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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김상훈
ㆍ작성일	2019-02-07 00:02

ㆍIP: 220.xxx.49

노숙자

김상훈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몸소 실천하는 이 시대의 천사들이다. 순식간에 접고 펼 수 있는 이동식 하우스를 상시 옆구리에 끼고 다니다가 그것조차 불필요하게 느껴지면 과감하게 버리고 얇은 신문지로 대신한다. 일면식도 없는 길거리의 수많은 사람에게 형제임을 자임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하게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다. 구걸이라는 의미보다는 기부라는 의미에 더 깊이 무게를 둔다.

따라서 연말 정산에 따른 세금이 무슨 뜻인지 전혀 알 필요가 없으며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인류다. 세끼를 불필요하게 여기는 그들은 생기면 먹고 없으면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데 무소유를 실천하면서도 그 어떤 종교적 의미나 철학적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 머릿속엔 부처나 디오게네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 인간다운 따위의 표현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부터 수신된 모스 부호쯤으로 여기고 산다.

그들의 역사와 전통은 생각보다 꽤 깊고 방대하다.

- 벌목당한 기억 사이로 -

정찬열

2019-02-07 15:02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상훈 수필분과 위원장님~~!
신정과 연이은구정에 축복을 드립니다.

오랜 역사의 수래바퀴에 길들어진 인간다운 삶이 불필요한
"노숙자"간결속에 함축된 내공깊은 글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해의절기 입춘으로 부터 시작되는 己亥年 한해
뜻깊은 나날이 되시고 편안한 시간 되시길 손모음니다.


김상훈	이사님,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명절이 끝나자마자 수도가 터져 어제 하루 종일 혼났습니다. ㅎㅎ 집이 워낙 낡아서 자주 속을 썩입니다만 모든 것이 세월엔 장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첫걸음으로 방문해 주셔서 무척 고맙습니다.	2/8 04:07

장춘희

2019-02-09 12:31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가진 것없는 대명사로 불리는
노숙자를 이리 높은 철학자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작가의
펜은 참 큰 힘을 가졌습니다.

글이 깊이가 깊어
한참씩 빠져서 허우적댈 수
있어 참 기쁩니다.


김상훈	사실 노숙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듣는 순간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게 됩니다. 글도 결국은 그 범주 안에 있지만 무소유의 하심을 직접 겪는 사람들이니 어느 일면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합니다.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10 03:41

김경렬

2019-02-09 22:04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노숙자를 간결하게 응집해 펼쳐놓으셨습니다.
명절 잘 보내셨지요.
중책을 맡아 열심하시니 든든합니다.
늘 건강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김상훈	네, 잘 지냈습니다. 많은 후손들과 즐거우셨는지요. 어디 아프지 말아야 합니다.^^ 응원해 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2/10 03:43

박목철

2019-02-24 15:56

요즘 거리를 다녀보면 노숙자들이 꽤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속을 했지만 요즘은 그냥 두고 보는듯 합니다.
대낮에 벤치에 누더기 이불을 펴고 자거나, 지들끼리 소주 파티를 하더군요,
종로 삼가 쪽에 가면 별 세계이지요, 노인들과 노숙자들이 어우러져서,
쓰신 글 잘 읽고 갑니다. 노숙자가 없는 좋은 세상을 꿈 꿉니다.


김상훈	노숙자는 사실 전세계적인 인구층이지만 사실 국가 차원에서는 골치 아픈 부류지요. 언젠가 저도 잠시 노숙자 생활을 겪어봐서 대충은 그들의 세계를 꿰고 있습니다만, 참 아까운 인재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랍기만 했습니다. 저 글이 노숙자를 찬양한 글은 아니지만 때로는 정말 간단 명료한 삶이 간혹 부러울 때가 있곤 합니다.(정신적으로) 진정한 복지국가라면 아마 거리엔 노숙자가 단 한 명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이지만요.^^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2/27 03:33

아버지라는 이름

갈 숲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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