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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종영 문학서재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8-04-06 00:37

ㆍIP:

나비가 어둠속을 날아야하는 까닭
나비가 어둠속을 날아야하는 까닭 / 雲悲박종영

가끔 이렇게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면
바람이 솔 향기처럼 불어와 맨 가슴을 두드립니다
가을이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내게 다가오고
차가운 기온이 내 옷깃을 파고들면 단풍은 더 붉은 숲으로 들어갑니다
오늘은 당신 모습이 무척 그리워 당신 모습을 닮으려고 꽃을 한없이 쳐다보지만
꽃은 어둠 컴컴한 방안에 홀로 누워 허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진한 당신의 숨결이 내 귓불을 핥고 지나갑니다
벽 속에서 불쑥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고 한쪽 벽이 벌떡 일어나 내게 넘어집니다
안간힘으로 벽을 받친 손바닥이 피멍이 들어 꽃물처럼 젖어들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새들이 충혈된 눈동자를 굴리며 새벽 안갯속으로 날아가고
어둠은 방고래 구들장처럼 새까맣게 그을렸습니다
밤하늘을 훨훨 나는 나비 한 마리가 삶은 계란에 숯검정을 묻혀 먹고 있습니다
붉은 황토를 바른 나비는 어둠 속 호숫가에서 지친 제 몸을 씻고
나비의 날개를 뭉게구름 위에 올려놓고 말리고 있고요. 그 사이로 납작하게 접혀진
바람이 살짝 위로 띄우면서 가늘게 일어섭니다
어둠의 깊은 수심이 강물의 깊이를 재고 수직으로 세워진 집념들이 집요한 공격으로
헐렁하고 연약한 연체동물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오만과 질긴 생명력을 지닌 풀뿌리들의 번식력만이 견디며 방어하는 현실인데
나약한 날개 한 쌍을 펄럭이며 험한 세상에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살아온 당신이 참으로 대견스럽습니다
밤의 종착역에는 지친 하루를 뉘이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나비들이 지쳐 있고
낯선 이방인들이 부두에서 빠져나와 정박해 있는 낡은 폐선들을 깨워 어디론가 떠나갑니다
멀리서 밤의 물결들이 파도처럼 일렁이며 어둠 속을 헤치며 지느러미도 없이
거친 물살을 일으키며 사라집니다
안개등 꼬리를 물고 지나가는 어두운 밤바다는 어부들이 잠든 포구에서
갈라진 혓바닥 같은 입으로 길들을 뽑아내고는 까만 어둠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다
옆구리가 접혀지는 늙은 나비의 무릎을 베고
나이 어린 꽃 이파리 하나가 방금 잠이 들었습니다
허름한 부둣가의 술집에선 막걸리가 비릿한 노래를 부르고 비린 혀를 내밀어
물거품들을 걷어올리고 있습니다
슬프게 제 몸 펄럭이는 폐선의 깃발이 더욱 붉게 나부끼는 것은 바다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네의 처량한 노래가 가슴속에 한이 되어 울부짖는 표현일 것입니다
어두운 밤하늘은 섬 하나를 삼키고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날고
저마다 가슴속에는 깊은 시름으로 한 맺힌 사연 하나 간직하고 사는 까닭을 압니다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젖은 어둠의 물결 위에 섬 하나 둥둥 띄워놓고 부레옥잠처럼
공방하나 띄우고 살지 못하는 이유를 나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어두운 그들의 가슴속에 바다를 가두고 사는 까닭을 알까요?
이 넓은 세상에 둥지 하나를 틀지 못하고 떠돌이 인생으로 잠들지 못하는 섬을 안고
솟대 하나 품고 들풀처럼 살아가는 늙은 나비의 마음을 저 노부는 바다의 몸짓으로
가슴속에 바람의 날개를 접지 못하는 까닭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 영: ~.~*
고맙습니다, 雲悲 박 시인님!

