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3-11-10 21:45

ㆍIP: 119.xxx.57

아들의 부상(엄마의 상심)

아들의 부상(엄마의 상심)

막내가 운동을 시작한 지 4년여, 이제 곧 5년째 접어듭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부상입니다. 잊어버릴 만하면 찾아오는 부상, 운동 하는 자식을

둔 부모는 부상의 근심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부상을 당하면 학교에서 연락이 옵니다. 보통 통상적이지 않은 시간대의 전화, 벨이 울리고, 낯익은 번호(코치)가

뜨면 가슴이 철렁 내려안습니다. 전화를 받기 전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갑니다.

“다쳤구나, 얼마나 다쳤을까? 많이 다쳤으면 어쩌나, 또 얼마나 운동을 쉬어야 하나?”

축구를 하는 운동선수들은 발목 부상이 잦습니다. 다치고 나면 치료를 하고 재활운동을 하기까지 몇 주를 보내야 합니다.

한시가 급한 귀중한 시기에 몇 주씩 남들이 운동 하는걸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아이도 엄마도 피를 말리는 심정이지요,

초등학교 시절 처음 운동을 시작 할때만 해도 힘든 운동을 해보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반복하다 보니 발목을 자주 다치곤 했습니다. 참 어려운 것은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겐

성장에 따른 성장통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쳐서 치료를 빨리 받아야 할 경우와 단순 성장통을 엄마로선 구분할 길이 없습니다.

아이가 자꾸 다리가 아프다고 하니 걱정이 되어서 아는 분께 상의 했습니다.

병을 키울 수도 있으니 제대로 검사를 해보라고 권하더군요, 꽤 유명하시고 TV에도 자주 나오시는 분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은 다친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MRI를 비롯한 검사를 여러 검사를 한 후 원장 박사님께선,

“운동을 멈추고 치료를 상당기간 해야 합니다. 운동 계속시키면 아동학대 죄에 해당합니다.”

완전히 겁먹을 소견이었습니다. 운동을 상당기간 하지 말라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운동을 쉬라니, 확실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다른 병원에서 재검진을 했습니다. 족부에 관한 권위자이신 그 선생님은

가져간 MRI를 보시더니 대뜸 야단을 치셨습니다.

“아픈 아이들 보기에도 시간이 없는데 이런 멀쩡한 아이를 내가 봐야 하겠느냐고?”

당장 운동을 시켜도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말고 운동을 시키고 병원 올 것도 없다 하셨지요, 나중에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병원이 있다고- 저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게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드리는 말씀, 참고 하십시오,

운동선수는 다치면 아픈 것도 문제지만 기회를 빼앗기는 불행도 생깁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란 말도 있듯이, 운동선수는 기회의 경쟁입니다. 중요한 게임에 결장 하지 말아야 하고, 포지션도

지켜야 합니다. 한시가 급한 시기에 치료에 재활에 쉬다 보면, 운동선수로서 낙오하기가 십상입니다. 부상이 두려운 까닭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또 부상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뭔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결실이 보이는 시기에 찾아온 부상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숨이 절로 쉬어졌습니다.

중 3을 마감하는 이 시기, 정말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담금질을 하려던 중요한 시기, 아이도 휴일 친구들이 놀자 해도 뿌리치고 운동에

열중했었는데, 쉬게 되다니 본인도 답답해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서운함을 나타내지 말자, 먼 길을 가는데 한걸음 쉬어간다고 편하게 생각하자, 그래 아들아

너 스스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부족한 면을 채워나가거라, 엄마는 묵묵히 뒤에서 응원할 테니 얼른 회복하기 바란다.

운동하는 모든 선수,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 발목 부상 시 붓기 가라 안게 하는 비방, (아는 분들은 아실 듯 합니다.)

1, 대파를 손가락 크기로 자른다.

2,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3, 대친 대파를 프라이 펜이나 냄비에(기름 두르지 않고) 5분가량 볶는다.

4, 볶은 대파를 진이 잘 나오도록 두드려 준다.

5, 부상 부위에 얹어 랩을 두른 후 잘 감아준다. (즙이 흐르지 않도록)

* 저녁에 자기 전에 해주고 7-8시간 지나면, 붓기는 확연하게 빠지는 게 보입니다. 부상없이 운동들 하십시요,

김형주 2013-11-15 10:33	노심초사하시는 어머님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초등생부터 시작했으니 이젠 체력관리나 반복훈련보다 전략이나 기술개발 다른 스포츠관련 책자들 등등 무리한 체력 훈련만 시키는 것보다 축구선수로서의 자아를 성찰하게하는것으로 한발 물러서 관조하게하는것도 좋을거라생각합니다.다른운동도 마찬가지겠지만 체력으로하는것보다 결국 두뇌플레이가 아닐까요. 맨날 몸만 혹사시키는훈련은 잘못됐다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선수가 잘안나오는건 잘못된 훈련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짧은 제 의견이었읍니다. 수고하세요 어머님^^

윤혜석 2013-11-15 10:42	안녕하세요, 이은경작가님. 잠시 서재를 비운 사이 자리잡은 작가님의 새둥지를 이제사 구경합니다. 먼저 축하부터 드려야지요^^ 축하합니다, 등단과 서재개설을. 옆의 앉은 친구와 이야기 나누듯 소근대는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엄마의 시선에서, 딸의 시선에서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생활인의 마음으로 내려놓은 글들이 읽는 이의 마음에 제 일인듯 와 닿을 것입니다. 아들은 많이 회복되었나요^^

이은경 2013-11-17 07:36	《Re》김형주 님 , 지적하신 말씀 아주 새겨 듣겠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자식의 문제이다 보니 많이 망서리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김형주님,

이은경 2013-11-17 07:39	《Re》윤혜석 님 ,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아직 부족한 제글을 칭찬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아들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조심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윤해석님의 따듯한 반김,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여행,

김장 2,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