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3-12-25 15:58

ㆍIP: 211.xxx.237

돌아보는 한 해

글 / 염경희

한 해의 끝자락, 그동안의 허물을 덮어주고 싶어서 모두가 잠든 까만 밤에 하얀 꽃가루를 곱게 뿌려 놓은 듯합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창밖의 경치를 보니 고향 집도 생각나고, 잊고 지냈던 친구들도 많이 그리워집니다. 부스스한 차림으로 하얀 세상과 마주하기 부끄러워 매무새 가다듬고 친구가 만들어준 다홍색 비트 차 한 잔에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갈 때 어리는 향기에서 친구 냄새가 납니다. 고향 집 처마 밑에 달린 고드름 따 먹던 기억도 떠올라 마음은 고향 집 뜨락에 앉아 있습니다. 솔가지에 쌓인 눈은 마치 하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아름답습니다. 물끄러미 창가에 서서 곱고 하얀 트리에 올해의 일들을 하나하나씩 매달아봅니다. 올 한해는 어떤 기쁜 일들이 있었으며 또, 어떤 일들이 나를 아프게 했을까 되돌아보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쯤에 세운 계획들이 꽤 되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룬 것은 별로 없어서 올해는 많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작지만 알차게 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올해가 토끼해였고, 나도 토끼띠라 나름으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달려오면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많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최고의 기쁨은 시집 출간을 한 것입니다. 등단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많이 망설였었는데 용기 내 출간 하고 나니 뿌듯함은 배가 되었습니다. 또 신춘문학상, 짧은 시 짓기, 순우리말 글짓기 경연에서 놓치지 않고 수상한 것도 너무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하라고 채찍을 준 것으로 생각하고 내년에도 더욱 나은 실력으로 경연에 참여하여 겨룰 것입니다. 토끼가 토끼해를 만나서 잘 달려 온 한해였습니다.

반대로 사람 관계는 잃은 것이 있어서 아주 힘들었습니다. 제 일을 보조하는 친구들이 한꺼번에 둘이 함께 그만두어 급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4명이 하던 일을 2명이 하기에는 매우 벅찼기에 그만둔 사람들 몫을 해내느라 제 생활이 엉켰습니다. 운동도 못하고, 글 쓰는 일도 미루게 되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었는데 요즘에는 1년의 계획이 다 마무리되어 한가한 시간을 보냅니다.

점점 갈수록 힘든 일은 기피하고 돈만 더 달라는 세상이 왔습니다. 주위에 보면 해 보지도 않고 겁을 내는 사람들뿐입니다. 아직 직원 채용이 안 되어서 내년에도 많은 차질이 있을 것 같아서 많이 걱정입니다. 지난 두어 달간은 연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기에 두 사람 데리고 점심만 해 주고 아침과 저녁 급식은 위탁업체에 맡겼는데, 한 선생님이 배탈이 났다고 해서 난감한 적도 있었습니다. 견해차이겠지만, 직영 급식만은 못하리라 봅니다. 배달 과정에서 온도 차이도 날 것입니다. 먹는 입장에서도 차이가 크게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만, 식중독은 아니고 단순 배탈인데 불만 건의가 있어서 아주 힘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속히 직원들이 채용되어야 내년에도 원활한 급식이 될 텐데 걱정입니다. 올해는 인력 때문에 매우 힘든 해였습니다.

다가오는 해에는 용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풀어나가는 해이기를 바람하며 나름 계획을 세워봅니다. 어디서든지 모든 일들이 술술 풀렸으면 합니다. 힘들었던 만큼 얻어진 것도 많은 한 해를 보내며 감사함이 큽니다. 서재에 상장과 상패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어서 흐뭇합니다. 거실에는 아끼는 시들이 액자에 곱게 들어앉아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딸들이 하는 말을 빌리자면 나중에 저것을 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걱정스러운 말 합니다. 그 말에“걱정도 팔자다.” 관리 못 하게 되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들녘에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다짐을 하는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난날의 고된 길이 치유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는 바람의 그림자도 비껴가는 꽃길만 걷고 싶습니다. 그 꽃길은 스스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정대수

2023-12-25 18:55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염경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꽃길
아름다운 길이 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염경희	전대수 작가님 감사합니다 나만이 걸어가는 길 멋지게 가꾸어 웃으면서 황혼길 즐겁게 가야지요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2/26 13:42

민만규

2023-12-25 19:23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인생을 더듬어 유추하면
이제는
꽃길만 걷고 싶고 싶은 마음 이해됩니다
이제까지 힘들게 사셨으니
꽃길만 걸으시길 응원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늘 아쉬움입니다
후회 없이 살겠노라 천명을 했어도
지나고 보면 늘 후회스러운게
우리네 인생 살이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
올해도 좋은 글 많이 집필하셨으니
새해에도
멋진 글 많이 집필하시고
꽃길만 걸으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멋진 글 잘 감상했습니다
즐거운 저녁 편안한 밤 되십시오


염경희	응원 해 주세요 열심히 가구고 다듬어 꽃길만 걸어 가겠습니다 동행님들과 수다도 떨면서 그렇게 즐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2/26 13:44

황영칠

2023-12-25 20:38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한 해
이렇게 해는 서산에 걸쳐서 그만 가겠다고
인사하네요.
이제 작가님의 앞 길에는 탄탄
대로만 펼쳐져 있습니다.
내년에도 더 좋은 일이 펼쳐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해 멋지게 사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염경희	저도 이제 중턱을 올라섰습니다 내리막길이 아니지만 지는 해를 아쉬워하지 않으며 벗 삼아 걸어갈겁니다 축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12/26 13:45

장계숙

2023-12-26 09:52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간의 성실함이 멋진 결실로 기쁨을 선물하고
앞으로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네요.
이젠 맘도 몸도 행복하길 바랍니다.
바쁜 일상의 완고함에서
나만의 틈을 넓히고
그 잠시의 여유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그리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해의 끝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맘 정리하며 내일을 계획하고...
더 멋진 내일이 기다릴것 같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작가님~


염경희	장계숙 시인님 늘 이방 저방 오셔서 공감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 열심히 달려 왔으니 조금 쉬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시인님께서도 잠깐 쉬어 가세요 어차피 가는길 재촉하지말고 이야기 나누며 즐기면서 함께 가요 우리.	12/26 13:48

나눔은 행복이다

나를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