"어두운 밤하늘은 섬 하나를 삼키고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날고
저마다 가슴속에는 깊은 시름으로 한 맺힌 사연 하나 간직하고 사는 까닭을 압니다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젖은 어둠의 물결 위에 섬 하나 둥둥 띄워놓고 부레옥잠처럼
공방하나 띄우고 살지 못하는 이유를 나는 알고 있습니다"

雲悲 시인님의 시편은 언제나 '꿈의 노래'입니다.
깊은 詩心에서 올려지는 말간 영혼의 노래입니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혼자만의 섬을 간직하신 시인님!
멋지고 아름다우십니다.
또한, 부럽습니다.
그리고 샘이 납니다.
雲悲 시인님, 환절기 건강 더욱 잘 챙기시고
늘 행복하시고 강녕하소서!

* 어제, 80 노모님 모시고 '텔미' 춤 잘 추셨나요?
.....ㅎㅏ늘.
-[04/06-05:55]-

仁守/정 용 하: ...늙은 나비의 마음을 저 노부는 바다의 몸짓으로
가슴속에 바람의 날개를 접지 못하는
까닭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깊고도 오묘한 시인님 의 시심속을 들여다 보려고
나비를 붙잡고 한참을 애를 써봅니다
봄바람에 행복한 마음도 함께 하시길 빕니다 -[04/06-12:32]-

소정 김미애: 어두운 밤하늘은 섬 하나를 삼키고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날고
저마다 가슴속에는 깊은 시름으로 한 맺힌 사연 하나 간직하고 사는 까닭을 압니다

나비가 어둠속을 날아야하는 까닭...
오늘의 숙제로 미뤄놓고 차분히 풀어가야겠습니다..
늘 상상과 풍부한 시심으로 풀어내시는 시인님의 세계가 부럽습니다.
주말도 행복하시구요^^ -[04/06-15:28]-

雲悲/박종영: 부끄러운 글에 이렇게 코멘트를 주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항상 잊지않고 찾아주시는 시인님들
신 영 시인님
정용하 시인님
김미애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휴일
기쁨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04/06-18:34]-

오종환: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바다의 몸짓으로 가슴 속 바람의 날개를 접지 못함에 저도 시인님의 글밭에 앉아
잠시나마 쉼 얻고 갑니다.
내려두신 마음 고운 시어에 감사합니다. 늘 건안건필 하세요~^m^* -[04/07-00:15]-

정병옥: 박종영 시인님..
어둠에 갇힌 나비가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엔
힘찬 날개짓으로 발돋움했음면 좋겠네요..
귀한 글편에 다녀갑니다..
오늘도 멋진날 되세요^^ -[04/07-11:07]-

박걸주: 박 시인님, 안녕하세요.
저마다 가슴속에는 깊은 시름으로
한 맺힌 사연 하나 간직하고 사는...
늙은 나비의 마음을
저 노부는 바다의 몸짓으로...
나비가 어둠 속을 날아야 하는 까닭...
마음 앓다 갑니다.
고우신 봄날 되세요. -[04/07-12:09]-

雲悲/박종영: 포근한 봄날 입니다
다녀가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오종환 시인님
정병옥 시인님
박걸주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04/07-15:56]-

박 경 순: 봄꽃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는 이 봄 날
늙은 나비가 어린 꽃잎을 잠 재워야 하는 시인님의 사연
마음 찡 해 옵니다
나비는 원래 어둠 속을 날지 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둠 속을 날아야만 하는 그 까닭
깊이 헤아려 보다가
그 사유의 깊이를 놓쳐 버렸습니다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하는 저의 얕은 시 읽기에
죄송합니다

좋은 봄 날 되세요 *^* -[04/07-16:44]-

안백수: 어둠속을 날더라도 그 꿈을 잃지 않는 나비이기를 빌며
항상 강건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도 기쁨안에서 성취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봄날입니다. 고운 날들만 보내소서. -[04/07-21:22]-

雲悲/박종영: 고운걸음하신 박경순 시인님
안백수 시인님
소중한 방문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봄날 아름다운꽃구경하시길요.. -[04/08-09:23]-

