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07-14 06:41

ㆍIP: 211.xxx.27

陰 4월 윤달을 보내며

陰 4월 윤달을 보내며

경자(卿子)년의 봄은 지나고 보니 유달리 급격하게도 기온 변화가 심했다. 어느 나이 드신 어른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윤달이 일찍 들면 그해는 그렇게 초봄의 기온 차가 심했다는 것이다. 2월에 들면 날씨가 추워 보리농사가 잘되었다고 한다.
윤달이 일찍 드는 해는 여름이 무척 덥고 전염병이 평년 때보다 심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도대체 윤달이 왜 생겨났는지가 필자도 궁금하여 백과사전을 열람해 보았다.
윤년(閏年): 윤달이나 윤일이 든 해. 즉, 지구가 태양을 한번 공전하는 데는 365일 5시간 48분 46초 걸리므로 태양력에서는 그 나머지 시간을 모아 4년마다 한 번 2월에 하루 늘려 29일로 하고, 태음력에서는 1년을 354일로 정하므로 계절과 역월(曆月)을 조절하기 위하여 19년에 일곱 번, 5년에 두 번의 비율로 1년을 13개월로 하여 윤년(閏年)으로 만든다고 한다.

여기서도 2월에 윤달이 들면 보리농사가 풍년이고 5월 윤달이 들면 늦은 장마와 전염병이 기승을 부린다. 고했다. 그렇다. 보리농사는 초봄에 추워야 풍년이 드는 것을 느껴왔다. 그런데 윤달이 들어 올해처럼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이 힘들게 하는 것일까?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양력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굿이 음력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요즘 세대들이 있겠지만, 일상생활과 자연 즉 춥고 무덥고 농사일을 등이 맞아 가는 것은 대체로 예전에 어른들이 말씀하는 음력에 맞추어 변화되는 것을 자주 느낀다.
윤달(閏月)을 덤 달 또는 공짜 달(空月) 또는 썩은 달이라고 하여 윤달에는 “속담에 송장을 거꾸로 세워 놓아도 아무 탈이 없다.”라는 말로 윤달에 무엇을 하든지 무탈하고 재액(在厄)이 업 다하여 결혼하기에 좋다 하여 윤달 아무 날에 상관없이 결혼식을 했었다.

그런가 하면 오늘날 풍습에도 결혼식 날짜나 이사 날짜, 요즘 세대들이야 관심이 대체로 없지만, 윤달이 드는 달에 우리 선조들은 묘소 이장이며 묘지 단장과 날을 받지 않고 이사를 하고, 집안일을 마음 놓고 많이 해왔다. 만든 때를 표준국어대사전 찾아보니 앙부일귀(仰釜日晷), 앙부일영(仰釜日影)이라는 이름으로 천문 조선 시대에 사용하던 해시계. 솥 모양의 그릇 안쪽에 24절기를 나타내는 눈금을 새기고, 북극을 가리키는 바늘을 꽂아, 이 바늘의 그림자가 가리키는 눈금에 따라 시각을 알 수 있게 만들었으며 현재는 조선 현종 때에 만든 것과 영조 때 만든 것이 전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윤달에는 아무런 재액(災厄)이 없으므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통속적으로 결혼하기에 좋고, 관(棺)을 준비하거나 수의(壽衣)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한다.
전남 지역에서는 수의를 먼 곳으로 갈 때 입는 옷이라고 하여 “머농 옷”이라 하며, 죽을 때 입는 옷이라 해서 ‘죽으매, 라고도 한다. 경북 안동에서는 수의(壽衣)를 “머농”이라고 하며 명주나 삼베로 짓는다. 이처럼 윤달에는 수의를 짓기도 하지만 수의를 지을 옷감을 준비해두기도 한다. 전북 진안에서는 집에 노인이 있으면 윤달에 수의를 짓고 널(관)을 짜서 그 속에 수의를 넣어두기도 하며 미리 수의를 준비해 놓은 집에서는 윤달이 오면 꺼내어 손질한 다음 다시 보관해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광주(廣州) 봉은사(奉恩寺)에서는 매양 윤달을 만나면 서울 장안의 여인들이 다투어 와서 불공을 드리며, 돈을 탑(榻) 위에 놓는다. 그리하여 그 윤달이 다 가도록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극락세계로 간다고 하여 사방의 노파들이 분주히 달려와 다투어서 모인다.”

한국 세시풍속 사전을 보면 서울과 그 밖의 절에서도 대개 이런 풍속이 있다.”라고 하였는데, 『동국세시기』의 기록과 같이 윤달에는 절에 가서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음을 알 수 있고, 지금도 민간에서는 ‘윤달이 든 해는 절에 세 번만 가면 모든 액이 소멸하고 복이 온다.’라고 하여 부녀자들은 이름 있는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러 가는 삼사순례(三寺巡禮)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전북 고창에서는 윤달에 성(城) 돌기(성 밟기)를 한다. 성(城) 돌기를 하면 극락세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와 아이들이 모여서 하는 행사였다. 사찰에서는 윤달에 예수재(預修齋)를 올리기도 한다. 예수재는 글자 그대로 사후의 복을 살아서 미리 닦는 재로, 그동안 지은 죄를 씻고 사후에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한다.

