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3-03-24 14:40

ㆍIP: 121.xxx.72

팔자

글 / 염경희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속 깊이 자기만의 갈 길을 정해 놓고 꿈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탯줄 끊어내고 세상 밖에 내놓아지는 순간 부모의 부와 환경에 따라 인생의 반은 좌우된다.
그때부터 팔자가 정해지는지도 모르겠다. 기와집에서 태어나면 하얀 이밥을 먹고 초가집에서 태어나면 끼니 때우기 위해 기와집 대문 안을 기웃거리는 삶을 살아야 했다.

사시사철 호의호식하는 삶이 있지만, 평생 팔자타령 하며 뼈 빠지게 일을 해도 마냥 그 자리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종종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이 순간 깊은 생각을 해본다. 팔자란 과연 있을까, 사주팔자가 맞는 걸까?
지나온 날들을 회상해 보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힘이 들어 무속인도 많이 찾았었고, 점괘에 혹해 없는 돈도 없앤 적이 있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별의별 것에 의지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대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듯이 삶이 노력해도 힘겹기만 할 때는 귀가 얄팍해져 사리 판단이 흐려지게 되는 게 당연지사이다.

필자 역시 수많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깨우칠 수 있었던 것은 길이 아니면 돌아가는 길도 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돌아가도 출발점이 같고 도착점이 같으면 그 길은 시간 낭비에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걸 알았다. 참고 또 참아 살아오는 과정에서 몸은 지칠 대로 지치고, 정신은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판단력이 흐려지고 결국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닥쳐서야 모든 걸 내려놓게 되었으니 수많은 날의 수고스러움이 원점이었다.

길이 아님을 알면서도 책임감 때문에 살아온 날들, 필자도 팔자타령 많이 하면서 살았다.
부모의 덕이 없고 형제 덕이 없는데 나에게 무슨 복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면서 한숨 소리만 늘어가는 생활 속에 두 아이가 눈에 밟혀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었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그때 어르신들은 왜 그랬을까?
여자는 시집을 가면 소박을 맞아도 시댁 울타리 밑에서 죽어야 한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었다. 아마, 친정 부모한테 고통을 털어놓았으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친정 부모 알면 가슴 아플까 봐 내색하지 못하고 참았는데 양반 집 타령하며 은근히 압박해 오는 말들을 수없이 듣다 보니 어린 나이에 참으면 살아지는 줄 알았다. 살아오면서 그런 말들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 속풀이 한번 못하고 살아오면서 답답하면 “나는 언제나 좋은 날 오려는가?” 하면서
점쟁이를 찾아다녔고, 자연적으로 그들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기도 했다. 지금 와 이 글을 쓰면서 어느 무속인의 말이 생각났다. 30이 안 된 나이였는데 “아기 엄마는 50이 넘으면 아기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야.” 그 안에는 풍파가 많을 팔자라며 혀를 끌끌 찼다.

그때부터 내 나이가 언제 50이 될까 하면서 20년을 이렇게 더 살아야 한다니 한심한 노릇이었다. “그래 팔자가 어디 가나 산목숨이니 사는 데까지 살아보자” 그 세월을 보내는 동안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지만, 엄마니까 견딜 수 있었다.

50줄에 가까워지면서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일들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연속이었다.
어느 날 점쟁이가 한 말대로 가정에는 삐걱 소리가 나고 내 마음대로 산다는 말에 자꾸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순간순간 내 인생이 퍼즐로 엉켜 있었다고 믿게 되었고, 지난날이 뒤죽박죽인 삶이었기에 지금부터는 제대로 된 나의 삶이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오던 길을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다고 빙빙 돌아올 수도 없었고 더욱더 직진은 없었기에 고스란히 고뇌의 길을 감내한 것이 현재 삶이 평안을 찾은 것이다.

웬 팔자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과 과정이 퍼즐 맞추어지듯이 딱딱 맞추어져 가고 있기에 앞으로의 삶은 기쁘고 행복한 일만 있을 것이라 믿는다. 힘들고 지쳤을 때 잠깐 몇 초의 잘못된 선택이 있었다면, 지금의 부귀영화를 어찌 누리겠는가? 아팠던 만큼 행복을 누리며 현재의 삶도 팔자에 속한다면 감사하게 누리며 앞으로의 여생을 오직 나만을 위한 삶으로 즐겨 보련다.

