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3-04-28 22:39

ㆍIP: 210.xxx.18

비 오는 날 라운딩의 매력

글 / 염경희

작은 공 가지고 노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비 오는데 무슨 미친 짓거리냐고 할 수 있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으니까, 골프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경기를 진행해야 하겠지만, 일반인들이 비 맞으며 우산 들고 다니면 아닌 말로 우스웠다.

코로나-19가 필자에게는 많은 변화를 갖게 하였고 꿈에도 생각 못 했던 일들을 내 것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직장에서 배드민턴을 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운동도 강 운동이라 체력단련도 되어 흥미를 느끼고 날마다 퇴근 후에 쳤다.

경기 룰을 잘 모르면서 체력은 좋아 서너 게임 뛰어야 운동을 한 것 같다고 하면 같이 게임을 하는 남자 주무관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많았다. 한참 운동하는 재미가 경지에 올랐는데 2019년 말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맥을 끊어 놓아 방역 지침에 의해 체육관이 폐쇄되었고, 코로나에 걸리면 역병에 걸린 것이다.

답답함이 연속이다 보니 우울증도 아니면서 우울증 증세가 생기게 되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보니 어느 지인이 늙어서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골프니까 지금 시작해 보라고 했다. 우선 골프하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고 아직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의 속사정은 말 못 하고 “아유 제가 무슨 골프를 쳐요” 하고 얼버무렸다.

시간이 갈수록 의욕은 점점 더 없어졌다. 연수 일정이 모두 취소된 상태라 점심 몇 그릇 해서
직원들 점심 한 끼 주면 하루 일과는 끝이었다. 같이 보조해 주는 친구들까지 여섯 명이 한 끼니, 하고 하루라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일하는 사람은 일거리가 있어 활기차게 움직여야 하는데 놀고 있자니 내 탓도 아닌데 상사 눈치도 많이 보았다. 그러던 차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돌았다. 일부러 쉬는 것도 아닌데 타 부서에서 식당에 사람 많다고 하는 소리만 들려와 부서장님께서 직원들 시간 내서 메뉴에 맞는 공부 좀 시키라고 해서 시켰더니 그분 떠나고 나니까 거기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 전입해 온 상사에게 면담 요청해서 메뉴에 관한 공부는 무산되어 신뢰만 무너지는 꼴이 되었다.
신뢰마저 무너졌는데 업무 외에는 마음을 열 수 없는 입장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용기 내서 퇴근길에 무작정 골프 연습장에 찾아갔다. 거기서 머리가 하얗고 허리도 조금 굽었는데 골프채 휘두르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공도 멀리 날아가고 너무 멋져서 나를 홀렸다. 안내데스크에 살짝 그분의 나이를 물어보니 75세인데 배운 지 3년 차라고 하면서 지금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마침 그분이 물 마시러 나오시기에 말을 걸어 “너무 멋지세요.” 했더니 “아기엄마도 얼른 해 혼자 운동하는 데는 딱 좋아, 다른 운동은 짝이 있어야 하지만 이것은 혼자 시간 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하셨다.

그때부터 용기가 파도 밀려오듯 출렁거렸다.
저 나이에도 저렇게 하는데 나는 아직 새파란 애들인데 해보자고 결심했고, 그 길로 등록하고
아침, 저녁으로 연습했다. 개인지도 7개월 받는 동안 시간만 되면 아침저녁으로 4시간씩 연습했다. 주말에는 출근하듯 해 점심 먹고 집에 들어왔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니 무료함도 없어지고 나한테 딱 맞는 운동이었다. 주말에는 보통 공을 1,500개 정도는 쳤다.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장갑을 벗다 보면 엄지손가락 살갗이 훌러덩 벗겨졌다. 주위 사람들이 나보고 어디서 그런 힘이 생기냐고 물으면 ‘그동안 노동으로 다져진 힘이에요“ 하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못하고 있다.
우선 힘보다는 의욕이 떨어진 것 같다. 아닌 말로 조금 치니까 꾀가 난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이제는 기술 위주로 연습하고 있으며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 아직은 직장에 매인 몸이라 마음대로 라운딩 나갈 수도 없거니와 경제도 조금은 신경 써야 할 운동이라 라운딩을 가끔 나가지만 그런대로 동반자에게 민폐는 안 끼치면서 다닌다.

