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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8-30 08:54
ㆍIP: 121.xxx.76
슈킹 (34 회)

 "이 사람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현우가 책상 위에 놓인 주민증사본을 보고 동인에게 물었다.

 "아, 그거. 저번 작업할 때 대출받으러 온 손님 건데 나중에 위해 준비했던 거예요."

 그리고 전화 신청은 생각보다 간단하여 신용 상태가 양호한 신청인 명의의

자동이체통장 계좌번호와 주민증사본만 있으면 몇 대도 가능하고 본인이 모를 경우

몇 개월은 넉넉히 쓸 수 있다는 말까지 동수가 대신해 주었다.

 현우는 어제 인터넷에서 대포유선전화도 판다는 내용이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러면 전화요금은 어떻게 되지? 만약 해외에 사용하거나 인터넷 게임에

접속하여 결제를 한다면 요금이 엄청 나올 것이다. 많은 요금도 문제거니와

명의 도용을 당한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장기요금 연체로 신용불량이

될 것이다. 몰래 만든 업자가 요금을 계속 내면서 사용할 리는 만무일테고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현우는 왠지 주민증사본의 주인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그는 책상 위 메모지에다 그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낙서하듯

무심코 긁적거렸다.

 그는 동인이 지시한 광고 문안을 게재하기 위해 사무실 관할 지역의 정보지 중

인지도가 높은 2개를 선택했다. 정보지는 생각보다 두꺼웠으며 금융광고 면에는

대출광고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 광고들의 내용은 비슷비슷 했고 웬만한

크기로는 눈에 띄기가 힘들어 보였다. 잠깐 생각에 잠긴 현우는 제목이 들어갈

칸을 넓히고 진하고 특이한 글씨체로 바꾸고 나니 같은 크기의 광고에 비해

눈에 확 띄었다.

 "역시 예상대로 현수 형은 창조적인 일에, 동수 형은 단순 노무직이 제격이야."

 옆에서 보던 동인이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난 복잡한 것은 딱 질색이야. 단순한 게 장수에 좋은 거야. 아마 우리 셋 중에

내가 제일 오래 살 걸."

 동수가 맞장구쳤다.

 광고비는 현우가 짐작했던 것보다 비쌌으며 특히 금융광고는 일반광고에 비해

월등히 비쌌다.

 "동인아, 정보지 회사에서 이 계좌로 광고비 보내고 문안을 팩스로 보내면 월요일

자부터 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

 광고는 현우가 담담하기로 했으므로 정보지 회사와 통화한 내용을 그에게 말했다.

 "형, 그래서 은행 갈려고요? 직접 사무실에 와서 받아 가라고 해요. 광고비

이체하러 은행에 갔다가 CCTV에 찍히는 거 생각 안 해요? 사고 나면 광고를

추적할 거고 그러면 당연히 이체한 사람도 의심할 텐데 형 몽타즈 전국에 깔릴 일

있어요?"

 동인이 혀를 차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 그는 거기까지 계산을

못했으므로 할 말이 없어 입맛만 쩍쩍 다셨다. 현우도 항상 CCTV를 조심해야

한다고 자기 주입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반사적인 치밀함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다.

 동수가 주민증사본과 현우가 작성한 광고 문안을 갖고 팩스를 보내려 밖으로  

나갔다. 동인은 자리에서 노트북을 켜고 무언가를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다. 혼자

특별히 할 일이 없어진 그는 인터넷 바둑이나 두려고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형, 인터넷 하려고요?"

 언제 왔는지 동인이 옆에 서 있었다.

 "응, 인터넷 바둑이나 한판 두려고."

 평소 들어가는 바둑사이트에 접속하려는 그의 마우스를 동인이 빼앗다시피 낚아챘다.

 "그럴 줄 알고 온 거예요. 형, 아이디 누구 것으로 돼 있어요?"

 "누구 거라니? 내 거지."

 당연한 것을 왜 묻냐는 현우의 표정이다.





이름아이콘 장해숙
2013-08-31 00:34
회원사진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네요.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현우의 본격적인 데뷰네요..ㅋ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3-08-31 15:17
회원사진 		《Re》장해숙 님 ,
아직 많이 남았으므로 급하실 것 없는데..
도리어 제가 미안하네요. 꼭 숙제를 내드린 느낌이라 ㅎㅎ
제가 행여 청심환이라도 대접해야 하는 건 아닌지요?
장인성 시인님과 다음 주 토요일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수고 하시고 그때 뵙기로 하겠습니다.
바쁠실텐데 부족한 저의 서재에 발길 주심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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