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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자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김숙자
ㆍ작성일	2014-05-07 22:18

ㆍIP: 183.xxx.147

32년 만의 邂逅

1982년도에 담임했던 6학년 9반의 제자들입니다.

노부부는 아침 9시 30분 까지 치과병원에 가야하는 예약시간 맞추려고 서두르고 있습니다.
강변북로에서 한남대교를 건너야 하는 진입로로 들어서니
기다리는 차량 행열이 끝이 보이지 않군요.
강남역 부근 치과병원의 예약시간 닿기가 빠듯할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부터 5개월 동안 예약 날짜 맞춰 치과 치료를 받는 중 이지요.
치료비는 물론 병원가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4월 17일, 남편과 강남역 부근의 치과병원을 가는 중 낯선 목소리의 전화를 받습니다.
"1982년도 6학년 9반 담임하셨던 김숙자 선생님이신가요? 저는 하호관인데요?"
"어머 ! 뜀틀 운동을 잘했던 호관이........"

어안이 벙벙합니다.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 어느덧 40 중반의 나이로 훌륭한 사회인, 가장, 어머니로,
우뚝 선 제자들이 나의 연락처를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연락한 것입니다.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서울 갈현초등학교,
1980년 경기도 파주시 중등학교에서 이직하여
1981년 9월에 서울시 초등학교로 초임 발령받은 학교였지요.
그리고 1982년 3월 담임한 6학년 9반의 제자들입니다,

4월 25일은 교직 생활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제자들은 서로서로 연락하여 만날 것을 약속한듯 합니다.
그날 저녁 7시, 여의도의 중국집 식당에서 늠름한 제자들과의 만남은,
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지요.

거리에서 만나면 모르고 스쳐갈 정도로 모두 변한 모습들입니다,
30개 월의 아가를 둔 아빠부터 대학생의 엄마가 된 제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열세 살의 어릴적 귀여운 모습을 난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32년 동안 졸업 앨범, 사진, 내가 보낸 편지, 생활 통신표 까지 간직한 제자도 있었습니다.
'나의 교직 생활의 흔적이 이렇게까지 보존 되었다니.......'
수많은 師弟間의 因緣을 쌓던 지난날을 돌이켜 봅니다.
'난 진정, 참 스승이었나?.'
그리곤 때 늦은 걱정과 후회를 합니다.

노후를 지켜보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군요.
외롭지 않습니다.
걱정과 후회를 또 만들지는 않겠습니다.
고은 스승과 아름다운 노후의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2014년 4월 30일 Kimsj

1982학년도 6학년 9반의 제자들

32년 동안 앨범, 사진, 내가 보낸 편지글, 생활 통신표를 간직한 제자입니다.

정찬열 2014-05-07 22:58	`김숙자`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퇴임하셔도 선생님들의 행복은 진행형이지요 훌륭하게 자라주는 제자들이 있으니까요 저야 늘 제자라는 틀속에 살아보지만 ...말입니다. 좋은 글 에 쉬었다 갑니다. 늘 편안하시고 건강하세요 김숙자 선생인....!

주응규 2014-05-08 17:09	곱게 내리신 글향에 연초록 물든 마음이 더욱 짙어집니다 비갠후 청명한 공기가 기분 좋은 날 작가님 서재에 머물러 행복을 채워갑니다 풀잎 상큼한 신록의 계절에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김숙자 2014-05-08 21:11	《Re》정찬열 님 , 안녕하세요? 늘 반갑습니다. 4/30일~ 5/3일 동안 화순 도암면 도장리에 가서 일을 많이 하고 왔지요. 일이란 풀들과의 전쟁이지요. 시골 일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정찬열 작가님, 바쁜 시간을 내어서 이곳까지 오시는 정성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서고에도 차곡차곡 채워지는 좋은 글, 부자집 낟가리를 보는 기분입니다. 튼실한 낱알을 세며 오늘도 하루를 보냅니다. 작가님 !!. 늘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되세요. 감사합니다.

김숙자 2014-05-12 04:11	《Re》주응규 님 ,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고요. 수많은 회원의 관리, 또 글읽기, 답변 달기......., 너무너무 바쁘시죠? 주시인님! 그저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설연화 2014-05-14 12:00	퇴임을 하셔도 즐거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많은 제자들이 있으셔서 모두를 기억하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띄엄띄엄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겠지요? 오늘은 저도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께 연락이나 드려볼랍니다. 좋은 글에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우며...추억에 젖었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숙자 2014-06-04 17:37	《Re》설연화 님 , 안녕하세요? 여전히 늘 행복하시구요. 정말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지요. 겅중겅중 뛰는 말 같습니다. 아이들 키우며 자립시켜 책임 헤피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던지...... 너무 힘들어서 빨리 세월이 가길 빌고 빌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그러나 힘들었던 젊은 시절이 그립기만 하네요. 황금같은 삶의 행복에 흠뻑 젖어 있을 시점에 계신, 설연화 작가님, 오래오래 행복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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