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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8-10 14:23
ㆍIP: 121.xxx.112
슈킹 (24회)

 사채사무실에서는 작은 재산이라도 담보가 된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부도가 날 경우를 대비해 공장의 모든 기계와 제품, 공장 임대차계약서

등에 양도. 양수를 공증한다. 그것으로 받을 돈이 부족하다면 사업주 집의

설정은 물론이거니와 주거가 전세일 경우는 집 주인에게 채무관계를 고지하여

그의 동의를 미리 받아 놓는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사업을 하는

사업주는 거래를 위해 보통 당좌수표를 발행하고 있다. 이때 견질로 당좌수표를

담보용으로 잡는다. 견질 금액은 대출 금액의 3배 이상으로 받는다.

 만약 부도가 나면 견질 당좌수표에 부도 방을 찍게 된다. 그러면 부도 액수는

견질 수표만큼 늘어난다. 혹시 사업주가 부도나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으로

구속된다면 부도 액수만큼 형을 받기 때문에 구속이 된 후에는 당좌수표를

회수해야만 형을 적게 받는다. 어쩔 수 없이 부도난 사업주는 당좌수표를 소지하고

있는 사채사무실에 사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합의를 보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채사무실은 이 점을 놓칠리 없기에 당좌수표를 견질 담보로 잡는 걸

사채시장에서는 원칙으로 한다.

 그래도 어차피 부두가 나면 사채업자는 손해을 보기 때문에 최대한 손실을 줄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손 한번 써 보지 못하고 고스란히 대출금을 떼일 수밖에 없다.

결국 손해의 폭은 사채사무실에서 안게 되고 전주들에게 빚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사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전주란 용어가 나왔을 때 문득 현우는 맞은편 사무실을

자주 들락거리던 중년의 여자들이 떠올랐다.

 "혹시 전주가 부티 나는 아줌마들 아녀요?"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놀라는 표정으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사내는 사채시장의 전주들에 대해 일사천리로 브리핑이 진행되었다. 현우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불현듯 재수할 때 유능한 학원 강사의 특징인 단기 완성, 성실, 열강

등의 단어가 떠올랐다. 그만큼 사내의 강의는 일목요연했다.

 사채시장에서는 전주들이 거의가 여자들이다. 자기네 사무실만 하더라도 여자 전주들이

10여 명이 넘는다.

 이 전주들에게 주는 이자는 한 타임에 3~5부를 준다. 그러니까 한 타임이 일주일이라면

한 달에 최소 4번은 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억을 가지고 한 달을

돌리게 되면 전주가 가져가는 이자가 약 2천만 윈이 된다. 그래서 사채시장의 전주들은

돈을 별로 무서워 하지 않는다.

 보통 전주들은 한 달에 들어오는 이자만 해도 1억, 많게는 3~4억씩 들어온다. 그렇다고

돈을 아무렇게나 쓰지 않는다. 대가성이 없는 돈은 1원도 절대 쓰는 법이 없다. 대가성이

있는 돈이라면 몇 천만 원, 몇 억도 대담하게 쓰는 게 사채시장의 전주들이다. 그래서

전주들에게는 여기저기서 손을 뻗는 사채사무실이 많다. 인맥을 통하여 소개 받거나

줄을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전주들이 자금을 투자하는 기간 동안은 왕비 대우를 받고 자기 위로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자기만이 최고인 양 가진 자의 거만함을 떤다. 그래서 고의로 전주들을 끌어들여

추켜 세우고 아양떨다가 이들의 돈을 빼먹거나 교묘하게 이용해 먹는 사채사무실들도

있다. 그래서 전주들이 사채사무실 선택에 고민하고 늘 불안해 하기도 한다.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3-08-10 21:25
회원사진 		안녕하세요, 이인철 작가님!
반갑습니다. *^.^*

진작에 찾아뵙고 인사를 올렸어야 도리온데
사는게 무엇인지...

늘 삶의 전선에서 열심히 땀흘리며 뛰어 다니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목이 슈킹이라 무슨 뜻인가 했습니다.

시간을 내어 1회부터 한꺼풀씩 벗겨가며
차근차근 훑으며 올라와야겠습니다. ㅎㅎ

슈킹을 읽으면 읽을수록 쇼킹하게 중독이 될 것만 같네요.
중독성있는 작가님의 글밭에 머물다갑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고 건강한 여름을 나세요.
감사합니다. *^.^*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3-08-11 14:33
회원사진 		임정수 작가님!
졸작의 서재를 찾아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현실의 삶을 열심히 사시는 임 작가님께 많이 배워야  겠습니다.
앞으로 저의 부족한 필력에 엄청난 가르침을 바라며
무더운 여름 잘 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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