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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3-10-30 22:50

ㆍIP: 119.xxx.57

김장 1, (송 여사)

“우리는 친정엄마를 송 여사라고 호칭합니다. 그러자고 정한 것도 아닌데 식구들 모두 송 여사라고 자연스레 호칭하고

또 엄마도 그 호칭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연히 어머니라는 호칭은 시어머니가 독차지하게 되었습니다. “

요 며칠 날씨가 쌀쌀해지며, 부쩍 송 여사가 담아 주는 무김치가 먹고 싶어집니다.

무청을 그대로 자르지 않고 담은 전라도식 통 무김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지요, 그 아까운 무청을 싹둑 잘라내고, 토막

낸 무김치와는 차원이 다른 전라도 김치입니다.

송 여사는 무김치를 담글 때 알타리 무를 사용하지 않고, 꼭 동치미 무를 사용합니다. 특히 이시기에 나는 무는 정말 식감이

좋고 맛도 최고입니다. 이런 맛있는 무로 담아서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를 통째로 꺼내면, 절로 라면이 생각나거나 하얀 쌀밥

생각이 나서 입안에 군침이 고이게 됩니다.

막내 딸(다섯 딸 중 막내)의 이런 간절한 무김치 생각을 어떻게 아셨는지,

송 여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은경아, 무김치와 파김치 택배로 보낼게, 땅콩도 같이,” 내가 집 비울 때가 많으니 택배비

까지 선불로 보내신다고 하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7남매는 아직 김장을 손수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큰언니부터 딸 다섯, 아들 둘의 김장을 모두 송 여사가 해서 보내 주십니다.

나만 맛보기로 조금 만 받는 편입니다. 어머니(시어머니)께서 김장 때만 되면 며느리들을 불러 모아 나눠 주시기 때문에 조금

이라도 송 여사의 노고를 덜어주고 싶어서 제 몫은 다른 식구들에게 나눠 주라고 양보를 한 셈입니다.

그래도 이맘때만 되면, 어릴 때 먹고 자란 파란 무청이 달린 김치가 먹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은경아 택배 잘 받았니?” 또 선수를 송 여사에게 빼앗긴 셈이 되었습니다.

잔정이 없고 인사치레 표현력이 부족한 나는 택배를 받고 나면 언제나 송 여사에게 핀잔을 듣습니다. 물건을 받고 나서 나중에

연락해야지 하고 있다가 깜박 잊은 적이 많아서입니다.

“송 여사 뭘 그리 많이 보냈어? 파김치는 가는 게 맛있던데,” 미안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말도 마라, 파 다듬느라 2시간을

쭈그리고 있었더니 허리가 다 아프더라,”

집 앞 텃밭에 파를 손수 기르셨다 합니다. 그렇게 애쓰시고 담아서 보낸 김치를 받고도 고맙단 말도 제때 하지 못한 무심함이

죄스러웠습니다. -가슴이 찡하게,-

문득 아들들 생각이 났습니다.

엄마는 손수 김장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송 여사 같이 아들들에게 김장해서 보내는 일은 못 하겠지요, 엄마 맛 김치는 결국 맥이 끊어지게 되는 셈입니다. 무청째 꺼내서 김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엄마의 사랑이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우리 송 여사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장용순 2013-11-05 06:00	조금만 연습하시면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엄마표 김치가 될 것입니다. 감사히 읽고 갑니다.

이은경 2013-11-12 03:33	《Re》장용순 님 , 격려 감사드립니다. 저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 입니다. 격려 말씀 감사히 가슴에 담고 갑니다.

김장 2, (어머니)

커피 한잔의 행복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9	아들,	3	이은경	2014-02-16

8	난 국내 체질이야,	2	이은경	2014-01-23

7	가족여행,	3	이은경	2013-12-29

6	아들의 부상(엄마의 상심)	4	이은경	2013-11-10

5	김장 2, (어머니)	2	이은경	2013-11-02

4	김장 1, (송 여사)	2	이은경	2013-10-30

3	커피 한잔의 행복		이은경	2013-10-28

2	멋진 할머니의 꿈,	1	이은경	2013-10-28

1	환영합니다	2	admin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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