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5-06-03 12:10

ㆍIP: 59.xxx.143

메멘토 모리

* 메멘토 모리 // 황우 목사 백낙은(원)

오늘 제목으로 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은 “너는 반듯이 죽는 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헬라 말이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였던 필립 왕은 아주 특별한 신하 한 사람을 항상 옆에 두었다고 한다. 매일 아침 다른 신하들이 문안인사를 올리기 전에 제일 먼저 왕 앞에 나타나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는 신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옛날 로마에서도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 한 사람을 시켜 “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하여 이번에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 대지 말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당신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의미로 생겨난 풍습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며 늘 죽음을 되새기면서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 것을 서로가 다짐한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기독교에는 재(滓)의 수요일이라는 절기가 있는데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번째 수요일인데, 사제가 신자들의 이마에 재를 발라 주면서 “인생아! 기억하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했다.
인간의 본질은 흙이다. 흙으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누구나 하나님의 주권을 기억하고 겸손히 존절하게 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 10여 년 전 내가 목회를 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자다가 한밤중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가서 선채로 소변을 보는데, 머리에 있는 모든 피가 아래로 빠져 나가는 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다. 그러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정신을 잃고 머리부터 화장실 바닥에 부딪치며 쓰러졌기 때문에 머리가 터져서 유혈이 낭자한 상태인데도 그 순간 나는 매우 기분 좋은 황홀경(怳惚境)에 빠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마치 꽃이 핀 화창한 봄 들판을 거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정신이 드는데 아내가 자꾸만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왜 이래! 가만히 내 버려두지 않고! 하고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마가 깨져 두피가 뒤로 완전히 벗어졌고,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대로 119를 불러 병원으로 가서 40여 바늘을 꿰매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 후로 나는 죽음이라는 것이 두렵지 않다. 고통이라는 것도 어떤 한계를 넘으면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미움과 사랑, 환희와 슬픔, 만남과 이별, 기억과 망각의 싸움이라 여긴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새로운 기대와 열망, 미지의 것에 대한 도전, 어제보다 더 낳은 삶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싸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살아 있다는 것은 한없는 축복이요, 감사요, 환희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들은 살아 있음을 노래해야하고 감사해야한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야할 것은 우리네 인생은 누구나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우리 인간은 좁디좁은 관문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항상 죽음과 마주보며 사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것도, 병의원을 찾는 것도, 위생적 생활을 하는 것도, 모두 죽음을 의식한 행위다. 그러나 죽음이 두려워 일평생 종노릇 하며 금수(禽獸)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잊어버리고 살려는 사고(思考)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 보려고 스포츠에 미치거나 섹스에 미치고, 도박이나 명예나 정치에 미치려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런 생각은 무지요, 교만이요, 방종이다. 그런다고 해도 죽음은 늘 문 앞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며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계란이 깨져야 병아리가 되고, 탯줄이 끊어져야 코로 숨 쉴 수 있으며, 육신의 생명 줄이 끊어져야 신비한 생명 줄에 연결되는 것이라 여긴다.

