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6-10-2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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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착각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착각하지 마라, 혹은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있습니다. 착각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사실과 다르게 느끼거나 생각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그것이 아닌데 그것이라고 느끼거나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경고의 뜻으로 말하는 경우는 착각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고 착각할 수도 있다는 너그러운 생각으로 말하자면 착각 그것을 자유라고도 이해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봅니다.

결국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록 이해를 받을 수는 있는 게 착각이라지만 착각 그것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사실과 다르게 느끼거나 생각한다는 것은 그 결과가 나쁠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기 때문입니다.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다.’ 라는 서양 속담이 있습니다. 금도 좋고 은도 좋은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금값이 은값보다는 더 나가기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 자칫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본래 의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기가 십상일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가장 흔히 행하는 착각 중에 가장 심각한 그것은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다고 믿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저 사람은 나보다 모른다는 데에 기초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그대는 남보다 모자라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턱도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실 것입니다. 잘못하면 뺨을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조심하여야 할 일입니다.

가르치는 행위라고 착각을 하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충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충고라 함은 ‘남의 잘못이나 허물을 충심으로 타이름’이라고 국어사전에 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가르침이란 모름을 전제 조건으로 상정하여 놓고 지식을 넣어주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고 충고는 알고 모름에 관계없이 상대의 허물을 고쳐주려 함이 그 목적이니 굳이 따져 말하자면 충고가 더 기분 나쁜 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일의 시비가 이러하다 보니 남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도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충고를 하는 사람은 더 큰 착각 속에 자리 잡고 앉은 사람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은 우선 가르치려는 일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기가 모자라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그 모자란 분야가 무엇이든 간에 벌써 오래전에 배우러 갔을 것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배우지 않으면 그 모자람을 보충할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절하리만치 자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만큼 이 세상 모든 사람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가르친다는 말씀이신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제일 안타까운 착각이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착각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데 그게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선 앞에 말한 이치만이라도 먼저 깨달아야만 이 착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만 괴로울 뿐이니까요. 한 이불을 덮고 자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부부간입니다. 이렇듯 가까운 사이라도 내가 실행하지 못하는 일을 권한다든지 가르치려 들면 참 곤란한 일이 뒤를 따릅니다.

인생을 살다보니 우리도 덩그러니 부부만 남게 되는 시기가 왔습니다. 나에게는 평생 소원이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화장실 실내화를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쉽게 신을 수 있도록 벗어놓으면 좋을 텐데 하는 일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사람보다는 나오는 사람의 심리 상태가 훨씬 더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고 남을 더 생각하자는 일을 실천하는 작은 선행이기도 하였기에 실천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이지만 아내보다는 덜 가까운지 그게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물론 아내라고 하여도 하라고는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이제 워낙 오래되어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이내 뒤 따라 오기 시작하여 여러 해가 지나갔습니다. 가르치려고 하는 착각을 하지는 않았어도 큰 소원 하나를 이루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이 황혼기에 접어들 나이쯤에 오면 경험이 많은 만큼 세상에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자주 눈에 뜨입니다. 그 중에 하나를 예로 들자면 아직 학생 티를 벗지 못한 어린 아이 같은데 입에 담배를 물고 다니는 경우를 더러 봅니다. 그 옛날에는 말할 것도 없고 사 오십년 전만 하여도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극소수였었거든요. 하지만 시대가 변한 것인지 사람이 변한 것인지 지금은 그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태이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참견을 하다가 봉변을 당하는 사람을 연전에 보았습니다. 이게 좀 지나친 예화가 되었지만 이 일화도 일종의 착각을 한 실제상황입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실제 상황입니다.

남의 자식까지 가르치려는 생각은 이젠 환상이 된 지가 벌써 오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선생님도 제대로 못 가르치는데 지나가는 행인이 어떻게 남의 자식을 가르칠 수가 있겠어요. 하긴 가르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만 참 어려운 일이지요. 학교에서도 가르치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타일러야 되는 시대이고 이해시켜야 되는 시대라고들 합니다. 눈치 빠른 선생님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조정하는 중일 것입니다. 그 아이들도 벌써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에 사로잡힌 지가 오래이지 싶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아무리 어른이라도 관계없는 사람이 가르치려 들면 반발이 뒤따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착각인지 아닌지 스스로를 살피고 돌아보아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기에 노력하지 않으면 항상 손해 보는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찌 됐든 간에 이 세상에는 나보다 어리석고 못나고 모자라고 무식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 아래 부디 착각을 하지 않는 생을 살면 좋으리라는 이야기입니다.

