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10-29 06:42

ㆍIP: 211.xxx.27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 군무’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 군무’
온 숲이 진한 초록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열대성 강우로 바뀌는 듯한 이즈음의 빗줄기. 한바탕 쏟아지기라도 하면 초록빛은 그 깊이를 더합니다. 그 초록빛 향연 속에서도 무척 환해 도무지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나무가 있습니다. 나무 한가득 주렁주렁 매달린 노란 꽃송이는 초록빛에 반사돼 더욱더 샛노랗게 보입니다. 공원에서도, 가로화단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나무. 만일 이 여름 어딘가에서 노란빛 꽃나무를 마주한다면 아마도 모감주나무일 것입니다.
7월은 모감주나무꽃이 절정을 이루는 계절입니다. 줄지어 선 모감주나무 군락이든, 우아하게 수형을 잡고 선 정원의 독립 수이든 한껏 피어난 이 나무의 꽃송이들은 마치 황금빛 물결을 연상하게 할 만큼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이토록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서, 이렇게 강한 빛줄기 속에서 어쩜 그리도 싱그럽게 서 있을 수 있는지! 가혹한 생활환경에도 굴하지 않는, 천진스럽고 환한 어린아이의 웃음처럼 그 꽃의 색은 밝기만 합니다. 우중충하던 우리네 마음마저 맑아지게 하네요.
모감주나무는 무 환자 나무 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교목입니다. 노란 꽃잎을 자세히 보면 아래쪽에 붉은색 점이 있어 더욱더 애교스럽지요.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긴 잎 모양도 개성이 가득하고, 꽃이 지고 난 후 생기는 열매 모양도 특별합니다. 마치 나무에 달린 꽈리인 양 주머니에 싸여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모감주나무를 두고 염주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열매 주머니를 벗기면 드러나는 씨앗이 까맣고 반질거려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지요.
그 모습도 염주로 적합하지만, 더욱 신기한 점은 염주를 엮으려고 열매에 구멍을 뚫기가 무척 쉽다는 것입니다. 2∼3mm만 뚫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뚫린다고 하네요. 모감주나무란 이름은 닳거나 소모되어 줄여준다는 뜻의 모감(耗減)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이 역시 염주와 연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즐거운 나무’ 또는 ‘즐거운 열매’란 뜻의 이름을 가지며, 영어로는 ‘Golden Rain Tree’, 즉 ‘황금비 나무’라고 합니다. 여기서 활엽교목이니 염주나무니 하는 것들은 대체로 이해가 갔습니다. 그런데 무환자나무 과라는 생소한 단어가 있어 지식백과를 찾아보니 1997년도에 개체수가 적어서 개량을 해야 하는 속성수로 이 나무를 심으면 “자녀에게 화가 미치지 않는다.”라고 하여 무환자(無患者)라 한다고 합니다.모감주나무가 가장 유명한 곳은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된 충남 태안 안면도 모감주나무 군락입니다. 지금 그곳에 가면 해안선을 따라 100m쯤 이어진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디보다 환하고 아름다운 꽃 천지를 만나게 되지요. 이곳 모감주나무 군락은 작은 해안가에 한정적으로 모여 있는데, 여러 학자가 이를 신기하게 여겨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중국에 있는 나무 열매가 바닷물을 타고 떠내려온 뒤 이곳에 닿아 자라게 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하네요.
7~8년 전 포항 영일만에서 모감주나무 대 군락을 발견한 이후 완도, 백령도, 대구, 충북 월악산 중턱에서도 발견해 이 아름다운 나무가 한반도 전체에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말하자면 우연히 중국에 있는 나무가 씨앗으로 떠서 내려와 정착한 것이 아니라, 흔치 않았을 뿐 본래부터 우리 나무였던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난수 화라고 해서 꽃잎을 말려 간염, 장염, 지질(脂質) 개선 등에 쓴다고 합니다. 너무 덥고 축축해 온몸이 끈적일 만큼 불쾌지수가 높을 때입니다. 거기에 이런저런 사고 소식도 들려오네요.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이 참으로 마음의 위로가 됩니다.
20200715. 기(記)

전병일

2020-10-29 11:01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모감주나무의 노란군꽃 군무 세심한 자료 감사합니다
사실 임업을 전공한 저로서도 이렇게 깊이있게 들어보지 못했지만
작가님의 글을보고 세심하게 알게됨니다
나무들 마다 각기 특성과 유례가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38호 지정된 안면도 군락지 가보고 싶습니다
모감주 나무에 대한 새로운 공부 잘하고 갑니다

깊어가는 가을정취 민끽하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늦장을 부리며 이제야 답글 올려 송구 합니다. 자주 컴 앞에 앉을 수 없는 사정 에다 무엇이 그리 도 쫒기며 사는 것인지 송구할 뿐입니다. 달려와 주시여 관심 주심에 고마움 전합니다. 끝날 줄 모르는 covid-19 일단계로 낮춰졌지만 여전한 불안 입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 하시고 보람 있는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11/2 06:30

전병일 2020-10-30 11:30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10월의 끝자락에 와 있네요. 이번 주말이면 10월의 마지막 날 가을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면서 잊어진 계절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입니다 지는 낙엽과 함께 불타는 금요일 되시고 행복한 10월의 마지막 밤을 맞이하세요.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신영애 2020-11-02 12:54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작가님 안녕하세요? 모감주나무 저는 생소하지만 나무의 특성과 유례까지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람하였습니다. 전국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등산객들의 막바지 발걸음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11월로 접어들어 날씨마져도 가을이 갈려는지 기온이 떨어질거라는 소식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정찬열

2020-11-02 06:43

제가 아직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두 차례 자리 하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손자 손녀 들 때문에 공휴일이면
전라북도를 갈 때면 머릿 속에 자리한 전 작가 님이 웃고 계세요
어제는 막내딸 외손녀랑 선운사를 갈 예정 이었는데 우천이 되었습니다.

기왕 나들이 준비에 우리 부부만 15~6년 만에 단풍의 고장
내장사로 갑자기 핸들을 돌려 비가 오는데도 수많은 인파에
절정을 이루는 단풍에 비가 내리는 가을 산행을 즐기고 왔습니다.
벌써 11월 경자년의 한해도 석양 빛 노을이 붉어져 옵니다.
가내 건안 하시고 보람 있는 나날이 되시길 기원 합니다.^*^


전병일	정찬열 작가님 외손녀가 전북에 있는군 11월의 첫날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나들이 하는데 힘들었겠습니다 갈바람에 낙엽들이 수북이 거리를 덮고 있습니다 11월 한주의 시작입니다 행복한 한주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11/2 08:49

정찬열 2020-11-03 05:48	어서 오십시요 신영애 작가 님~! 그간도 안녕 하신지요 보잘것없는 妄作을 배람 해 주시어 고마움 전합니다. 오늘 새벽 급격히 날씨가 추워 졌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제가 어제 눈 수술을 하여 한쪽 눈으로 답글 쓰기가 어려워 생략함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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