왜 그럴 때 있다. 공을 치다 보면 공이 힘 안 들이고 쳐도 오 잘 공(오늘 제일 잘 친공의 줄임말)일 때 흔히들 그분이 오셨다고 농담한다. 나 역시 남, 여 티샷의 거리 차가 있지만 동반자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오 잘 공을 쳐서 거리가 비슷하게 나갈 때 조금 미안하다. 엊그제 우중 라운딩하는데 계속 공이 잘 맞아 필자가 조금 너스레를 떨었다. 우산 쓰고 다니면서 짬짬이 추억을 담는 내 모습을 보고 동반자들은 아직 소녀 같다며 놀리기도 했지만, 행복하고 기분 좋은 말이었다. 늘 라운딩 하고 나면 18홀이 부족해 돌아오는 길에는 스크린을 한 판 더 쳐야 운동한 것 같아 36홀을 돌고 집에 온다.

이렇듯 코로나-19는 필자에게 아주 소중한 취미를 갖게 해 주었고, 망설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내성적인 면은 없지만 생활에서 익숙해진 의기소침함 때문에 늘 자라목처럼 고개를 움츠리고 살았는데 용기를 내는 법을 터득하게 해 주었고 도전하면 희망의 불씨는 피어난다는 걸 알게 해 주었다.

지난 3년 동안 필자는 잃어버린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시간이었다.
평생 멋지게 살 수 있는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재능을 찾아
글을 쓰는 시인, 수필가가 되었다.

지금 이렇게 삶을 글로 옮겨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길을 닦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인 줄 모르겠다. 가끔 자연을 보며 잔디밭을 뛰어다니다 보면 시상이 떠오르고 생각지도 않은 글의 주제들을 얻어 오곤 한다. 우중 라운딩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시상도 다르게 떠올라서 아주 좋은 시간이다.

한꺼번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고 콧노래 절로 나오는 기분 좋은 날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르다는 말처럼 저는 지금 적기에 취미와 재능 둘 다 찾았다. 앞으로의 삶은 나를 많이 사랑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소망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 챙겨 풍성한 가을에 황금 같은 들녘에 익어갈수록 겸손함을 겸비한 나락처럼, 곱고 아름다운 오색 단풍처럼 물들어가고 싶다.

장계숙

2023-04-29 00:57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멋진 취미활동을 찾으셨네요.
36홀~체력 대단하십니다. ^^
코로나 시대 누군가는 퇴보하고
잃는것도 많다는데
작가님은 오히려 기회로 삼으시니
늘 열정이 넘치는 탓입니다.
공 치는거 참 즐거운 운동입니다.
굳이 필드에 나가지 않아도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어 더 좋습니다.
골프는 제가 좋아하는 운동인데...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수 있고
적성에도 맞더군요.
땀도 흠뻑 흘리고 ...스트레스도 풀고..
지금은 시간 여유가 없어 공 안 친지
5년은 더 된것 같습니다.
직장인으로. 주부로 살다보면
나를 위한 욕심도
자꾸만 가족들에게 양보하게 되니~
이젠 맘이 원하는 일 맘껏 하셔요.
몸 건강도 챙기고
정신 건강에도 좋으니
욜씸~^^하셔요.
응원합니다.
부지런하시니 매사 열심이고 열정적이네요.
멋진 삶을 그리고 하나 하나 이루시는 모습에
같이 기뻐하며 자극이 되니 또 고맙고 즐겁습니다.
멋진 글 읽는 즐거움으로 머물다 갑니다.


염경희	네 시인님!! 아주 잘 찾았습니다 시인님 말씀처럼 궂이 라운딩 안 나가도 됩니다 스크린도 재미 있어요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짬짬이 시인님도 즐기시길요 감사합니다	5/1 09:03

황영칠

2023-04-29 12:32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골프에 불을 붙이셨군요.
참 멋지고 고급스런 취미를 가지셨군요.
혼자 연습하기에도 좋기는 하나 시인님도 언급하셨지만
그래도 필드에 나가야 어디 가서 골프 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연습장에서만 치다가 골프채
창고에서 잠 재운 지 1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배우시는 것이 적당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동호인들과 퇴직 후에 까지 함께 필드에 나가세요.
인생 노후에 참 멋지게 사실 취미를 찾으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수필 문체가 잔잔히 물 흐르듯 참으로 잘 풀어 내셨습니다.
잘 보고 공감합니다.


염경희	작가님!! 이제 골프채 잠 재우지 말고 깨우세요 걷는 것도 좋지만 손맛도 느끼셔야지요 사모님과 스크린 치세요 너무 멋지더라구요 부부가 치면서 조언을 해 주는 모습 부러웠습니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5월을 열었습니다 또 함께 공유하며 달려봐요 작가님.	5/1 09:05

박희홍

2023-04-29 13:04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인향 염경희 작가님

담소를 즐기시면서
‘雨中(우중) 라운딩’을 즐겁게 하시면서
힐링도 마음의 문도 넓혀가는 시간
행복하셨다니 좋습니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 인간도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새로운 봄
이 봄도 이제 5월 한 달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때를 놓치지 말라’
사람은 이것을 그리 대단치 않게
여기기 때문에 기회도
그것을 잡을 줄 모르고
때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한다고 합니다.

