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락호
ㆍ작성일	2004-06-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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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허와 실
현실의 허와 실 /김락호

내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보는 버릇이 있다.
얼핏 보면 눈으로 확인해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하는 글귀들...
“회원님 카드 빛 걱정마세요. 지금 즉시 대출해드립니다”
“싼 이자에 무담보 대출 해 드립니다”
“지금 대신 갚아 드립니다”
겉모양만 그럴듯하게 포장되어진 채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글귀들을 볼 때마다
행복한 세상을 가기위한 발걸음의 놀아남인지 진정한 패배자를 위한 구원인지
가끔 의문부호가 생겨난다.
물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보내겠지 하면서도 얄팍한 상술에
놀아나 궁핍함이 더 심한 궁핍함을 몰고 오지는 않을지 아쉬운 걱정이 앞선다.
언제부터인가 사람과 사람사이가 믿음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돈을 우선시 하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선량한 믿음만을 가지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
착함을 순진함으로 순진함을 바보스러움으로 여기고 적당한 사기를 필요악으로 여기며
내가 받을 손익의 계산을 먼저 앞세우고 조금의 이해심도 없이 내가 살기위해 남을
밟을 수 밖에 없도록 변해가는 세상.
얼마 전 친목모임에서 들은 말이 생각이 난다. 동창 중 고등학생을 둔 한 친구 녀석이
흥부와 놀부를 어떻게 생각하냐며 뜬금없이 질문을 해온적이 있었다.
내가 배워 알고있는 고전 흥부와 놀부는 지금도 취학전 어린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그
사실에 그대로다.
그런데 그 친구의 말이 요즘은 흥부와 놀부뿐 아니라 우리가 배워왔던 고전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분석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고전에서 흥부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량하고 이해심 많으며 욕심많은 형을 원망하기보다는 허물하나까지도 감싸주는 성격의
소유자이고 한편 놀부는 동생의 재산까지도 모두 가로채며 어린시절부터 온동네를
나쁜짓으로 휘젓고 다니는 심술쟁이로 표현해놓고 있는데, 요즘 아이들은 흥부를 자기것하나
제대로 지킬수 없어 처자식까지 굶기며 고생시키는 무능력하고 바보스러운 존재로 놀부를 욕심은
많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것을 지키며 미래를 위해 어떤땐 조금 나쁜
방식이 결부되드라도 추진력있게 해나가 결국엔 자기가 생각한 뜻을 이루고야 마는 강한
성격으로 말을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는 한편으론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 세상이 변해가면서 사람들 사고방식도
변하는거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변해야지만
살아갈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버린 우리 어른들에게 배려라는 이름의 채찍을 가하고 싶은
생각마저도 들었다.
발맞추지 못하면 뒤쳐져 낙오자가 되는 현실에서 남을 밟고 올라서야지만 참다운 인간으로
대접받는 길이라고 가르치면서 또 한편으로 바른 인간이 되라 인성을 키워라 는둥
이율배반적인 말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게하는 우리 어른들에게 과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23세기쯤에는 얼마나 많은 악행을 거듭해야지만 살아날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질
것인가?
나는 이런현실에서 나부터 선량해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지 나로인해 남이 받을 상처를 최소화하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존경받는 삶이며 후회없는 삶인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내가
사회에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 확실히 말해줄 수 없음에 난 오늘도
저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보면서도 이해 반 씁쓸함 반 만을 채울 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나부터 정화되기 전까지 세상의 모든 악행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아무도 그 자격을 부여해주지 않았기에...

꿈과 현실의 혼돈에서
내가 먹히지 않으면
네가 나를 먹어버리는
아마존의 정글법칙이
빌딩 숲 속을 사는
오늘의 우리를 흔들고 있다.

작은 애벌레 같은 소시민들은
규칙을 앞세운 개미군단의
집단구타에 스러져가고,
그 개미들 또한
더 큰 눈동자의 포식자를 위한
하룻꺼리에 시간을 잠식당하며,
결국엔 모든 것을 위해선
하나를 위해 내 인생을
저당 잡히며 사는 오늘.

죽지 않으려 산다.
먹히지 않으려 산다.
너의 위에 강한 자가
되기 위해 산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한
행복을 꿈꾸며
나는 이 현실을 살아간다.

南周熙: 꿈과 현실의 혼돈에서 내가 먹히지 않으면 네가 나를 먹어버리는 ,,, 현실의 세계를 좋은 수필로 접하고 갑니다 ... 언제나 건강 하세요
-[06/29-22:55]-

김형출: 회장님<허와 실> 현실을 예리하게 그려내신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09/02-15:32]-

서명자: 내가 너를 향해 쏘지 않으면 네가 나를 쏘기 때문에 총을 쏘아야 하는 ....
명분도 철학도 없이 다만 살아 남기 위해..라는 이유로 시간을 대출받는
우리의 자화상이 슬픕니다.. -[09/18-23:26]-

김희자: 많이 배웠습니다. 철학적으로 사물을 정시하는 예리한 사고력에 깊이 머리숙이며 더 멋진 수필을 기대합니다. 항상 나는 왜 이런 사유를 가질수없을가가 안타까울뿐입니다. -[01/05-17:37]-

엄동화: 안녕하세요? 좋은 글 뵙고 갑니다. -[02/25-07:37]-

장강현: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한
행복을 꿈꾸며 나는 이 현실을 살아간다....
동감의 마음으로 많은 것을 느끼며 생각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04/16-12:50]-

김락호: 오랜만에 들러 다녀가신 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로 또 뵙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날 되십시요 -[04/17-02:48]-

김경렬: 회장님의 예리한 통찰 동감입니다. -[04/30-09:35]-

김경렬: 실수로 올라 갔네. 회장님 컴맹이라서.....죄송합니다. -[04/30-09:38]-

문성진: 슬픕니다. 도서관에 앉아서 짓밟기 위해서 펜대를 굴리는 친구에게 긴 머리를 뒤로 묶고 글을 위해 펜대를 굴린다고 이야기 하였더니, 보이지 않는 냉소와 싸늘한 표정뿐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 힘든 세상이라 생각합니다. 하물며 고전까지 현실에 맞추어 새로 재해석을 합니다. 길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더 추스려 봅니다. 주말 잘 지내십시오. -[05/28-14:34]-

舌覺이진영: 네~~현실의 허와 실 정말 가슴을 콕 찌르는 한 말씀 인간은 절대 정화되지 않습니다. 과연 몇사람이 정화가 되었을까요? 건강 건필하소서~~ -[01/16-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