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1-10 00:05

ㆍIP: 1.xxx.128

오서산(烏棲山)은 보령시와 광천의 보물 (제1편)

오서산(烏棲山)은 보령시와 광천의 보물
(오서산 제1편)

루수/김상화

10월은 일 년 중 가장 풍요롭고 화려한 계절이다. 산마다 오색 단풍으로 곱게 물들여 거대한 꽃동산을 만들기 시작한다. 오솔길을 걷다 보면 흰색 보라색의 들국화가 방긋 웃으며 반긴다. 그러곤 자기의 계절이라고 뽐내며 그윽한 향기를 솔솔 풍겨 유혹한다. 필자는 가을을 너무도 좋아하고 사랑한다. 가을을 좋아해서인지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만 바라보아도 어떤 때는 괜스레 눈물이 핑 돈다. 은빛의 억새가 하늘하늘 춤추는 모습만 보아도 그러하다.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면 또 어떠한가? 해 질 무렵 길을 걸을 때 노란 은행잎이 도보 위에 수북히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왠지 가을에 헤어진 첫사랑의 여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여 놓은 노을을 바라볼 때면 사색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을은 필자를 상념에 빠지게 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만큼 하늘을 붉게 물들인 황홀한 노을을 보았다. 신께서는 어찌 저토록 아름답고 황홀하게 서쪽 하늘을 물들여 놓았을까?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예술품이 아닐까 싶다. 해 질 무렵 노을이란 이름으로 하늘을 호화찬란하게 만들어 놓은 거대하고 화려한 예술품을 바라보라. 그 아름다움을 어디에 비교해야 할까? 그때 그곳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은 감탄사가 연실 터질 것이다. 저 노을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안겨 준다. 그래서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요 상념의 계절인가 보다.

이토록 신께서 빚어낸 가을의 풍요로움과 화려함을 보고 살아가지만,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필자는 여태 살아온 것 같다. 또 그렇게 살아갈 것만 같다. 그저 단풍이 절정을 이루었을 때 참으로 아름답다고 하며 연실 감탄사를 터트릴 뿐이다. 그러나 그 또한 자연의 고마움은 모르고 살아왔다. 이러한 생각과 삶이 필자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다. 보석보다 귀한 하루하루를 신으로부터 받고 아름다움까지 받았다. 그로 인해 삶의 활력을 신께서 주었건만 그 보석을 보석인 줄 모르고 그냥 무디게 살아갈 뿐이다.
오늘은 충남 홍성군 장곡면 광성리 산 92-1에 자리 잡은 오서산(烏棲山)을 산울림 가족과 함께 가는 날이다. 산은 어디를 가나 그 산이 주는 매력과 아름다움이 있다. 그런데 오서산(烏棲山)은 충남 제일의 아름다움을 자랑할 수 있는 산이라고 한다.

오서산(烏棲山)은 충남 보령시와 광천시에 걸쳐있으며 그 높이는 790.7m라고 한다. 충남 3대 명산으로 손꼽히며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이다.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에 나침반 역할도 하고 등대 구실도 하기에 예로부터 '서해의 등대 산으로 불려왔다.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 능선은 온통 억새밭으로 이루어져 억새산행지의 명소라고 한다. 오늘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볼 것이다. 그래서 억새와 속삭이며 시도 한 수 읊고 수필도 쓰고 싶다. 거기다 산울림 가족과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삶의 향기로운 대화도 나누고 싶다. 그러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행복이 어디에 또 있을까?

차는 10시 40분에 오서산 성연마을 성골 주차장에 도착했다. 성골이란 용못의 동남쪽으로 오서산 중턱에 자리한 마을을 성골이라고 부른다. 동리 뒤 오서산 중턱에 성터가 있으며 오서산을 둘러싼 산성터가 부자리만 쌓다가 그만둔 흔적이 역력하다. 성골 뒤에만 좀성으로 불릴 만치 성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이곳을 도독의 성이라 부른다.
정상을 향해 성골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성연주차장-시루봉-오서산 보령 쪽 정상(790.7m)-억새밭 길-오서산 광천 쪽 정상(791m)-헬기장-전망대-청암사-상담주차장으로 와서 끝을 맺는다고 한다.
*부자리= "터전"이란 충청도의 방언이다.

올라가는 초반부터 힘이 들고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보기에 안쓰러워 보였나 보다. 이귀노 회원께서 스틱 하나를 나에게 건네준다. 산울림 가족엔 이렇게 고마운 회원도 있다. 스틱을 받아든 필자는 천금을 얻은 듯 기뻐했다. 그때부터 스틱이란 다리 하나를 더 얻었으니 힘든지도 모르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단숨에 시루봉까지 올라왔다. 여기까지의 거리가. 570m를 올라온 것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8km 남았다. 이곳은 등산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쉼터이다. 지난번 필자에게 위로해주고 도와준 마음씨 고운 김효진 회원과 이승섭 산 대장을 이곳에서 만났다. 왜 이리도 반가울까?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이 보인다. 참 예쁘기도 하다. 환한 웃음은 그 아름다움이 오서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이승섭 산 대장은 젊음을 자랑하듯 얼굴은 붉게 타오르며 이마에선 황금 땀방울을 쏟아낸다. 그렇게 멋들어진 산 대장이 내 앞에 서 있으니 기(氣)를 넣어주는 것 같다. 모두 아들딸처럼 예쁘고 귀엽다.

