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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8-16 10:01

ㆍIP: 118.xxx.39

슈킹 (27회)

- 출 사 표 -

12월 5일 (수)

동인이 알려준 곳은 전철역 부근에 있는 지하 다방으로 실내가 넓었으며

오전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다. 현우가 안에 들어서자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탁자에 고개를 숙이고

그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모른 채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탁자 중앙의 사각형 화면에는 형형색색 모양의 그림과 양쪽 모서리에는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여러 개 있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화면은

쉴 새 없이 바뀌면서 돌아갔고 그들이 원하는 모양은 아슬아슬하게 비켜 갔다.

기준점 이상을 획득하면 탁자 밑 박스 안에 있는 인형, 양주, 권총모형의 라이터

등의 경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일명 미니 슬롯머신 인 것이다.

탁자 위에는 백 원짜리 동전이 수북이 쌓여 있었으나 어느새 동이 나 버리곤 했다.

다방 아가씨가 몇 장의 만 원권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어 주고서야 게임은 끝났다.

"형, 오늘 동수 형하고 함께 다니면서 사무실 좀 알아보세요. 길어야 한 달 안에

끝낼 거니까 보증금 없고 기본 집기가 있는 사무실로요. 동수 형이 경험 있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다방 한켠 구석진 테이블에서 세 사람의 본격적인 모의가 시작되었다. 동인이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두 사람은 그의 지시를 받으며 서로의 의견차가 생길 시

최종 결정은 동인이 하고 그들은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현우도 세심한 동인이 중심 역할 하는 것이 믿음직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업에 드는 모든 비용이 그의 주머니에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형인 동수도 그에게 돈을

타 쓰는 처지였다.

"나도 준비할 게 있어요. 저녁 때 다시 만나 회의하기로 하고, 저 먼저 일어나요.

동수 형, 그거 꼭 확인하고."

동수를 향해 한쪽 눈을 윙크한 동인이 부리나케 다방을 나갔다.

"뭘 확인하라는 거야?"

"CCTV."

자리에 있던 지역 정보지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며 동수가 짧게 대답했다.

"CCTV?"

어리둥절한 표정의 현우가 정보지를 부지런히 넘기고 있는 그를 보며 따라했다.

"감시 카메라가 없는 사무실을 얻으라는 뜻이야. 요즘 웬만한 건물은 CCTV가

설치되어 있거든. 절대 우리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

정보지 사무실 면에는 빈 임대사무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동수는 그 중에서

보증금이 없고 집기가 준비된 사무실에 동그란 표시를 했다. 그리고 그곳으로

전화하여 즉시 입주할 수 있는지, 위치는 어딘가를 묻으며 메모지에 적어 나갔다.

그들이 처음 찾아간 사무실은 신축 건물로 평수도 적당하고 깨끗하였으나

전철역에서 거리가 멀었고 우려한 대로 관리실 정면에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동수가 사무실을 알아볼 때 CCTV 설치 유무까지는 묻지 않았던 것이다.

보통 입주자의 입장에서는 CCTV가 있는 것이 보안을 위해 선호하겠지만

그들이 하려는 작업에서는 치명적이다. 관리인이 자기 건물은 CCTV가 있어

안전하다고 자랑하며 붙잡았지만 그들은 긴말 않고 곧 나왔다.

동수는 우리가 얻으려는 사무실은 가능한 전철역에서 가깝고 은행들이 밀집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우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작업상 대출 받으려는 손님들이 사무실을 찾아와야 하는데 교통이 나쁘면

상담전화만 하고 안 오거나 위치가 안 좋으면 설명하는데 힘이 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어야 하므로 은행들이 사무실 근처에

모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작업상 대출 손님이라니?"

의아한 표정으로 현우가 다시 물었다.

윤혜석 2013-08-17 20:42	이제 작업에 들어가는건가요~~ 이어질 상황이 궁금해집니다. 건강지키시고 또 수고도 하시고... 즐거운 글쓰기 하시기 바래요~

이인철 2013-08-17 21:12	《Re》윤혜석 님 , 그런 것 같습니다. 멀고 먼 길을 돌아와 지루하셨을테데..... 인내하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 윤작님도 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글 멋지게 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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