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경렬
ㆍ작성일	2015-09-16 03:06

ㆍIP: 61.xxx.81

첫 경험
첫 경험
김 경 렬

91년 봄날 우여 곡절 끝에 운전면허를 땄다. 운전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미적 거리다가, 남편의 강요로 함께 운전학원 등록을 하였고 퇴근 후 만나서 강의를 들었다. 그렇게 남편 의지에 따라 억지로 딴 면허증이었으니 새 자동차를 사주었어도 매일 반짝반짝 닦기만 하고 운전을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남편은 자신이 없어 못 하는 줄 알고 시내 연수는 나이만큼 하는것이라며 45세니까 50시간 시내 주행예약을 해 주었다. 이것마저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되었다. 남편은 시내 주행도 잘 끝냈으니 10분이면 걸어가는 거리를 아침마다 태워달라고 했다. 물론 운전연습을 시키기 위함인 것을 알기에 거절을 할 수는 없었다.

드디어 첫 운전을 하는 날이 되었다. 과천청사 앞에 남편을 내려주고 내친 김에 주행 연습했던 대로 대공원을 한 바퀴 돌은 뒤에 집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과천대공원 으로가는 고속화 도로를 탔다. 때마침 출근 시간이라서 차들이 밀물처럼 달려들듯 지나갔고, 뒤에서는 빨리 가자고 빵빵거리고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뒷문에 초보운전 딱지를 붙였으니 이해를 해주고 알아서 가주길 바랬다. 천천히 하행 길로 접어들어 대공원을 향해 60키로를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뒤따르던 회색 봉고차가 빵빵거리며 운전 석 옆으로 바짝 다가드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란 나는 우측에 있는 화단으로 차를 비켜 세웠다. 그 봉고는 나를 가로막고 선 뒤에 봉고의 조수석 옆에 우그러진 부분을 가리키며 어떻게 할 것이냐 고 다짜고짜 따졌다.

운전강의 때 강사가 한말이 떠올랐다. 초보 때는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상황 판단을 잘해야 한다는 주의를 주었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아저씨가 나에게 달려들었지 나는 차에 닿지도 않았다’고 했더니 초보 주제에 억지를 부린다며 가소롭다는 표정이었다. 운전 면허증을 보여 달래기에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 지금은 시간이 없다면서 오후에 연락 하겠다고 했다. 보험증을 보여 달래더니 그것을 가지고 가버렸다.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서 손이 떨려서 운전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돌아오자마자 경찰서에 근무하는 제부에게 전화로 상황을 자세히 전개하며 어떻게 해야할찌 물었다. 이런 녀석을 혼자 상대하면 위험 하다면서 우선 만날약속을 하라고 하였다. 제부 퇴근시간에 맞추어 약속장소에서 봉고차 운전자를 만났다. 제부는 대뜸 당신 면허증보자며 그 면허증을 들고 경찰서로 따라오라고 했다. 그는 초보 아줌마 만나러 나왔다가 제부의 당당함에 기가 눌려 있었다. 과천 경찰서로 갔다. 교통경찰관이 봉고차와 승용차 모형을 주면서 사고상황을 재현하라고 했다.