결론하면 바울이 말한 대로 “나는 날마다 죽는다.”는 말을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항상 죽음을 의식하면서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온유 겸손한 삶을 살 뿐만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 인간들에게 주어진 명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경렬 2015-06-04 17:18	`백낙은`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하마트면 목사님을 못뵐뻔 했어요. 천만다행 이셨습니다.가족들이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한생을 어리석은 영혼들에게 영양가로 살찌우셨는데, 아직도 할일이 많으신것 아닐까 합니다. 메멘토 모리!! 필립왕은 성군이었을 것같습니다. 25년전 공부를 함께했던 스님이 계셨는데 멘토링 시간에 단상에 나서서'여러분은 왜 사느냐고 묻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으니까, 자신은 잘 죽을려고 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잘죽는건 어떤것이냐고 또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으니까, 저에게 대답하라는겁니다. 저는 당당하게 전문은 스님개인의 생각을 밝혔으니 이번엔 내 생각을 말하겠다고 한후에 '이사람은 잘사는것이 잘 죽는것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스님 왈, 스님보다 한 수 위니 틀림없이 잘죽는 중생이 될거라고 해서 모두 박수를 쳤답니다. 사실은 모든 사람이 잘사는것이 무엇인지 깨달아 살아가면 얼마나 멋진 세상이 열릴텐데 말입니다. 목사님 앞에서 감히... 송구합니다. 의미 깊은글 배독하옵고 옷깃을 여밉니다. 건강하시고 늘 좋은글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박정근 2015-06-03 21:04	백낙은 작가님 평안히 잘 계시지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너는 반듯이 죽는 다는 것을 기억하라.” 내려주신 귀한 글 오늘도 감사히 배독합니다. 그렇습니다 영원을 보장받는 육신은 없으니 한번 태어나면 분명 한번은 죽는것이 인생사 입니다. 외람되지만 제가 50세를 맞이 하는 해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반환점에 도달 했으니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잘 살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죽을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더욱 온유하고 너그러우며 겸손한 삶을 살수 있기를 늘 소망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귀한 글 내려주심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늘 강건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작가님~~^^

백낙은 2015-06-03 21:50	《Re》박정근 님 , 작가님. 고맙습니다. 아직 반환점 아니예요. 60이 반환점이지요. 작가님 대에는 충분히 그렇게 될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죽을수 있을까"라는 말씀 좋게 해석하겠습니다만 아직인 듯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화이팅입니다. 샬롬.

백낙은 2015-06-04 20:24	《Re》김경렬 작가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작가님이 스님 질문에 "잘사는것이 잘 죽는것이라" 는 말씀은 그야말로 명답입니다. 그런데 필립왕의 아들인 알렉산더는 18살에 왕이 되어 전쟁만 하다가 32세에 죽고 말았답니다. 잘 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쓴 책 "인간 상실의 시대'에 "잘 사는 것과 바르게 사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 있는데 책이 없으시면 6월 본회 행사 때 드리겠습니다. 장문의 격려 댓글 감사드리면서 6월 행사 때 뵙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은안하소서.

김경렬 2015-06-04 21:43	유월 행사에 가려고 합니다. 수도권은 휴교도하고 행사도 취소하는데 대전 행사는 치루게 되겠지요? 온국민이 서로 조심해야 하는 시기 입니다. 그때 책 선물 기쁘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2015-06-05 16:38	황우 목사님 도 한때 어려운 고비를 넘기셨군요 전 특고압을 맞은 탁인지 아무 의식도 모르고 5시간이 지난후 광주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119 구급차에 실려 영등포 한강 성심병원 가는 도중 천안 삼거리 톨케이트 에 잠깐 생각 외에는 일주일 치료중 아무것도 몰랐네요. 하긴 그때 제가 정신이 있었다면 의사선생님께 얘기해서 팔을 잘라 달라고 했을 것이고 그랬으면 오늘날 이렇게 통증 고통에 시달리지는 읺았을 텐데...! 아니 댓글에 웬 제이야기만 했습니다. 목사님의 보배로운 글 가슴에 담으며 배독하고 갑니다. 차질없이 6월의 행사가 진행되어야 모든 국민이 편안 할텐데 걱정입니다. 요즘 "메르스"가 말입니다. 늘 건안하세요 목사님 !

백낙은 2015-06-05 20:09	정찬열 작가님. 저는 다만 몇 분 정도 정신을 잃었습니다만 작가님은 일주일이나 무의식 상태에 계셨군요. 정말 기적입니다. 그리고 6월 행사는 협회의 결정에 따르려 합니다. 어느 정도라도 잡혀서 국면이 진정 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그리운 분들 만나는 것은 좋은데 걱정이되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통증과 싸우시면서도 귀한 걸음 걸으시는 작가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늘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화이팅입니다.

행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구불구불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