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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9-11-17 15:09
ㆍIP: 58.xxx.160
태숙아, 고맙다.
태숙아, 고맙다. / 임정수






6월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일년 중 중반으로 치닫는 달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올 여름을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겨울엔 나름대로 강하다고 자부하지만,
여름만 되면...ㅠ..

하루 하루가 다르게 기온은 높아지고
높아지는 기온만큼이나 체감 온도도 더해간다.

매일 에어컨 속에 갇혀 살기도 힘들고...
어디 산 속 계곡에서 올 여름을 보내다 올까?
아님, 알래스카로 여행을??

아참,
얼음 공장에 취직해서 여름을 나는 방법도 있었구나.
하지만 나를 받아줄 얼음 공장이나 있을까?

매일같이 이런저런 공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라도 더위를 달래어 보는 수 밖에는 별도리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머리를 굴려봤자 뾰족한 수도 없으니
차라리 냉장고 속에 들어가 앉은 기분으로
올 여름을 잘 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봐야겠다.

지난 달엔 더위에 지쳐 피난을 왔노라며 대구에서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하긴, 대구보단 부산엔 바닷 바람이 불어서 한결 시원하니
부산에서 사는 것 또한 복이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다.

바닷 바람뿐만 아니라 낙동강 강바람도 시원스레 불어서 좋긴하다.
마땅히 갈 곳도 생각나질 않아 광안대교가 있는 광안리 회센타에서 회도먹고
해수욕장에서 재미있게 하루를 보내다 왔었는데...

서울에 사는 내 친구가 바다 구경도 할겸 나를 보러 오고싶다고 한다.
KTX를 타고 오면 당일치기로 왔다가 갈 수 있으니 그렇게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참 좋은 친구를 두었다.
특히, 수많은 친구들 중에 유독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가 있다.

태숙!
물론, 나의 여자 친구이다.

우리가 만난 지도 벌써 몇 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동안의 인연이지만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우리의 마음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비밀 같은걸 만들지 않고 그저 투명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선
단둘이 만나는 것보단 마음을 터놓고 지내고자 하는 내맘처럼
그녀의 신랑과 함께 만나길 좋아하고 기회가 되면 다함께 만나길 원하고 있다.

2004년도에 내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문학상을 받을 때에
서울 지리에 전혀 익숙치 않았던 나로선
먼길을 달려가 엉뚱한 곳에서 헤맬 것을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했었는데...
다행히도 태숙이가 시간을 내주어서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었다.

언젠가 내가 나가는 공부방에서 기(氣) 운영을 가기 위해
두어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천안엘 다녀온 적이 있다.

마침, 태숙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천안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이다.
그날따라 뭔넘의 비가 그리도 많이 내리는지...

다음날 아침에 만나기로 했지만,
장대비가 쏟아지는 빗길을 뚫고 밤새 달려야했기에 나보다도 태숙이가 더 걱정되어
이왕이면 신랑하고 같이 나오라고 했다.

여자인 태숙이 혼자서 빗길에 운전하며 달려올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걱정이 되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밤새 운전을 하며 천안까지 달려가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여
온천에 몸을 담구고 도(?)를 닦고 태숙이와 그녀의 부군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얼마 전엔 경기도 안산의 예술 공원에서
내가 현역 시절에 근무하던 702 특공부대의 하사관단 모임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태숙이를 만나 모임에 함께 참석했었다.

말이 필요없는...
말로써는 표현할 수 조차도 없는 태숙인 나의 진정한 친구이다.

서울에서나 천안에서나...
안산에서 만날 때에도 태숙이와 함께 있으니 마음이 편하고
천군만마를 얻은 듯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평소엔 전국구라고 알려질만큼 전국적으로 많은 친구들을 알고 지내지만,
요즘은 친구라고 하면 제일 먼저 태숙이가 떠오른다.
어쩌면 마음에 부담이 없이 편하게 대하고 내맘처럼 변함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마음도 곱고, 이쁘고, 멋진 친구...
내곁엔 태숙이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별로 잘해준 것도 없는데 언제나 도움을 받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나야 부부 동반으로 자주 만나고 할텐데...
내가 서울로 갈 일이 있을땐 만사를 다 제쳐두고 내일처럼 달려와 주는 친구!
정말이지 태숙이가 자랑스럽고 좋다.





고맙다. 태숙아!


 
이름아이콘 임정수
2009-11-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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