김경렬 2016-10-23 05:08	옳으신 말씀입니다. 예전 우리가 자랄때는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어른 말씀이나 훈육도 가능 했지요. 세월따라 변하는 세태를 감당하려니 이해하는 수밖에 없는데 옳고 그름도 말할수 없는 현실이다보니 안타깝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교육의 방법의 틀을수정했으면 합니다. 예컨데, 초등학교때부터 명심보감을 학과로 넣는 방법이라던지~~ 지금 기성 세대들도 걱정입니다. 인본주의만 부르짖고 함께 성장해야 하는문제엔 몰라라하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서 이기주의로 가니 한심하지요. 작가님 말씀처럼, 인간관계에서는 사람공부 마음공부가 됨됨이를 알수있는 경지이므로 모든 사람이 나보다 낮다는 마음자세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한표 꾹!!! 오늘 날이 많이 선선 하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이석희 2016-10-23 08:59	《Re》김경렬 작가님 , 안녕 하셨어요? 비록 지면일망정 이렇듯 여러 차례 만나 뵙고 보니 오래 사귄 벗처럼 생각되어 집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 걱정이다 싶습니다. 하지만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듯이 그저 걱정 뿐인 걸요. 내 가족들이나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단속하고 길 나서서 착각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길 말고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머지 않아 찬 바람이 불고 이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 오겠지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2016-10-23 19:48	이석희 작가님. 착각에 관한 말씀 공감합니다. 제가 평생 남을 가르치고 교육? 하는 입장에 서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다시 뒤돌아 보게 됩니다. 제 버릇 남 못준다는 속담처럼 지금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가 하고 말입니다. 목사나 교사 모두 참 어려운 시대인 듯합니다. 진정으로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제 부터라도 저의 언행을 조심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늘 건필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이석희 2016-10-23 21:05	《Re》백낙은 작가님 , 반갑습니다. 남을 가르치려 드는 습관이 문제라는 데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어쩌면 드물지도 모릅니다. 저도 옛날 습관을 고치지 못하여 고심을 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알뜰한 덧글로 격려까지 해 수시니 참 행복합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는 밤입니다. 이 비가 개고나면 추워지겠지요? 건강한 나날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김종근 2016-10-25 10:39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글 공감합니다. 저도 불의와 불합리한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못합니다. 예전에는 못 본척 하였는데 나이드니 조절이 잘 안되더군요. 요즘은 좀 험악한 세상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간섭하기가 겁은 나지만 그래도 어른들이 꾸증을 하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늘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이석희 2016-10-25 11:34	《Re》김종근 작가님 , 반갑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수가 더 많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하라'가 아니라 '하자'하면서 타이르면 더 나을 것입니다. '하자'라는 표현은 나도 할 테니 너도 함께 할 수가 있을까 하고 묻는 의미가 더하여 있으니 쉽게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알뜰한 댓글 감사합니다. 늘 편안하세요.

김상화 2016-10-25 12:14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착각이라는 테마로 좋은 내용의 글을 올려주시어 감사히 읽었습니다. 젊은 세대라 할까 학생들이라 할까 핵가족이 되으로 인해 가정으로부터 인성교육이 되어있지 않아 제멋대로입니다 학생이 커피 한잔 선생님께 드렸다고 고발하는 현실을 보고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기성세대인 우리가 잘못 가르친 탓이지요 갑작스러운 산업화로 인해 생긴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이 깡그리 무너져 내렸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 가정서부터 그러합니다 누구를 충고하고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국가에서 철저한 인성교육을 통해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석희 작가님 충고의 글 잘 배독하고 갑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며 향필하시기 바랍니다

이석희 2016-10-25 13:24	《Re》김상화 작가님 , 반갑습니다. 읽어 주심만 하여도 고마운 일인데 이렇게 정성을 다하여 답글까지 써 주시니 그 은혜가 한량없습니다. 요즈음은 유치원생에게도 하라 하면 안 한다고 합니다. '할 수 있겠니?' 또는 '하면 좋겠어요.' 해야 겨우 움직인다 합니다. 세태가 많이 변하였으니 우리가 여기에 미치지를 못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살아야 기분좋은 나날을 이어갈 것입니다. 인성교육은 아무리 부르짖어도 모자람과 넘침이 없습니다. 좋은 공감의 말씀에 한 표 꾹! 누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주응규 2016-10-28 10:21	이석희 작가님 착각 좋은 글 배독합니다 가을비 내리는 날입니다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 유의하십시오

이석희 2016-10-28 12:03	《Re》주응규 작가님, 반갑습니다. 응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정찬열 2016-10-28 20:40	이석희 작가님! "錯覺" 저자신도 가끔 자신을 착각할때가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때로는 知覺 의 착오로 나름대로 생각할때 말입니다. 작가님 말씀 마따나 요즘 애들은 디지털 시대라서인지 어릴적 부터 人智 능력이 얼마나 빠른지 아나로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가 감히 가르치려함은 진짜 착각일때를 일곱살 먹은 우리 외손주 를 보곤 느끼곤 합니다. 착가에대한 공감깊은 글 잘배독하고 갑니다. 오후에 비가 그치면서 기온차가 심합니다. 늘 편안 하시고 알찬 주말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이석희 2016-10-28 21:05	《Re》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신지요? 항상 정성어린 글로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주 어린애들도 살살 구스르고 타일러야 말을 듣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면 자칫하면 망신 삽니다. 참 무서운 세상이 되었어요. 하여튼 관계없는 일에 움직이면 잘해야 본전인 세상입니다. 이제는 곧 추워지지 싶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장계숙 2016-10-30 07:44	착각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해 주셔서 좋은 기회를 얻은 듯 기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착각도 어쩌면 이기심이나 우월감에서 비롯되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마음이 늘 긍정으로 열려 있어야 모든 생각도 신축성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생각이나 입장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이석희 2016-10-30 08:44	《Re》장계숙 시인님! 반갑습니다. 구석진 이곳까지 찾아주시고 이렇듯 정성을 실어 주시고 생각을 공유하여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님께서 주신 글을 새겨서 좋은 글을 쓸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습니다. 추워진 날씨 건강 챙기시기를 빕니다.

파슬리까지 먹어 치운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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