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채영제
ㆍ작성일	2018-03-04 19:52

ㆍIP: 1.xxx.187

(소설) 샛디이야기. 17

샛디이야기. 17

- 살육(殺戮) 예비 -

특무대 사무실에서 외삼촌 홍기는 책상 위에 양다리를 올리고 앉아서 빈담배를 문 채 입술을 앞으로 쑥 내밀며 지난밤에 있었던 일에 대하여 눈을 감고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 그 상이군인 종간나 새끼까진 그렇게 처단할 필요가 있었을까... 만약 나도 잘못하면 그 새끼같이 당하지는 않을까? 아니야. 아니야... 기건 아니지. 나는 빨갱이 잡는 사람이야. 대한민국에 죽도록 충성하는 사람이야. 나라가 바로 서려면 빨갱이 새끼들부터 잡아 죽여야 해. 싹순부터 싹뚝 싹뚝... 맞아... 맞아.

외삼촌은 새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부대원 몇 명을 풀어 근 일주일간을 재종조 집 근처에서 잠복하던 끝에 다섯 명의 사내를 붙잡았다.

그중 세 명은 관할 경찰서 대공과 형사였고 나머지 두 명은 정체불명의 인물이었다.

형사들은 신분증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방면하고 정체불명의 두 놈에 대하여는 신체수색을 하였다. 상이군인이란 자는 상이군경증을 소지하고 있었고 다른 한 놈은 20대 청년으로서 육군하사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건 무언가 이상하였다.

처음에는 단순 부녀자 공갈사건으로만 생각하고 야구 방망이로 몇 대 때리고 끝내려 하였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 군인은 000 부대장 명의로 된 휴가증을 제시하였는데 육안으로 볼 때도 허접하기 짝이 없는 엉터리 휴가증이었고 즉시 조회한 결과 위조된 것이다.

더욱이 미친놈 같이 길길이 날뛰는 상이군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씨팔, 나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란 말이오.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중위란 말이요. 그라고 저 계집의 남편은 빨갱이란 말이오. 빨갱이…….

대공형사가 내사하고 있었던 상황과 이 미친놈이 지껄이는 소리 등등 모든 정황들로 보아 그 배경이 아무래도 대공사건과 연루되어 있는 것 같았다.

외삼촌 특유의 동물적 육감으로는 지날칠 수 없는 사건으로 이 두 명을 쓰리쿼터에 태워 바로 특무대 사무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경비전화를 걸어 대공과에서 내사 중에 있는 보고서 파일을 즉시 가져 오라고 닦달하였다.

이건 즉시 보고(卽報)깜이었다.

바로 텔레타이프로 특무대장에게 즉보하였다.

다음날 상부에서 엄청난 명령이 내려왔다.

- 본 사건은 미국 CIA에서 내사 중인 사건과 동일함. 체포한 2명은 부산항만 노조에 침투해 있는 북괴 간첩과 접선 중에 있음. 즉시 두 명을 긴급구속 후 철저히 조사하여 노조 내 간첩망을 일망타진할 것. 구금한 두 명의 신병에 관하여는 상황이 종료될 시 규칙대로 신속히 처리할 것. 단, 그 한명의 인적사항은 ‘姜仲晳’ 으로 하되 북괴 공작원의 만행으로 발표할 것. 이상.

뜻밖에 대어를 낚았다.

준위(准尉) 계급장이 눈 앞에 선하였다.

- 드디어 내레 꿈에 그리던 준위가 되는군... 난숙아. 고맙다. 고마워.

*

다음날 아침. 부대원 5명을 데리고 가서 J 경찰서 유치장에서 두 명의 신병을 인수하였다.

그리고 양팔을 뒤로 꽁꽁 결박하고 검은 천을 뒤집어 씌운 후 쓰리쿼터에 태워 암남동에 있는 혈청소로 데리고 갔다.

혈청소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광견병이나 천연두 등의 백신을 만들던 곳으로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곳이다. 이곳은 조선말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상범들을 끌고 와 은밀하게 처형했던 곳으로 소문나 있는 곳이다.

회색 하늘은 곧 비라도 쏟아질 듯 잔뜩 찌푸려 있고 세찬 해풍이 첩첩하게 얽히고 설켜 있는 소나무 가지를 마구 흔들어 대면서 음산한 소리를 연신내고 있었다. 지금 끌려온 두 남자는 이러한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절벽 바로 아래 바다에서 들려오는 세찬 파도소리에 벌써 쫄리어 온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먼저 육군하사 군복을 입은 청년에게

- 너,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줄 대충 알갔지? 북괴 특수공작대보담 더 무서운 사람들이야 알간?

