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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4-01-23 15:02
ㆍIP: 124.xxx.149
슈킹 (115회)

 현우 쪽에서 두 번째 작업통장으로 이체하는 시간보다 사고은행이 더 빨리

지급정지를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져 입금액이 정지된다면 그는

이 10억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아니 불가항력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옳은 말이다. 그래서 그도 돈을 인출하는 여자들에게 서울금융의 5억을 가장

먼저 찾게 하였다.

 동인은 눈 앞이 캄캄해져 왔다. 마치 뒤통수를 해머로 누군가에게 급습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기대했던 은세계가

소리 없이 허물어져 가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알다가도 모르겠군.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울상이 된 그는 허탈한 표정으로 변했다. 견디기 어려운 침묵이 한동안

그들 사이를 지배하고 있었다. 동인은 괴로운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숙인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작심한 듯 고개를 들어 입을 열였다.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일단 입금된 5억이라도 얼른

인출해야 해요. 저 돈은 은행직원이 보는 앞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가장

먼저 찾아야 해요.“

 잠깐만 차에 갔다 오겠다고 하고는 동인이 커피숍을 나갔다. 조금 후에

들어온 그는 4명의 여자들 앞으로 1억 2천 5백만 원씩 이체시켰다고

동수에게 말했다. 아마 그는 차에서 노트북으로 이체를 하고 돌아왔을 거라고

현우는 생각했다.

 “한 번씩만 갔다 오면 될 거예요. 나는 차에 있을 테니 형들이 돈 받아서

와요. 동수 형은 여자들에게 수당으로 150만 원씩 줘요. 나머지는 알아서

해요.“

 그의 얼굴은 몹시 초췌했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힘이 없어 보였다. 그것은

당연한 지 모른다. 기대한 40억이 5억으로 줄었으니 그 실망은 아니 그

충격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가 나가고 나서 다음의 조치는 동수의 지휘 아래 인출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이제 현우에게 자기만의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다. 동수들 커피숍에 두고

밖으로 나온 그는 희현에게 전화를 했다.

 “희현 씨, 아침부터 이체하느라 고생했어요. 덕분에 내가 다른 일을 편하게

처리했어요. 가까운 시간에 식사 한번 대접할게요.“

 그리고는 이어 그녀가 이체한 돈을 찻고 있을 10명의 여자들에게 일일이

통화를 하였다. 지금까지는 돈을 인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았다.

 지난 토요일에 그는 희현을 만났다.

 그녀는 그가 금융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다. 처음 그녀의

가게에 갔을 때 동수가 술에 취하여 대출 등을 이야기하며 자기가 해줄 수

있다고 허세를 부렸기 때문이다. 이 작업에 몰두 하다보니 자기가 진짜

대출업자가 된 양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현우가 우리들은 전주들의 비자금

세탁을 담당하는 일을 한다고 급히 둘러댔었다. 다음에 그녀와 데이트를 하며

오늘 이체작업을 부탁했었다.

 그녀는 그의 부탁에 의심은 둘째 치고 오히려 오빠의 일을 도와줄 수 있어

기쁘다고 좋아했다. 흔쾌히 승낙한 이유 중에는 그에게 향한 애정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날 현우는 그녀와 이체하는 방법과 금액 등을 적은 메모지를 갖고 PC방에

가서 예행연습을 했다. 이미 그는 디데이 이틀 전에 동인이 작성한 이체하는

경로와 정보를 적은 A4용지를 복사해 갖고 있었으므로 그녀가 이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이체작업은 오늘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하라고 했으며 동인에게 남긴 5억을

뺀 35억을 이체하라고 했다. 그녀는 10여 번의 이체작업으로 10개의 통장에

각각 3억 5천만 원씩을 완벽하게 이체한 것이다. 동인은 60여 번을 이체를

했으나 그녀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10억은 3번, 5억은 2번씩만 하면 되므로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동인의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미루어 몇 번이나 입금액을 확인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체를 빨리 할 수도 있었으나 최대한 이체시간을

늦게 한 것이다. 현우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역시 그의 예상이 맞았다.

동인이 새벽 6시에 한 번, 마지막으로 아침 8시에 확인하는 것을 곁에서 떨리는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이름아이콘 주응규
2014-01-24 14:26
회원사진 		이인철작가님 곱게 내리신 글에 흠뻑 취해봅니다
이제 설날이 몇일 남지 않았네요
갑오년 새해 행운이 함께하시고
좋은 옥고 많이 순산하십시요
기온차가 심합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요^^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4-01-25 10:52
회원사진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등단한 늦동이입니다
작가님의 옥고가 산고를잉태 하시면 꼭한번
읽고싶습니다. 늘 건안하시고 승필을 기원합니다.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4-01-27 14:06
회원사진 		《Re》주응규 님 ,
주 시인님의 관심과 격려에 고마움을 전함니다.
주 시인님께서도 멋진 설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4-01-27 14:08
회원사진 		《Re》정찬열 님 ,
이렇게 방문해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 작가님의 등단을 축하드리며 멋진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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