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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8-26 09:40
ㆍIP: 121.xxx.33
슈킹 (32회)

   
- 완전 범죄의 첫 걸음 -


 12월 6일 (목)

 현우가 사무실에 도착한 것은 9시 10분 전이었다. 전철을 타고 오다 일부러 한

구역 전에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온 것이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한 구역 거리라

도착시간의 큰 차이는 없었다. 물론 사무실 역에서 내리면 편하지만 어제 읽은

블로그의 기사대로라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래서 출퇴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사무실 전철역 CCTV 찍히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고민하여 내린

최선의 방법이었다.

 조금 후 문이 열리며 동수와 동인이 컴퓨터와 모니터를 들고 들어왔다. 얼마

되지 않아 썰렁했던 사무실 안이 비품들로 가득 채워져 생기가 돌았다. 마지막으로

벽시계와 액자, 화이트보드까지 걸고 나니 아늑한 게 마치 오래된 사무실 같았다.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치고 소파에 앉자 동인이 커피를 타왔다.

 "동인아, 사무실 괜찮지. 계약하길 잘했지. 이거 얻느라고 현수와 엄청 고생했어.

안 그래 현수야?"

 동수가 자기의 수고를 알아달라는 듯 그의 대답을 강요했다.

 그는 사무실이 마음에 들었는지 주위를 다시 둘러보며 동수를 향해 만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형들, 고생했어요. 이제 사무실도 완비됐으니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하지요.

앞으로 저는 되도록이면 손님들 전면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에요. 제 자리 옆에

파티션을 세워 필요할 때만 나타날 거예요. 현수 형은 언변이 있고 인상도 좋으니

전화 상담과 방문하는 손님의 대출 상담을 맡아 주세요. 또 꼼꼼한 성격이니

서류관리도 함께요. 동수 형은 외근 쪽과 현수 형이 바쁠 때 옆에서 보조해 주고."

 "동인아, 여직원은 채용 안 할거야?"

 불쑥 동수가 말을 꺼냈다.

 "생각 중이야. 형들 생각은 어때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동인이 물었다.

 "뽑으면 나야 좋지. 청소도 안 하고 커피도 안 타고. 저번에도 있었잖아. 중간에

그만두기는 했지만."

 동수가 손등을 목에 대며 자르는 흉내를 냈다.

 "형, 여직원이 있으면 손님들에게 부드러운 사무실 분위기를 주어 좋은 점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일이 노출되어 위험해질 수가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하다

보면 서로 순간적인 사인을 주고받을 때가 있고 비밀적인 이야기가 필요한데 그게

어려울 수가 있지. 그걸 염두에 두어 잘 판단해야 돼."

 "현수 형의 생각은요?"

 "여직원이 있으면 이미지도 좋고 편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말하는 거나

행동에 눈치를 보게 되고 제약을 받을 것 같아. 또 비밀이 누설될 수도 있고 하니

나는 없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여직원 채용 문제로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에 이런 위험한 일에는

처음부터 제3자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현우는 이미 결정하고 있었다.

 창가에 서서 짧은 생각에 잠겼던 동인이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형들, 조금 힘들더라고 우리끼리 하기로 하지요."

 마치 지휘관의 지시에 복종하듯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현수 형, 우선 사무실에 전화부터 설치해야만 광고도 내고 하나하나 진행할 수

있어요. 전화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가방 끈이 긴 형이 광고 문구를 좀 짜줘요."

 동인은 그가 출근하면서 갖고 들어온 여러 종류의 지역정보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정보지의 금융 면에는 족히 백여 개가 넘을 정도의 많은 대출광고가

실려 있었다.
이름아이콘 배태성
2013-08-26 19:39
회원사진 		제가 당한걸 생각하면 아슬 아슬,, 마음이 벌럭 벌럭 해서
잘 않 읽을려고 해요~,,ㅎㅎ 제 맘 이해 하시죠? 이 작가님..ㅎ
이 책이 나오면서,,독자들을 많이 계몽했다는 차원에서 전 걸작 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감히~.한번씩 들를때 마다 옛 생각이 나서,,정말 현실감 있게
잘 구성 하신 이작가님에게 박수 쳐 드립니다,,화-이 -팅~,,정의는,인격이 있는 소중한분들은
언젠간 빛이 나는 법이지요~..감사 합니다,,마음으로 벌써 동지가 된것 같습니다,,좋습니다~!,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3-08-27 14:13
회원사진 		배태성 작가님!
행여나 제 졸작이 배 작가님의 아픈 과거의 경험을 들추어 내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ㅎㅎ  나름대로 힘써 쓰기는 했는데 워낙 졸필이라 지금보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늘 관심과 용기주심에 고맙습니다.
배 작가님의 글에서 저 또한 감동과 교훈을 배움에 감사드리며
부족한 저를 감히 동지로 여겨주심에 무한한 영광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마이마이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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