가원 김정숙: 어둠속에 날개 퍼득이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둥지잃은 슬픔이
반복되는 날, 시인님의 귀한 글향기에
젖어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기쁨 가득한
4월이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
-[04/08-19:15]-

최평균: 무릇 모든 사물의 부스럭 거림도
모두 사유가 존재 하겠지요.
그들의 몸짓을 통역하는게
시인들의 사명인가 합니다.
박종영 시인님 잘 계시지요?
시인님의 어길수 없는 자연의 순리에
머물다 갑니다.
때론 시인의 고집으로 어겨버린......
행복한 밤 되시길...... -[04/08-21:37]-

손기문: 雲悲/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저는 아직 미숙하여 나비의 날개 짓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날 수있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만족하려 합니다.
달콤한 꿀을 많이 채집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고기잡이가 만선이 안되어도 그냥 돌아 오겠습니다.
찾아 오는 나비가 없어 그냥 혼자 외로히 어둠속을 날아갈
수 밖에 없는 처량한 불나비가 되고 싶습니다.
시인님께서는 이제 낮이 긴 화창한 봄날이 돌아왔으니 어둠속을
날지 마시고 마음껏 청산의 꽃을 찾아 날아 보시기 바랍니다.
깊은 시심에 한참을 머물다 가옵니다. 저는 어둠속으로 다시 날아갑니다.
행복이 가득한 봄날 되시기 바라며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04/08-23:18]-

시원/이길선: 박종영시인님! 안녕하세요 늦은 걸음에 밉다고 하시면 다시 돌아서렵니다 ㅋㅋ
어제나 한결 같으신 시인님의 마음 열람해 보고싶으네요
아련하려는데 카리스마도 일가격을 가해버리니 주춤이는 마음의 물결
시인님을 향합니다 - 봄이라서 그런가요 - 보고싶다는 마음 뿐
매번 더딘 발걸음도 양해를 구합니다 - 그냥 잊혀지지 않을 만큼에서 또 뵙자구요 - 늘 건안하시구요 - 행복하세요 시인님! -[04/09-02:14]-

雲悲/박종영: 소중한 방문하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오늘은 선거일인데 봄비가 하염없이 대지를
적셔주고 있습니다
꿈틀대는 생명의 태동을 지켜봐 주시듯이
움터오르는 하루의 결말이 늦은 저녁이면
약속이나 한 듯이 밝혀지겠지요
김정숙 시인님
최평균 시인님
손기문 시인님
이길선 시인님
행복한 하루 기쁨으로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04/09-15:05]-

꽃상여

호수의 아침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201	사람이 그립다.	38	박종영	2011-02-22

200	끈	23	박종영	2013-06-14

199	겨울비	23	박종영	2009-12-11

198	봄 언저리에 내가 서있다	21	雲悲/박 종영	2007-04-10

197	봄 풍경	20	박종영	2010-05-01

196	봄의 독백	20	雲悲/박 종영	2007-04-16

195	천년 고목	19	雲悲/박 종영	2007-03-20

194	동행(同行)	18	雲悲/박종영	2008-03-27

193	돌아오지못한 것을 위하여	18	雲悲/박 종영	2007-06-18

192	질경이 사랑	18	雲悲/박 종영	2007-06-14

191	크로마뇽인 진화론 2	18	雲悲/박 종영	2007-05-02

190	시를 쓰매	17	雲悲/박종영	2008-04-21

189	우주인을 사랑한 들꽃 한 송이	17	雲悲/박종영	2008-03-18

188	호두알 두엇	17	雲悲/박 종영	2007-05-28

187	벚꽃	16	박종영	2013-04-16

186	꽃상여	16	박종영	2009-01-13

185	나비가 어둠속을 날아야하는 까닭	16	雲悲/박종영	2008-04-06

184	호수의 아침	16	雲悲/박 종영	2007-09-03

183	왜목포구에서 3	16	雲悲/박종영	2007-06-23

182	유년의 지우개	16	雲悲/박 종영	20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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