나는 제부가 옆에 있으니 든든한 마음으로 침착하게 백지에 차선을 그리고 화단까지 그렸다. 내차가 화단에 15도정도 올라가 있는 상황과 봉고차가 내 앞을 막아선 상태를 재현했다. 교통 경관이 봉고 운전자에게 사실 확인을 했다. 그리고는 현장을 안내하라 하였으며 우리는 경찰차를 타고 현장으로 갔다. 화단 밑의 세멘트 벽을 타고 올라간 타이어 자국이 새카맣게 증거로 남아있었다. 마침 잔디만 있는 부분이라서 다행이라고하면서 가로수나무가 있었으면 큰일 날뻔했다고했다. 경찰서에 다시 돌아왔다. 경찰도 깊이 개입을 하지 않았다. 두 분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합의하라고 했다. 제부는 각자 자기자동차를 관리하자며, 당신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앞으로 이러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 사실 그는 약속 장소에 나올 때 차량 수리비용 30만원을 준비해서 나오라고 하였고, 부인과 젖먹이 아기까지 대동하고 나왔었다. 이것도 인연이니 그와 악수를 나누며 옆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잘 살라는 덕담을 해 주었다. 사실 내차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주행 첫날 부터 된서리를 맞은 나는 이 첫경험을 바탕으로 통큰 아줌마가 되어 웬만해서는 놀라지도 않게 되었다. 지금은 초보 운전자들이 초보 딱지를 붙이지 않는다. 그동안 나쁜 사람들의 표적이 되었던 사례들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발전하였는데 혹 자의 양심은 반비례 하는 것일까? 신뢰와 사랑으로 배려하는 멋진 세상을위해 나부터 실천하기로 다짐해본다.

백낙은 2015-09-16 11:19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아무라도 초보운전 때 에피소드 한두가지는 다 가지고 있지요. 제부 되시는 분이 아니었다면 속절없이 당할 번 했네요. 그런 고비 잘 넘기시고 지금은 운전 잘하고 계시리라 여깁니다. 우리 집 사람은 처음 차를 몰고 5일장에 갔다가 다른 차를 받아서 낭패를 당한 후에는 지금까지 장롱 면허가 되었답니다. 좋은 경험답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즐거운 드라이브 하세요. 샬롬을 빕니다.

김경렬 2015-09-17 01:45	안녕 하세요? 목사님! 가을 준비에 바쁘시지요? 저는 첫날 제부 덕분에 30만원 뜯길 위기는 면했으나 사람들이 이렇게도 살아가는구나, 놀라웠답니다. 그후 남편 출근 시키는일 이외엔 한동안 혼자 운전을 못했답니다. 그날 제부는 초보 운전 딱지를 떼어주고 갔답니다. 불안할때는 차라리 비상 등을 켜면 모두 달아난다고하면서... 여자 운전자라서 표적이 되는 경우도 당해 보았고요. 이젠 간큰 아줌마에서 조심하는 할머니로 살아 간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이 계서서 항상 든든 합니다. 건강하신 모습 여의도에서 뵐께요.

백낙은 2015-09-28 16:25	김경렬 작가님.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자녀들이 왔다가 모두 돌아가고 일상으로 돌아왔답니다. 애들이 오면 반갑고 좋지만 둘이만 지내다가 애들이 오면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늘 즐거운 한가위 같은 나날이 되시기를 빕니다. 샬롬을 빕니다.

김경렬

2015-09-28 19:33

목사님!
저희는 세째라서 새벽에 큰댁에 내려가 차사만 지내고 바로 올라 옵니다.
명절 저녁시간에 자녀들과 모여 저녁 식사하고,
열 식구가 공원에 산책나가 달마중하였습니다.
올해 한가위 보름달은 정말 크고 밝았습니다.
하룻밤 묵고 광교 호수공원 숲속으로 음식싸들고,
피크닉가서 종일 놀다가 저녁들먹고 한시간전에 모두 돌아갔답니다.
저희도 둘이만 살다가 모이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실정입니다.
올해는 저희 부부가 싫어하는 강아지까지 데려 와서
더 부산하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지금 대청소하고 소독을 해서 알콜 냄새가 방안 가득 합니다.
깔끔이 정도를 넘어서 이젠 그냥 그러련하고 삽니다.
덕분에 저는 청소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있답니다.
목사님! 강건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경렬 작가님. 여기까지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공원산책에다가 호수공원 피크닉까지 거기다가 부군께서 알콜 청소까지 해 주시니 작가님은 공주시네요. 내는 그래 몬하는데 우얄꼬! 더 고소한 향기 많이 피워 주세여. 감사합니다.	9/29 08:03

부서진 낙엽 하나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