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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0-02-24 10:41
ㆍIP: 180.xxx.102
소설 - 진 혼 곡 (鎭魂曲 ) 6
새로운 삶의 시작


어머니 강씨댁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고 돌아오는 택시 안은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소리 없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낼 생각도 없다.
그저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면 주르륵하고 발등을 적셨다.
무겁게 흐르는 정적을 깨고 갑자기 민숙이 불쑥 말문을 열었다.
“동생들아, 고생했는데 누나가 쏠 테니 나이트클럽으로 가자?”
“기사 아저씨, 우리 나이트클럽으로 가주세요.”
택시 안에 있던 사람들이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귀를 의심했다.
어머니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고 나서 가는 길에 수고했으니 나이트클럽으로 가자고 실로 어처구니없는 말 앞에 전부 어안이 벙벙하다.
그래도 먼저 정신을 차린 것 민숙의 친구였다.
“애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 지금 말이라고 하는 소리야 미친 것 아니야 어린 동생들 앞에서 바보같이.”
민숙은 정말 미친 듯이 대답을 한다.
“그래, 나 미쳤다.”
목소리는 발작하는 절규에 가까웠고 신경질적이었다.
“동생들이 고생해서 기분 좀 풀어 주려고, 나이트 가자고 한 것이 뭐가 잘못이야.”
“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마. 아저씨 그냥 가던 대로 가주세요.”
운전기사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 글쎄 정확하게 말씀을 해주셔야지요.”
“아저씨 엄마 유골 뿌리고 나서 나이트가 가당하기나 한 말이에요?”
그 말에 상황 파악이 된 기사 아저씨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어험 흠흠, 거참 그것참 하면서 차를 원래 목적지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대로와 소로를 이리저리 빠져나와 차는 길목 슈퍼 앞에 천천히 멈추어 섰다.
골목은 쓰레기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으며 길모퉁이 누렁이 잡견 몇 마리가 놀란 듯이 컹컹거리며 짖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차에서 내린 친구는 민숙의 앞으로 몇 발자국 다가서더니 뺨을 호되게 후려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속해서 두 대를 맞은 민숙은 다리가 휘청한다.
“야, 이년아.”
“내가 너 같은 년을 친구라고 쫓아다닌 게 한심하다.”
“그래 엄마 유골 뿌리고 나이트 가자는 년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 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냐?”
“너 앞으로 나 아는 척하지 마라.”
친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씩씩거리며 찬바람을 일으키며 가버렸다.
“민숙은 소리쳤다 그래 이 ~년아 나 원래 그런 년이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목젖에서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가슴에서는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끓어올랐고 친구에게 맞은 얼굴의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죽도록 더 맞아서 쓰러지고 쓰러져서 일어나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피눈물이 되어 말없이 흘러내렸다.
이름아이콘 전병일
2020-02-24 14:13
회원사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새로운 삶의 시작
어머니 유골을 바다에 뿌리고 나이트크럽에 가자는 누나
어쩌면 고생한 동생들 기분을 풀어주겠다고 한 언행은 있을수 없지만은
한편으로 고생한 가족들 기분을 삭혀주겠다는 깊은 뜻도 있는것 같습니다
새로운 삶 다음편이 기대 됨니다
이번 한주도 멋진 한주되시고 코로나 전국 건강관리 잘하세요
   
이름아이콘 김종덕
2020-02-24 16:32
회원사진 		이도연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아픔을 벗어나는 방법이 여러가지 일텐데 최고의 방법으로 뜨거운 눈물은 잡아 내섰네요. ㅅ람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을 만낫을때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이름아이콘 장선희
2020-02-24 17:05
회원사진 		새로운 삶이란 말은
무언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지요
언제든 아니라는 생각이 들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건
인간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지금까지의 내용이 고전시대로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나이트란 이야기에 반전이네요
현실의 삶으로 돌아온 이야기가 시작되는 건가요?
다음 후편을 기대합니다.
   
이름아이콘 김상화
2020-02-25 22:51
회원사진 		다 읽지 못하고 몇 자 댓글부터 답니다
이도연 작가님 시간이 날 때 재미있게 읽을 겁니다
신종 코로나 19 때문에 걱정이네요
우리나라는 안전하리라 생각했는데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위험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도연 작가님 코로나 잘 이겨내시고 늘 향 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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