늘 기회를 잡는 행복한 작가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염경희	다녀가신 걸음에 감사합니다 때를 잘 잡는 것고 용기가 필요합니다 알면서 용기 못 내 도전 못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저 잘 했지요~ 감사합니다	5/1 09:32

정연석

2023-04-30 09:06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우중 라운딩 글 잘 읽었습니다
코로나의 재앙이 모든 것은 망가뜨렸지만
골프를 배우시고 시인, 작가 등단을 하신 의지와 집념 부럽습니다
저도 골프를 배우고 새로운 분야에서 신기함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작은 공을 가지고 놀 때는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가는지요
하지만 저도 골프는 잘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연습장에 가서 시간을 보낼수있고
일정량의 운동도 되고요
작가님은 공이 파워있게 멀리 날아가는가 봅니다
공이 멀리 못가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지요
숏타, 짤순이 등 놀림도 받고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골프장에 가던 열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이고 대신 스크린을 많이 합니다
작가님 시 쓰시고, 글 쓰시고, 골프치시고
퇴직후에 일거리는 충분히 준비하셨네요
저도 같은 영역에서 노후를 즐기며 살아가려 합니다
항상 매사에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면 즐거움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작가님 좋은 글 감명있게 읽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염경희	참 좋은 운동입니다 나이가 들면 체력도 많이 소비되는 운동은 금물 정말 좋은 운동 선택함이 탁월했습니다 다녀가심에 감사인사드립니다	5/1 09:33

남원자

2023-04-30 10:20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어제 경기지회 시화전 행사장에서
만나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우중 라운딩 잘 배람하고
작가님께서 제2의 멋진 인생
이어 가시는 모습 참으로 멋지십니다

코로나 19로 누군가는 좌절하고
힘들어 하는데 위기를 기회로
잘 삼으셔서 두 마리 세 마리를
다 잡은샘입니다
너무 멋진 인생 응원합니다
축복합니다
저는 부모님 모시고 고향길 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경기지회 행사장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을 주고
문우님들과 함께 재능기부 하시고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은 푹 쉬시고 복 받는 주일 되세요
차 타고 가면서
아빠 엄마랑 주거니 받거니
즐겁게 대화하고 내려 가고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염경희	인생은 만드는 것도 내 몫이요 즐기는 것 또한 내 몫인것을 자라목을 하고 재다보면 손에 쥐어 준 떡도 맛나게 먹지 못함과 같다 살면서 순간에 슬그머니 다가 온 찰라의 기회를 잡으면 나에게도 역전 인생은 찾아온다. 저는 기회를 잘 잡아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재산을 얻었답니다.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5/1 11:29

민만규

2023-05-01 10:35

짝
짝
짝
멋집니다
그렇게 사시는 겝니다
멋진 삶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풍류도
명색이 스포츠맨인데

빨간 글자만 보이면
젊은 청춘을
낚시 가방에 이슬씨와 삼겹씨,
대동하고
강과 바다로 달려갑니다

친구들 골프채 잡을 때
풍류는 낚싯대를 잡았으니까요.
그래도
즐기는 운동이 많아서
골프 못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인향 작가님

골프도
별 따기에 도전해 보시죠
도전은 늘 아름다운 거니까요

작가님
늘
자신을 사랑하고, 건강하게
아름다운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드시길
응원합니다

멋진 글
감명 깊게 잘 감상했습니다

싱그러운 오월의 시작입니다
날마다 굿샷 하시고
짙어가는 초록과 더불어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염경희	저도 낚시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무순 맛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인내력이 많아야 하고 기다리는 묘미가 짜릭할 것 같습니다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1 11:31

염경희	저는 인향이옵니다 부디 제 호를 바꾸지 말아주세용~~^*^	5/1 12:48

민만규	ㅋ ㅋ ㅋ 지송해용^^ ㅠㅠ 인향으로 수정했슴당 지향 인향 진향 이제는 막 헷갈립니다 누가 누군지. ㅠㅠ 저 같이 풍류 안 헷갈리 잖아요 ㅎㅎ	5/1 13:29

민만규	밀양에 밤 낚시 한번 가요^^ 지향 시인님 부군께서 계시는 곳 ㅎㅎ	5/1 13:31

민만규	낚시 손맛 제대로 한번 보면 골프채 고물상으로 갈걸요 ㅎㅎ	5/1 13:34

일탈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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