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09-12 17:41

ㆍIP: 211.xxx.27

식사량과 밥그릇 이야기

식사량과 밥그릇 이야기

코로나가 유행처럼 번지니 내가 사는 광주광역시 이용섭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광주 공동체 안전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9월 4일 오전 광주시 코로나 19. 민. 관 공동 대책 회의를 열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3단계에 따르는 집합 금지 확대 조치를 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사실상 3단계로 격상할 경우 10인 이상 모든 행사 등 사실상 시민들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도시 기능이 정지될 정도의 상태라서 어려운 경제. 사회적 타격을 고려하여 3단계에 버금가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고 발표했다.
이 명령 발령 기간은 이날 정오부터 오는 9월 10일 12시까지이며 특히 모든 교회 등 종교 시설에 대해 집합 행정 명령을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역시 3단계 발령에는 무리가 너무 많이 따르기에 현재 2.5단계 발령을 시행 중이다.
들리는 내용에 의하면 그동안 대체로 조용했던 광주시가 지난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 일가족 5명이 갔다 와서 동선을 숨기고 며칠을 보낸 후 일가족 5명 전부가 확진 환자로 발견되어 그동안의 전혀 모르는 환자의 발생이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평소에 야외로 우리 부부가 산행하는 것은 크게 의심이나 문제가 크지 않아 담양에 한재 골을 마음 놓고 다녀왔지만, 특히 북구 쪽과 담양 한재 골은 위치상 관련이 있다고 우려가 감돈다.
오늘은 조금 일찍 서둘러 단단히 마스크를 계속하며 공기 좋은 산행을 하고 내려오는 길 대체로 맛집으로 소문난 강의리 추어탕 집도 가지 않고 돌아오는 길 부근 내자가 서구 풍암동에 있는 짱뚱어탕을 먹었으면 한다.
그래서 갑자기 핸들을 꺾어 그곳을 찾으니 그 집 역시 소문난 집이기에 점심이 좀 이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들어서자 전에 없는 손님의 발열 체크와 연락처와 전화번호 등을 적고 나서 될 수 있으면 지그재그 형태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반찬이야 별로지만 누룽지 밥솥에 그리 양이 많지 않은 탕과 국이 나왔지만 나는 2~3년 전부터 식당에서 주는 식사의 80% 정도만 먹어야 식후 힘들지 않고 식후 감이 알맞다.

지금부터 13~15년 전 나이가 많이 드신 어르신들과 골프 모임이 있어 운동이 끝나고 식사를 시키면 보육원 원장을 하신 노익장 어르신 한 분은 자리만 참석할 뿐 식사를 하시지 않는다.
그분의 진리가 하루아침 한 끼만 식사하시고 남은 두 끼니는 가벼운 과일 정도나 음료 한잔으로 아주 완벽히 소식(小食)하신 지가 10여 년 된다는 것이다.
그때 그분의 연세가 89세였고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생활 속에 음양오행을 보면 小食長壽요 過食短命이라”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그때 내 나이 환갑 전이였으니 당연히 저렇게 드시고 어떻게 사시는가 하고 의아한 생각을 했는데 내 나이 칠순이 넘기고 나니 그분의 식사량이 적게 먹어야 함이 이해가 가고 그것이 바른 생각이 든다.
조선 시대와 오늘날의 밥 먹는 양을 18세기 말에 편찬된 이덕무의 청장 관전 서에 따르면 고려 시대에는 1,000g, 고구려 시대에는 1,300g 크기의 밥그릇으로 조선 시대 남자는 한 끼에 7홉(약 690g:남자)으로 현대성인 밥그릇(300g~350g)이며 여자는 현대성인 밥그릇의 5홉 대략 380g 정도 엿 다고 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세끼 밥 외에도 먹는 음식이 다양하기에 그때보다 식사량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오후의 일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KBS1TV에서 원로 중견 배우 김영철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삶을 직접 조명하는, 서민들의 생활을 직접 찾아가 소개하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가 있다.
그런데 오늘 9월 5일 오후 1 TV를 켜자 대전에 가정식 백반집 간판을 보자 그 집으로 들어서는 장면이다. 이날 김영철은 대전 청국장 맛, 집을 찾아간 것이다. 화면을 보니 제법 많은 손님이 식사하고 있다. 해당한 대전 ‘청국장 맛, 집’에서는 주인이 직접 만든 갖가지 반찬이 식단이 공개된다.
밥은 무한 보충되며 둥그런 양은 쟁반에 넘치도록 가득 찬 넓적한 큰 스테인리스 그릇에 열세 가지의 반찬이다. 한 반찬 그릇에는 깐 통 달걀이 하나도 아니고 세계가 담겨 있다는데 단돈 5,000원에 운영하니 김영철 배우 역시 깜짝 놀란다.
이렇게 푸진 음식에 타산이 맞느냐고 물어보니,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가 손수 장사하며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식당이라고 한다.
마침 그때 한 젊은이는 떡 벌어진 밥그릇에 밥을 추가로 그릇에 퍼 담으니 “젊은이 그렇게 밥이 맛있어요?” 하며 물의 니, 맛이 있어 세 그릇째 밥을 담아 먹는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광주에 그런 식당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10여 년 전 최하 3명 이상이 가야 하는 한식 백반집이 명성을 얻은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반찬이 무려 50~60여 가지에 가뜩이나 음식의 고장 광주에는 고급손님을 접대할 때면 찾는 고급 백반집이 있었다.
많은 종류의 반찬에 수산물 회며 굴비, 소고기, 돼지고기, 어패류 등 다양한 고급 음식은 4인분 한 상에 10만 원이었으니 오늘날처럼 물가가 비싸고 인건비가 높은 오늘날에는 타산이 맞지 않아 대부분 문을 닫았고 운영을 한다면 또한, 금액이 대폭 올랐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날의 우리 선조들이 만나면 인사말에 “진지 잡수셨습니까?”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식사하셨습니까?” 하는 것이 우리 한국 사람들의 인사법이었다.
얼마나 못 먹고 못 살았으면 밥을 드셨는지가 인사말이 되었을까? 1960년대 전 무렵에는 남의 집 일을 하면 품삯을 받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부잣집에 맛있는 음식을 잘 먹기 위해 남의 집 일을 하러 가는 일도 비일비재 있었다.