시루봉에서 정상까지도 역시 깔딱고개라고 한다. 한참을 올라온 것 같다. 이 산의 아름다움을 등산객들의 마음에 심어주려고 바위들이 옹기종기 정겹게 솟아올랐다. 거기다 은빛 찬란한 억새가 바위와 어우러져 마치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겨낸다. 아름답기도 하여라! 하며 연실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그때 미남이신 오연근 회원이 반갑게도 사진을 찍어준다. 남자다운 면도 있지만, 남다르게 화술이 좋고 친화력이 뛰어난 회원이다. 그래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젊은이다. 등산객들은 누구나 추억을 만들어 보려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하늘엔 흰 구름이 예쁘게도 떠 있다. 흰 구름은 사랑을 속삭이며 어디론가 떠난다. 하늘까지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로 준다. 세상이 온통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올라가는 산 중턱엔 억새가 반가워하며 은빛을 휘날려 고고하게 춤을 춘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앙증맞은 바위들은 자기를 의자 삼아 앉았다 가라 한다. 비록 바위지만 사랑스럽다. 어찌 이리도 산 전체가 아름다움으로 가득할까. 억새는 바람이 부는 대로 자기들끼리 부딪치며 우리를 환영해 주는 듯 기쁨의 소리를 낸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 아름다운 바위 고개를 올라간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간혹 외로움도 찾아온다. 그땐 속으로 삭이고 만다. 다행히 마음씨 곱고 웃음까지 예쁘고 아릿다운 김효진 회원이 옆에서 내 울꺽한 심정을 아는 듯 방끗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꼭 딸 같이 사랑스럽다.

회원들의 즐거워하는 표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샛별처럼 빛나는 눈으로 이 산의 신비로움을 담아가려고 탐색하는 듯하다. 입가엔 향기로운 미소가 번져난다.
억새는 바람에 날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춤을 춘다. 억새로 뒤덮인 정상은 왜 이리도 아름다울까? 산의 정상은 대체로 봉우리가 형성되었는데 오서산의 정상은 2km 이상 능선으로 형성되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런데 그 능선은 나무는 거의 없고 억새가 천국을 이루어 춤을 추고 있다.
정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산도 처음 보았다. 사방이 확 트여 가슴까지 시원하다. 천수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광활한 평야가 필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젖힌다.

억새가 춤을 추는 능선을 한참 걷다 보니 정상까지 왔다. 이것을 보기 위해 그토록 땀을 흘리며 이곳까지 온 것이다. 등산객이 많아 정상석을 어루만져보기도 어렵다. 정상석에 애인처럼 뽀뽀하려고 긴 줄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 역시 즐겁다. 언제 어디에서 차례를 기다려 보겠는가? 내 차례가 드디어 왔다. 너무도 반가워 마음마저 울컥한다. 대뜸 애인의 얼굴을 조심스레 만져보듯 두 손을 갖다 댔다. 그러곤 입술을 살포시 대고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것을 의식하면서 뽀뽀를 했다.
정상석에는 "오서산" 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고 밑부분에 보령시라고 쓰여있고 해발 791m라고 새겨놓았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자연의 풍요로움이 사랑스럽다.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와 보령시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멀리 보령댐이 보이고 성주산자연휴양림이 보인다.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을 마음껏 눈과 가슴에 담아가리다. 내 생에 이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글로나마 이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느낀 그대로 남기고 싶다. 그래서 이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정상석 뒤에는 작가 미상의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다음과 같이 새겨 놓았다. 아마도 보령이 고향인 듯하다.

허리를 휘감는
억새 능선을 헤쳐나가다
문득 뒤돌아보면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로
온갖 시름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내 고향...
보령을 사랑합시다.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정상의 광천 쪽과 하산하는 장면을 그려낼 것이다.

2019년 10월 27일 ..

전병일

2020-01-10 10:16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오서산 산행기 잘배람하였습니다
작가미상의 고향을 노래한 시인듯 합니다
하산장면 기대하겠습니다.

허리를 휘감는
억새 능선을 헤쳐나가다
문득 뒤돌아보면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로
온갖 시름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내 고향...
보령을 사랑합시다.

불타는 금요일 입니다
불밤되시고 행복한 주말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김상화	반갑습니다. 전병일 작가닙 날씨가 매우 추어졌습니다 오서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입니다 시간이 나실 때 한번 다녀가시기를 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추운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1/13 08:19

김상훈

2020-01-10 19:02

제 생각에는요.
작자미상의 작품들도 있는데
우리 루스 작가님 필치로
커다란 종이에
詩 한 수 턱 지어 바위에 붙여놓고 오시지요.

그 시의 생명이
종이가 찢겨나갈 때까지일지라도
누군가는 분명히 읽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기억도 할지 모릅니다.^^

어차피 시인이신데 까이꺼,
정상에 오를 때마다 그리 해보십시오.


김상화	김상훈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큰 종이에 시 한 수 지어 바위에 붙여 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위원장님의 말씀 감사합니다. ㅎ 그런데 아직 그런 실력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위원장님 매우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13 09:17

신영애

2020-01-10 19:21

루수 작가님
오서산 기행 너무 아름답게 감상하였습니다.
오서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려지는듯합니다.

작자미상의 작품에 비할바가 아닌듯요.
충분히 아름다운 경치를 알리시고도 남음입니다.

정상석에서 그런 의식(?)도 하는군요..ㅎ
은근 귀여우십니다. ㅎ

항상 안전한 산행, 즐거운산행
되시기 바래봅니다.


김상화	오~^^ 신영애 작가님 반갑습니다 그간 잘 계셨지요 오서산은 매우 아름다운 산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가족과 함께 다녀오길 권합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날씨가 매우 춥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1/13 09:23

억새가 춤을 추며 손짓하는 오서산(烏棲山)의 전경 (제2편)

신비의 토왕성폭포(土旺城瀑布)를 감상하고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