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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0-05-17 12:43
ㆍIP: 61.xxx.139
그리움의 바다
그리움의 바다



이 도 연



바다를 바라보다 바다에 취해 술을 마셨다.
바다는 언제나 추억을 준비하고 있었고 또 다른 과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바다는 언제나 과거형이다.
파도소리와 함께 밀려온 술잔 위에 붉은 달이 떠있다.
술잔에 비친 얼굴도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알싸한 바람이 비릿한 바다를 따라 옷깃 사이로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붉은 달빛이 길을 낸 해안선이 파도에 반짝이며 바다위로도 길을 만들어 놓았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따라 휘적휘적 두 팔을 흔들며 나아간다.
정해 놓은 길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달빛은 점점 붉어지고 있다.
불콰한 얼굴이 이제는 가슴으로 내려와 온몸은 이미 붉게 타 들어 가고 있었다.
차라리 붉은 달을 만나지 말 것을 진즉에 취해버렸으면 달은 붉게 물들지도 않았을 터이고 붉은 길을 만들지도 않았을 것을!
촤르르 철석 눈보다 소리가 먼저 바다를 알아본다.
철석이고 펄럭이는 검은 바다 위에 점점이 하얀 파도가 달빛에 부서진다.
수평선의 경계는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검은 바다는 깊은 그리움만이 아련하게 밀려오고 있다.
밤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는 애잔하고 사무친 그리움은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치 않다.
바다의 시인 청 마 유치환의 시 가 아니더라도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를 외치고 싶다.
바다는 그런 마음을 이해하려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무심한 파도만 밀려온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 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청 마)

사랑에 목말라 보고 싶은 여인이 간절히 그리워질 때 미동도 하지 않는 여인을 그리며 무심한 바다를 본다.
애가 타는 마음으로 외쳤을 그 소리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바다를 만나기 전까지는!
단발마의 단순한 외침 속에 들어있는 애절함과 간절함을 몇 뼘의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에 서야 이해할 것 같다.
그러나 그 안타까운 마음의 대상이 꼭 여인만이 아닐 수도 있다.
살며 부딪치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던 수많은 순간에도 파도를 향해 어쩌란 말이냐 무수히 외쳤을 절박한 외로움!
바다가 내려 보이는 언덕에 서서 어디선가 곰살맞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귀를 기울여 보라 무심하고 한결같이 밀려오는 파도소리도 마주한 사람의 심경만큼이나 변화 무쌍하다.
행복한 사람에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해풍에 실려오는 부드러운 음악처럼 들리고 슬픔에 싸인 사람의 파도 소리, 분노에 찬 사람의 파도 소리 각자의 파도 소리에는 영혼의 소리가 존재한다.
나에게 검은 밤바다의 파도 소리는 그리움의 영혼으로 밀려온다.
빛은 현실의 경계를 넘어 가고 밤바다의 파도 소리가 빈 공간을 물들여가며 밤 바다는 파도 속으로 서서히 기울어 간다.
파도야 나는 어쩌란 말이냐?

세상에는 때로는 눈에 보이는 것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내 주변 모두에게 사랑을 느껴 보세요 오늘도 힘차게 파 이 팅 !!!
이름아이콘 한영택
2020-05-17 19:48
회원사진 		바다와 관련 작가님의 ‘그리움의 바다’ 봅니다.
파도가 부서지듯 사랑이 부서지는, 파도가 밀려오듯 그리움이 밀려오는, 지친 삶속에 외치는 고독한 몸부림의 절규가 철썩거리는~~~ 그렇게 파도는 밀려오고, 부서지고, 쉼 없이 철썩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부딪치며 살아가는 삶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하세요.
   
이름아이콘 장선희
2020-05-19 18:32
회원사진 		이도연 작가님 파도는 바라만 보아도 무언가 마음을 움직입니다
마음이 혼잡할 때는 바다에 달려가 풀어헤치고 싶기도 합니다
바다의 그리움이 점점 더해가는 요즘 날씨인데
오늘은 비오는 착잡함도 드네요
이 비가 지나면 오월의 빨간 장미가
거리마다 마음을 설레게 하겠지요
건강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오랫만에 치루는 협회 행사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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