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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목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6-05 11:06
ㆍIP: 118.xxx.100
바람개비,


양평 딸 집을 가다 보면 길가 언덕에 바람개비를 주욱 꽂아 놓은 집이 있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바람개비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멋진 모습을 연출하기도 해서
차를 세우고 한참을 보게 되기도 한다.

평소에 바람이 부는지 여부를 느끼고 사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운은 이 집의 바람개비 덕에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는구나 아니면 바람이 전혀 불지 않네
등, 자연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 보기도 하니, 바람개비가 정서를 부드럽게 하기도 하나보다.

땅에 꽂아놓거나 매달려 고정된 바람개비는 바람이 없으면 미동도 하지 않고 있어 뭔가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어색해 보이기까지 하니, 아마도 이름 탓이리라,
바람개비는 돌아야 이름값을 하는 것이고 저도 신나는 일일 것이다.
바람이 세게 불면 몸체까지 흔들어 대며 도는 바람개비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리던 시절에는 바람개비도 소중한 장난감이었다.
싸리나무 끝에 바람개비를 핀으로 꽂고 내 달리면 바람개비도 거기 맞춰 신나게 돌았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람개비를 돌게 하던 우리의 동심은 언제나 행복했다.

요즘은 애들도 동적인 놀이는 즐기지 않는다.
조정기로 클론을 날리기도 하는 세상이니 종이로 접은 바람개비를 들고 뛰어다닐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마도 그런 아이가 있다 해도, 뛰다 넘어질까 하는 부모의 우려 탓에
바람개비는 추억 속에 존재하거나, 혹 마주치게 되는 소품으로만 우리 곁에 남아있는 추억이
되었다.
지구가 도니 세월이 있는 것이고 세월을 눈으로 보게 하는 게 바람과 바람개비인데,


바람,    소운/박목철


세월의 흔적이 바람이고
세월이 멈추면 바람도 없다지
바람은
제 소리도 형체도 없는
허상이지만,
나무 가쟁이를 흔들고
바람개비도 돌리고
윙윙 소리도 내고

"오늘 바람이 많이 부네"
누가,
바람을 보았다고 하는가?


* 지구의 공전 자전이 멈추면 세월이 정지되고, 세월이 정지되면 바람도 없다.
달에 꽂은 깃발이 펄럭였다고, 조작된 사진이라고도 했다지 아마,
이름아이콘 백낙은
2016-06-05 20:41
회원사진 		소운 작가님.
아련하게 그리운 옛날을 회상하게 하시는군요.
우리가 어릴 때는 수꾸때기(수수깡)에 바람개비를 꽂아 열심히 달리곤 했습니다.
그 때가 어저께 같은데 벌써 두 세대도 더 지났습니다.
오늘 밤에는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 다니는
까만 소년의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소운님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6-06-06 19:26
회원사진 		소운 작가님!
소리없이 부는 바람개비
유원지에서도 농촌의 행사장에서도
서해안 어딘가 고속도로에서도 보아온
바람개비 유년시절의놀이개감이 되주던
바람개비를 무심코지나치지않으시고
멋진글로 승화해주신 작가님은 많은 부러움을 삽니다.
요즘 신재생 에너지 로 풍력 발전기가 돌아 가는
현장을 보면 바람개비 생각이 추억으로 돌고있음을 느낌니다.
소운 작가님의 "바람개비" 뜻깊은 글 잘 배독하고 갑니다.
늘 편안 하시고 알찬 한주 되세요^^
   
이름아이콘 김경렬
2016-06-07 06:04
 옥수수깡에 꽂고 내달리던 바람개비!
추억 한줌 살려주신 아침입니다.
멋진 글에 마음마져 상큼해 집니다.
감사합니다.
변덕 스런 날씨에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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