도 있다. 전망대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사진도 찍고 힘을 축적해 정상을 향해 걷는다. 걸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홍성의 아름다운 전경이 산과 들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하나 수를 놓았다. 있는 힘을 다해 9부 능선까지 올라갔다. 거기엔 팔각정을 예쁘게 세워놓았다. 이곳이 최영 장군께서 어렸을 때 활을 쏘던 곳이라 한다.

최영(崔瑩) 장군의 활터는 장군께서 소년 시절에 애마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하여 내기했다고 한다. 화살을 쏘아서 말이 화살보다 먼저 가면 큰 상을 내리고, 화살이 빠르면 말 너의 목을 치겠다는 내기였다. 말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소년 최영은 말을 타고 건너편 남동쪽 5km 지점의 홍성읍에 있는 은행정 방향으로 화살을 쏘았다. 동시에 말과 함께 바람처럼 달렸다. 최영이 말과 함께 단숨에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화살은 보이지 않았다. 최영은 약속대로 사랑하는 애마의 목을 칼로 내리치는 순간 화살이 피 융 하며 지나가는 것이었다. 최 영은 자신의 경거망동을 크게 후회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고자 약속했던 애마를 그 자리에 묻어주었다. 지금도 홍성읍 국도변 은행정 옆에 "금마총"이라고 부르는 말 무덤이 있다. 필자가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최 영 장군이 무술연마를 하며 활을 쏘았던 곳으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용봉산(龍鳳山) 1편을 여기서 끝내고 2편에서 정상의 분위기와 홍성군의 훌륭하신 선열들의 업적과 삶을 쓰려 한다.

2018년 02월 25일

백낙은

2018-04-21 16:34

김상화 작가님.
여전하십니다 그려.
충절(忠節)의 고장 홍성(洪城)용봉산 제1편 즐감하였습니다.
도전 정신과 용기, 그리고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최영 장군의 금마총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편의 홍성군 선열들의 업적과 삶을 기대하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느라 많은 공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글이 좀 미숙해도 많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충남 홍성은 충절의 고장임이 틀림없습니다 위원장님 지금 서울은 비가 내리고 있네요 기온도 떨어진다 하오니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위원장님 늘 편안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22 23:06

김경렬

2018-04-23 11:06

용봉산 1편을 단숨에 배람합니다.
늘 좋은 정기를 보내주시는 작가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작가님께서 산을 많이 다니신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용봉산을 꼭 다녀오시기를 권합니다 용봉산을 가보니 참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매우 아기자기한 산입니다 작가님 이젠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봄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봄비도 예쁘게 내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4/23 22:35

정찬열

2018-04-24 22:27

안녕하세요 김상화 작가님~!
충절의 고장 홍성의 용봉산(龍鳳山) 그리름도 고명한
용과 봉이 어우러진 산에서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들은
무사하게 해달라고 시산제를 지내셨군요
시산제를 지내는 달이 대체올 그때쯤이나 봅니다.
홍성읍 국도변에 "금마총"이라고 부르는 말 무덤
이 있다는것 새롭게 배움하고 갑니다.
올한해도 보람차고 무사한 산행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연삼일 내린비가 조석으로 기온차가 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벚꽃이 떨어지더니 영산홍이 대신 귀염을 받고 있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용봉산은 높이는 않지만 매우 아기지하고 아름답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시면 꽃 다녀오시기를 권합니다 고운 댓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2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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