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5-05-26 21:00

ㆍIP: 59.xxx.143

구불구불 살아라.

* 구불구불 살아라. // 황우 목사 백낙은(원)

미역취라는 식물이 있다. 취나물의 일종인데 특징이 있다면 바로 곧게 자라지 않고 구불구불 파도치듯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가지를 치지 않으면 보통 30-60cm정도 자라며 잎은 길쭉한 피침 꼴로 서로 어긋나게 난다.

8-9월이 되면 대여섯 송이의 노란 꽃이 피고 나중엔 털로 뒤덮인 하얀 씨가 사방으로 날아가 퍼진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감기나 두통, 그리고 목이 아픈데 약으로 쓰기도 한다.

미역취가 똑바로 자라지 않고 구불구불 자라는데도 이유가 있다. 만약 바르게만 자란다면 속이 비어 있어 연하기 때문에 줄기가 비바람에 부러질 수도 있지만, 구불구불하게 자람으로 여간한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옛 어른들이 시집가는 딸을 앞에 앉혀놓고 “부디 구불구불 살아라.”고 하였다고 한다. 물론 그 말은 정직하지 않게 살라는 말이거나, 시류(時流)에 맞추어 살라는 말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왜 그리하였을까?

구불(九不)이란 아홉 가지 아닌 것을 말하기도 하는데, 불안(不安) 불신(不身) 불화(不和) 불손(不遜) 불편(不便) 불초(不肖) 불쾌(不快) 불경(不敬)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구불이란 눈높이를 낮추라는 굴신(屈身)의 구불이다. 다시 말하면 굽실굽실 하며 살라는 말이다. 이는 부드러움을 의미하기도 하는 말이며, 겸손을 의미하기도 하며, 시댁의 관습과 전통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집살이가 아주 심했던 예날 관습으로 보면 갓 시집온 며느리, 그것도 열예닐곱 밖에 안 된 여리고 여린 소녀가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를 감당하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다.
시댁의 전통이나 관습도 잘 알지 못하면서 대쪽 같이 곳곳하다면 그 시부모님이 어떻게 그 며느리를 좋게 보겠으며 정을 주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어린 딸을 시집보내면서 시댁의 생활습관과 전통에 맞추며 “구불구불 살아라.”고 하신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또 “구불구불” 하고 반복하는 이유는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조상들은 아주 지혜로웠고 현명했다고 하겠다.
때때로 우리가 산길을 걷다가 보면 너무 꼬불꼬불하여 야속할 때도 있지만 그러나 그 길을 곧게 만들었다면 가팔라서 올라 갈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당장에는 성과가 없는 듯 하고, 시간 낭비인 듯해도 어떤 일을 만났을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숙고한다면 분명히 좋은 길이 열려 지리라 믿는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정을 맞지 않으려면 모남이 없이 온유하고 겸손하게 삶의 유연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걸어온 발자취가 그러했고, 인생길 자체가 구불구불 하듯이 우리 모두도 구불구불 서로 어울려 유연한 몸가짐으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김경렬 2015-05-27 00:05	미역취의 약효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불에 대한 공부도 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모나지 않고 구불구불 유연하게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본받아야 한다는 옳으신 말씀에 고개숙여 읍 하옵니다. 새기며 실천하는 모든이가 되도록 주옥같은 말씀!!! 감사합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2015-05-27 10:27	《Re》김경렬작가님. 얼마 전에 작가님의 글에 바깥 어른께서 시어사전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책을 사 주신다고 했기에 저도 시어 사전을 하나 삿습니다. 고운 칭찬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더위에 모쪼록 건강 유념하시고 늘 향필하세요. 고맙습니다.

박정근 2015-05-28 08:46	백낙은 작가님 연일 이어지는 이른 무더위에 무탈 하시지요? 구불구불 살아라. 내려주신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우리 모두도 구불구불 서로 어울려 유연한 몸가짐으로 살았으면 하는 작가님의 말씀에 마음을 함께 합니다. 늘 평안 누리시고 향필 이루세요 작가님~~^^

백낙은 2015-05-28 09:21	《Re》박정근 작가님. 詩作하시랴, 수필 쓰시랴, 파리골뱅이 주으시랴, 산채나물 하시랴 많이 분주하시군요. 그런데도 제 서재까지 찾아 주시니 백골난망입니다. 질끈 묶은 뒷머리 휘날시며 문경을 주름잡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건강 유념하시고 향필 하세요. 감사합니다.

정찬열 2015-05-29 21:55	황우작가님 "미역취 식물" 전 잘모르겠는데요 그 식물 구불초라 바꾸면 좋을듯 싶네요 "구불구불 살아라" 뜻깊은 작가님의 글심에서 많은것을 가슴에 세겨봅니다. 무더위가 5월의 끄자락을 흔들어 놓네여 늘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백낙은 2015-05-30 10:07	《Re》정찬열 작가님. 다른 서재에서 작가님이 몸이 조금 불편하셨다는 글 보았습니다. 날씨가 풀리고 더워 지면 견디기가 좀 나아지실 줄 알았는데 많이 안 좋으셨나요? 하루 이틀에 끝날 투쟁도 아니어서 걱정입니다. 작가님. 모쪼록 용기 백배하시고 분투하셔서 승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6월 행사 때 뵙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건강유념하소서. 샬롬입니다.

정찬열 2015-05-31 09:01	전생에 지은죄가 많았나 봅니다. 2만2천9백 V 특고압 갑전 사고니 예로 말하면 벼락맞은 사람에 비유할수밖에요 하루라도 잊혀지지 않은건 통증을 약으로 살아가려니 힘들어 솔찍히 출신 학과와 거리가먼 글을쓰는 것은 다른 취미를 예날처럼 하기도 갖기힘들어 댓글달고 글쓰는데 열중하다보면 통증을 잊는데 일조가 되어서 라고 보는 것이 저에게는 타당한 변명입니다. 늘 이렇게 걱정해주시는 황우 작가님께 깊히 감사함 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백낙은 2015-05-31 20:38	《Re》정찬열 님, 전생에 지은죄가 많아서 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은 천만에 말씀입니다. 만약 전생이 있다면 많은 공덕을 쌓으신 겁니다. 2-300v도 아니고 2만 2천 볼트 감전에도 살아 계셨으니 기적입니다. 제 이종사촌 형님은 감전 사고로 양팔을 다 잃었습니다. 작가님은 한 팔이라도 건강하시니 정말 다행아닙니까. 그런데도 산행하시고, 수필 쓰시고, 시쓰시고 다른 활동 하시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신께서 덤으로 주신 생 보답하는 양으로 걸작품 많이 남기셔서 역사를 빛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정찬열 시인, 작가님. 남은 생도 화이팅입니다. 건강유념하십시요. 샬롬.

서수정 2015-06-10 15:00	백낙은 작가님 "구불구불 살아라" 좋은 글 잘 배독하고 갑니다 옛날과 달리 자기 주장이 뚜렷한 요즘 젊은 세대들이 조금만이라도 배웠으면 하는 말입니다 더위에 건강 상하지 않도록 조심 하시고 향필 하세요

백낙은 2015-06-11 14:10	《Re》서수정 님 , 또 뵙네요. 자기 주장이 뚜렷한 요즘 젊은 세대들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오히려 걱정이 덜하겠습니다. 요즘은 나이 서른이 되어도 부모 품을 떠날 줄 모르는 켕거루 족 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구불구불 어우렁더우렁 서로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메멘토 모리

고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