그 무렵의 밥그릇은 오늘날 도시 사람들 이 사용하는 밥그릇의 3배 이상 크기도 하지만 그 큰 그릇에 고봉으로 올라오게 밥을 담아 올린 것이 보통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식기를 들어보자.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한반도 도자기 산업이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고, 조선 후기까지 주로 쓰인 막 사기는 저렴한 질그릇과 오지그릇으로 대체되었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잠시 양은그릇이 퍼졌고, 1960년대 이후 멜라민 수지 그릇과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이 유행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한식 음식점에서는 스테인리스 밥공기가 필수품처럼 확산하였는데, 그 배경에는 규격화된 밥공기를 통해 쌀 소비를 줄이려는 정부 시책이 끼어있었다.
오늘날 한식 음식점에는 산업화 이전부터 사용된 식기와 산업화 이후 개발된 식기가 뒤섞여 사용된다.
"이런 여러 종류의 식기와 식사 도구는 식민지 경험, 한국전쟁 중의 피난 경험,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진행된 이주의 경험, 그리고 모든 행위 기준을 효율성에만 맞추는 신자유주의의 경험에서 나왔다."라고 볼 수 있다. 식기에 대한 고찰에서 보듯이 저자는 시대에 따라 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미시적으로 추적할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동이 음식문화에 끼친 영향을 거시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식사 방식에 얽힌 변화상과 역사성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기 제작은 멀리 청동기시대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 시기는 서아시아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거쳐 한반도에 전파되었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들어 금속의 재료 면이나 기술적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널리 중국까지 수출되었다. 고려 시대에 들어 각종 유기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궁중과 귀족들이 놋그릇을 쓰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조선 시대는 숭유 배불 정책으로 불교용품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며 그 대신 향로, 화로, 반상기 등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을 주는 생활용품과 민예품이 많이 제작되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놋그릇을 유기 공출이라는 이름 아래 집집이 거의 모든 유기를 전쟁물자로 차출당하는 어려움을 겪고, 해방 후 6.25를 거치면서 연탄가스에 변색하기 쉬운 놋쇠의 성질 때문에 양은, 스테인리스에 밀려 차츰 사라졌었다.
도자기로 된 사기그릇이 식중독균 등 각종 유해 세균을 사멸시키고,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을 생성해 주며, 각종 영양소를 장기간 유지해주는 등 뛰어난 효능이 현대에 들어 밝혀짐으로써 차츰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로는 중요 무형문화재 77호로 인정받으신 이봉주 씨, 김근수 씨, 한상춘 씨 外 지방 문화재로 인정받으신 유기장(柳器匠)들이 전통 유기 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20200904. 기(記)

정대수

2020-09-14 15:43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장수의 비결이 소식이라는 것을 듣고 보기도 했는데 그게 참 잘 않되더구만요.
그리고 식사량도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등 너무 많이 먹고 난 다음에 후회를 하면서도 그럽니다.ㅎ
요즘은 먹거리가 엄처나게 많으니까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하고요.
참 좋은 세상이지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의해야합니다.
그리고 9월도 중순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 환절기 감기도 주의가 필요하지요.
건강관리 잘 하셔서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정찬열	억서 오십시요 존경하는 정대수 작가님~ 귀한 걸음 일착으로 흔적남겨 더욱 고마움 전합니다. 먹거리가 풍성한 오늘날에 대부분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지요 먹을 것이 부족했던1950년대 밥그릇 오늘날의 공기그릇의 변천사를 보면 그래도 행복했던 시절이 그옛날 같아요 무르익는 가을로 가는 환절기에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한 날이 되시길 손 모읍니다.	9/15 14:45

김상화 2020-09-14 23:08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여름을 나시느라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습니까? 지루한 장마와 태풍은 모든 사람을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천재지변을 겪은 심이지요 작가님께서도 마음만이라도 괴로우셨으리라 봅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올려주신 식사량과 밥그릇 이야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소식(小食)을 해야 건강도 좋고 장수를 한다는데 저는 대식(大食)가인 것 같습니다. ㅎ 세끼의 식사가 꿀맛입니다. 그래서 먹고 싶은 만큼 먹는 편입니다 작가님 코로나 19는 멈출지를 모르네요 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확산하였으니 큰일입니다. 빨리 퇴치되어 평화로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정찬열 2020-09-15 14:52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잊지않고 달려오시여 주신 흔적 감사 합니다. 그어떤 분 보다 높고 힘든산행으로 다져진 신체에 소식을 하면 절대로 않될 일이지요 옛말에 일꾼의 힘든 일도 밥심으로 한다고 하지 않아요 꿀맛이 아니라 보약이지요 귀뚜라미소리가 사색을 하게하는 가을밤 의 환절기에 항상 건강에 유의 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손 모읍니다.

제암산 도보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