내가 너무 사랑한 아이들이 웃으며 기쁘게 살 수 있게 하려면 우선 건강을 지켜야 하고 엄마란 기둥으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줘야 하는 것이 지금의 책무인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걸림돌에 넘어지더라도 벌떡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대들보가 되고 울타리가 되어 우리 아홉 식구가 늘 웃는 날이기를 기도한다.

고향 땅을 떠나온 지 벌써 10년이 흐르고 있다.
이 길을 택하지 않았다면 평생 마련한 밥그릇마저 빼앗길 뻔했다. 공무원들이 믿고 의지하는 연금, 그것마저도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고 궁색한 살림살이에 털어 넣을 뻔했다. 홀로서기를 택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평생 바보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과정을 일일이 말은 할 수 없다. 헤어지면서 금전을 요구하면서 내 연금마저 탐내는 말을 듣고 정신이 들었다. 악연은 여기까지면 족하다. 실낱같은 미련조차 없어졌다고, 원하는 것을 주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평생 머슴으로 살아왔지만, 이 돈으로 노후를 사는 것이니 억울해하지 말자” 앓던 이 빠진 것처럼 개운하다고 생각하고, 오롯이 내가 마련한 밥그릇 잘 챙겨 마음 편하게 살기로 했다.

무속인의 말대로 말년 운이 있다더니 지금은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아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두 딸아이 오순도순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면서 평생 옹이로 남아 있던 공부 하고 꿈도 못 꾸었던 골프도 치면서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이것도 팔자의 일부분이라면 아주 좋은 팔자라고 믿고 싶다. 초년고생은 잃어버리고, 말년 복을 거머쥐고 멋지게 황혼을 즐겨보련다.

민만규

2023-03-24 18:52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건강 관리 잘하셔서
아홉 식구가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시는 게
부모로서의 마지막
소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타고난 팔자야 어째겠나요
팔자 대로 사는 게지요
작가님은
운을 자신의 노력으로
좋은 운으로 바꾸셨네요
큰 박수로 축하드립니다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공감의 글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셔서
수필집도 얼른 출간하셔야지요
응원할게요 ^^
초대 감사합니다


염경희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웃으면서 살아야지요 이제는 팔자타령 안하고 살겁니다 맛점 하셔요	3/27 12:40

황영칠

2023-03-24 19:02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살아오신 삶에서 어지간히 굴곡이 심한 여정을 굳은 의지와
어려움을 이겨내는 의지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
능력으로 오늘 별을 따는 산마루에 서 계시는군요.

저도 아버지 안 계시는 가정에서 중학교 졸업 후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소년은 동네 임시로 방을 얻어 관상을 봐주는 분에게 제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까 걱정이 되어 관상을 보니 저 역시 50 이 넘으면
삶이 피어 난다고 하더니
지금 생각하면 그 분의 말씀이 딱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 말씀대로 어느 정도 타고난 팔자라는 게 있기는 한 가 봅니다.
제 생각에 평생을 잠시도 헛 짓이나 헛 생각 하지 않고 나름대로
촌음을 아껴가며 최선을 다 했으나 지나 놓고 나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이
대부부 이었음을 느낍니다.

작가님의 글에서 살아온 굳은 의지와 어려움을 극복하신 놀라운 노력과 지혜에
공감하면서 최선을 다하신 모습에서 경의를 표합니다
좋은 글 오래 여운이 남을 듯 합니다


염경희	ㅇ885468686

염경희	요렇게 또 말썽을 부립니다 시샘일까요? 다녀가신 걸음 감사합니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 아시지요???	3/27 12:45

박희홍

2023-03-25 13:11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남원자(인향) 작가님

‘웬 팔자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과 과정이
퍼즐 맞추어지듯이
딱딱 맞추어져 가고 있기에 앞으로
필자의 삶은 기쁘고 행복한 일만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는
‘팔자’ 감명 깊습니다.
앞으로의 팔자가 순탄하시다니 정말 축복받으셨습니다.
작가님의 소망처럼
‘아홉 식구가 늘 웃는 날’이 되실 것을 믿습니다.
주말 댁내에 건강과 평안이 깃들길 바랍니다.