청년은 새파랗게 질려 몸을 사시나무 떨 듯 푸르르 떨면서도 입은 굳게 다물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길게 끌 필요가 없었다.

- 야, 보라우. 내레 빨갱이들 곤죠는 이미 다 알고 있어야. 기래두 네놈들에게 우선은 이렇게 좋은 말로 하는 게 인사라는 기야... 흐흐흐.

청년은 무슨 말을 할 듯 입을 달싹거리다가 다시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외삼촌은 검은 천으로 얼굴을 뒤집어 쓴 채 꿇어 앉아있는 청년을 몇 분간 지그시 내려다보다가 이윽고 짱 하는 소리로

- 이 새끼. 기래...? 내레 너들 빨갱이들은 원래 악질인 줄은 다 알고 있다 기랬지. 그러나 기딴 건 내한텐 안 통해. 알갔어?

청년은 모든 걸 체념한 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 ... 죽이시오. 나는 죄 없소.

- 흐흐흐. 죄 없어? 야야, 죄 없는 사람을 왜 죽이네? 이거 젊은 놈이 영 맹랑하구나야.

옆에 부하들을 향해

- 야, 고 병신 새끼 일루 끌고 와.

잠시 후 상이군인도 얼굴에 검은 천을 뒤집어 쓴 채 끌려와 청년의 맞은편에 꿇어 앉혀졌다. 외삼촌은 가슴을 발길로 툭 차며

- 야, 병신. 너 이름 뭐가?

상이군인은 순간적으로 혼이 빠져 오줌을 찔끔 쌌다.

- 예. 만수(萬壽)... 강만숩니다... 바른대로 말을 할 테니 살려주십쇼. 제발.

- 그래. 바른 말만 하면 내 살려주지. 여긴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야. 네놈들 모가지를 짤라 바다에 쳐넣어두 아무두 몰라. 알갔어?

- 바른대로 말하겠습니다. 저가 살기 너무 어려워 그만 빨갱이들에게 넘어가고 말았어요. 제발... 제발 살려주시오. 저도 한때는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 했던 국군 장교가 아닙니까... 무슨 말이든지 아는 대로 다 이야기 하겠습니다.

- 좋디. 그래야. 살디... 너 이 새끼 알디?

- 예... 예... 알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알아?

- 한... 석 달 전에 이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이 우리 집에 찾아와 쌀 한말과 돈10만원을 주고 갔어...요. 그 후에도 몇 번 만났어요.

- 또 한사람은 누구가?

- ... 그건 ... 그건 저가 잘 모릅니다. 이 사람에게 물어보시면 알 겁니다....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 그래서 무슨 말을 했어?

- 그냥 ... 저보고 미제(美帝)와 이승만을 위해 희생했는데 왜 보상도 못 받느냐? 그러면서 저가 이승만에게 속았다고 하였습니다.

- 누가 기랬어?

- 이 사람도 그랬고 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상이군인의 얼굴에서 검은 천이 벗겨졌다.

- 이 새끼. 맞디?

- 예, 이 동무... 아니 이 친구가 맞습니다. 맞아요.

다시 청년의 얼굴에서 검은 천을 벗기고 심문하였다.

- 야, 이 새꺄. 이 말이 맞나? 안 맞나? 고거만 말하라우.

- ... 나는 이 사람을 몰라요. 그냥 죽여 주세요.

- 흐흐... 이 새낀, 제법 고순(高手)데 기래. 대단한 빨갱이야... 안 되겠 어.

옆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 야, 고거 냉큼 개져오라우. 이 새낀 아무래도 어델 짤라버려야겠어.

잠시 후 길이 약1미터 정도 되는 작두 하나가 그 청년 앞에 놓여졌다.

김병근 2018-03-05 15:03	어제밤 뇌성번개 귀곡성처럼 울부짖는 바람 쏟아지는 빗물 초봄의 숨소리 진통을 앓았을 것을~~~ 화사한 햇볕 얼굴 내밀때면 움튼 꽃 몽우리 예쁜 단장하여 봄 노래 하겠지요 어제의 뇌성번개 봄의 시샘 찬바람이 옷깃이 춥습니다 이러한 날씨에 건강 유념 하시옵고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의 곱게 집필하신(소설)샛디 이야기.17 글 속에서 고운 글향을 느껴 봅니다 시간 내어 차근 차근 시인님의 장편 글을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부산 기장의 햇병아리 부산지회 문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인님 오후시간 힘차고 활기차게 빚어 가시옵고 감기 조심 하십시오 채영제 시인님^.^

(단편. 개작) 타잔의 울음소리가 아파트를 붕괴시켰다

(소설) 샛디이야기.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