지금도 태고종(太古宗)에서는 예수재를 성대히 지내며, 조계종(曹溪宗)에서도 특히, 경주시 보문동 보문사에서 예수재를 크게 지내고 있다. 윤달이 드는 해에 충청도에서는 장승제를 지내기도 한다. 충북 청원군 문의면 앞 실 마을에서는 윤달이 든 정월 열 나흗날 밤에 장승제를 지낸다. 이 마을의 장승은 나무 장승이어서 소나무를 베어 마을 사람들이 직접 깎는다.
낮에 장승과 솟대를 세우고 풍물을 치며 한바탕 놀아준 후 대보름 자정을 전후하여 장승제를 지내기 시작하는데 새벽 한 시 무렵이면 제사가 끝난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서는 윤달이 드는 해 정월 초나흘에 장승제를 지내는데,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윤달이 드는 해는 질병이 떠돌고 재앙이 심하여 그 예방으로 장승을 세운다고 한다. 이 때문일까? 윤달이든 올해 뜻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질병이 온 세계를 힘들게 하는 것도 그 설(說) 때문일까 하고 의문이 든다.
정월이나 2월에 윤달이 들면 장을 담그고 팥죽을 쑤어 먹기도 한다. 충남 서산에서는 윤달에 장을 담그기도 하고, 지곡면 중왕리에서는 팥죽을 쑤어 먼저 성주, 조왕, 지신 등 가택 신(家宅神)이 있는 곳에 차린 뒤, 대문에 팥죽을 뿌리고 나서 가족들과 나누어 먹으며 이웃에 나누어주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나 민속(民俗) 대관(大觀)에 나와 있지만, 우리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생각해보면 모두에 거론한 것들을 지키고 활용하고 우리 어머님은 조금씩 자식들이 드린 돈을 모아 아버지 수의를 일찍 준비해 장롱(欌籠) 속에 보관했는데 그만 벌레가 처서 쓸모가 없게 되자 몇 날을 식사도 안 하시고 머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누워 계신 것을 지켜본 기억은 윤달(閏月)의 세시풍속이 새삼 가슴을 메이게 한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은 믿지 않겠지만, 예전에는 공짜 달에 딸을 낳으면 이름을 閏順, 공님이, 閏子 등으로 이름 짓는 것을 보았다. 옛날에 바뀐 윤달에 낳은 사람의 생일은 그냥 양력(陽曆) 날 자로 쇤다고 들은 바 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음력으로 보면 윤달이라고 표시된 4월이 한 번 더 표시된다. 기존 음력 4월은 30일인데 윤달 4월은 29일이다. 믿을 수 없는 설(說) 같지만, 윤달이 든 해 주로 있었다는 끝날 줄 모르는 전염병 코로나바이러스 현재 진행형(進行形)이지만 거기에 올여름이 무척 더울까 괜 시리 불안한 걱정이 앞선다.

20200620, 기(記)

정대수

2020-07-14 08:49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윤달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덕에 저도 잘 배우게 되었습니다.
현대과학이 잘 발달되어 있어도 선조들의 지혜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참 위대하다 싶습니다.
코로나19가 그래서 창궐을 했더라도 이제는 좀 물러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후 이상화로 많은 비를 내리게 해서 여러 나라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도 윤달에 영향이 있는것 같기도 해서 참 안타깝네요.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고 했는데 윤달을 꽁짜 달이라...ㅎ
아무튼 건강관리 잘 하셔서 복된 여름나기가 되시기 기원드립니다.^^


정찬열	반갑습니다. 달려와주신 존경하는 정대수 작가님~ 소줄한 발걸음 주신 흔적에 고마움 전합니다. 저역시도 지혜로운 조상님들이 행해주신 읆력을 지켜보면 놓을수가 없나 봅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장마의 지루함에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알찬 칠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7/16 00:47

김상화

2020-07-14 11:35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우주 자체도 신비롭지만, 인간의 지혜도 놀랍습니다.
윤달은 우리 선조들이 만들었다고 하기도 하고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여하튼 윤달을 생산해냈다는 것은 농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 윤달에는 탈이 없다 해서 이사를 하고
조상의 묘를 이장하기도 합니다
좋은 자료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장마철이네요. 일본은 물난리로 마을을 휩쓸기도 했답니다
우리나라도 안심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장마철에는 특히 감기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 코로나 19도 멈출 줄을 모릅니다
건강에 늘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귀한 발걸음 주신 응원에글 감사함을 잊지 못합니다. 이렇게 기후도 불안정하여 비도많고 전염병이 창궐 하는 윤달해의 단점이 어쩌면 맞아 떨어 지는 것 같아 음력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장마의 지루함에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알찬 칠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7/24 06:31

박목철 2020-07-19 17:07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덕분에 옛 정서를 되새겨 봅니다. 옛 선조들의 지혜를 오늘의 잣대로 보아도 감탄하게 되는 게 많습니다. 지구의 공전을 계산하기에는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양력이 더 맞을지 몰라도 농사나 어업에는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이 더 정확하다 하더군요, 그래서 아직로 숫자를 큰 글씨로 써 놓은 절기표시 달력을 찾는이가 많습니다. 손 없는 날이니 윤달이니 하는 선조들의 풍습이 재미있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천기에서 벗어난 시간이 있다는 사실이, 법이니 제도에서 벗어 난 그런 날이 일년에 하루라도 있다면, 괜한 생각 해 보았습니다. 작가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는 날들이기를 바라겠습니다.

정찬열 2020-07-24 06:45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소운 작가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시니 반가움이 그지 없습니다. 舞文弄筆한 글을 뜻깊게 살펴 주시여 감사함 전합니다. 어떻게보면 절기와 음력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 지나고 보니 많은 것같아 나름 올려본 글입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장마에 항상 가내 健安 하시고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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