염경희	시인님!! 수필서재에도 잊지않으시고 오셔서 감사합니다 별당이라 외로웠는데 이제 한집한집 소문이 나나봅니다 고운 발걸음이 이어지는 걸 보면요 늘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3/27 12:46

배정숙

2023-03-26 04:41

존경하는 염경희(인향) 작가님!
안녕하세요
봄날처럼 잘 지내시지요
누구누구의 엄마로 멋진 엄마로 살아오신 작가님께
큰 박수로 응원합니다

숨 쉬며 사는 사람들 존재 자체만으로 위대합니다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삶이 힘들고 지칠 때도 오뚜기처럼
흔들릴지언정 바로 중심 잡아주는 오뚜기 엄마
엄마이기에 가능하지요
아기에겐 세상의 중심이며 전부인 엄마
엄마는 위대합니다

한낮의 햇살처럼 따스함에 봄꽃들이 신이 났습니다
작가님의 가정에도 봄날처럼 좋은 일 행복한 나날들이시길
두 손 모아 빕니다

"엄마가 있잖아요
행복한 봄날 아홉 식구 봄나들이 즐기시길요"


염경희	고맙습니다 시인님!!! 오뚜기엄마 좋네요 팔딱팔딱 넘어져도 일어나 사랑하는 아이들 지켜주는 엄마! 고운 걸음 고마워요	3/27 12:47

장계숙

2023-03-26 13:06

삶의 이야기가 시련으로 힘겨워도
잘 견뎌내시고 결국 승리하셨습니다.
전 미신을 믿지 않아 미래가 궁금해도
행여 나쁜말을 들을까 싶어~묻지도 못 하고.
오직 자신의 의지로만 살았네요.
나름 목표를 이루며 씩씩하게 산것 같아
지금은 뿌듯합니다.
누가 다시 내게 젊은 날로 돌아가라 한다면
또 다른 꿈을 이루고 싶은 맘~ㅎㅎ
욕심이 많을수록 힘겨운 삶이 되겠지만....
팔자는 어느 정도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부모와 형제 남편과 자식들~
그들의 삶에 버티고 선 내 삶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를 때가 많으니~
공감의 글 감상하며
멋진 나날 되시길 응원합니다.


염경희	그렇습니다 저도 돌아가라하면 꼭 꿈을 이루고 멋진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나를 외면하고 사는 사람들 많아요 자신을 많이 사랑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시인님!! 멋지게 살아가시길요	3/27 12:49

김현주

2023-03-26 23:35

먼저 잘 살아 오신
멋진 작가님께 칭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팔자"
때론 힘들때나
피할수 없는일이 닥쳐을때
습관처럼 팔자라는 언어에 맡기때가 있지요
주어진 삶
긍정의 힘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삶
오늘의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처럼 건강 잘 지켜
늘 웃음꽃 피는 가정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공감하는 글
잘 감상했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염경희	팔자!!! 있기도하고 211679981

염경희	에라나서 별당이 어수선합니다 이해바랍니다 이사 준비되면 콜 부탁해요	3/27 12:53

남원자

2023-03-27 21:18

존경하는 염경희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곳 별장에 와서 기웃기웃 끝까지
읽으면 눈물 날것 같아 이제야
방문을 노크합니다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들 586세대가 베시붐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 모두 6.25 피해자들이지요
팔자는 내가 만들어 가는것 같아요
저는 점은 안 보는데 교회 가서 눈물로 기도를 하죠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진감래 이제 부터는 꽃길만 걸으세요
저도 수필을 쓰면 할 말이 많지요
시인님 잘 참고 고생하셨습니다
제2의 멋진 인생 힘차게 응원합니다
행상 건강하시고 독자들의 사랑
많이 받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염경희	지난날은 그나름 사정이 있지요 시이닌ㅁ 어여 별당에 신접살림 차리시고 함께 놀아봐요 아주 재미 있습니다	3/28 13:58

비 오는 날 라운딩의 매력

글로 치유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