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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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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안계종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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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안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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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7-09-26 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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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길 수고입니까?]
[무엇을 남길 수고입니까?]
안계종
어느 날 시골 장터에서
이윤을 100% 남긴다는 태극기 파는 사람이
50% 남긴다는 과일 파는 사람에게
''많이 남는 것을 팔아야지, 그게 뭐고!'' 하더랍니다.
잠시 후에 200% 남는다는
고무줄 파는 사람이 태극기 파는 사람한테
''그것도 장사라고 최소한 두 곱은 남아야지
오늘 중 돈 좀 만져보겠나?'' 하더랍니다.
저녁이 돼가면서 파장이 됐는데,
결과는 원가 대비
과일 장수는 오만 원짜리 사과 한 상자를
십만 원에 팔아서 오만 원의 이윤을 남겼고,
태극기 장수는 오백원짜리 태극기 한 장을
오천 원에 팔아서 사천오백 원의 이윤이 남았고,
고무줄 장수는 십 원짜리 고무줄 한 줄을
천 원에 팔아서 구백구십 원이 남았답니다.
이윤이 많이 남아
큰 수익이 날 줄 알았지만
각각 장사꾼들의 손에 남은 돈은,
과일 장수 오만 원,
태극기 장수 사천오백 원,
고무줄 장수 구백구십 원이었습니다.
그날 밤, 과일 장수는 호텔로 가고,
태극기 장수는 여관으로 가고,
고무줄 장사는 여인숙으로 가서
자더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이 남을 것 같이
각각 판매 품목을 선정하고
많이 남을 이윤을 생각하며
적게 남을 상인을 손가락질했지만,
결과는 원가 대비 이윤의 폭은 컸으나
품목에 있어서 소비촉진의 문제가 있는
잘못된 품목 선택으로 실제 남은 돈은
판매 숫자와 관계없이 터무니없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팔고 많이 남고
많이 팔고 조금 남는 것이 문제라거나
한탕주의만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지만,
상인이라면 판매할 품목 선정에 있어
신중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교훈이라 할 것입니다.
심고 거둠에도 씨앗이 문제입니다
무엇을 심고 얼마나 거둘 것입니까
죽을 만큼 수고하였을지라도
거둘 것이 별로 없는 현실이라면
잘못된 선택입니다
상품을 잘 못 선택하면
100%, 200% 남는다 해도
주머니에 남는 돈은 한 상자 판
과일 장수만도 못하니 쥐꼬리만큼입니다.
같은 장날, 장사는 같이했어도
상대를 무시하고 자신만만하였으나,
선택에 남은 결과는 달랐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사는 동안
농사꾼이며 장사꾼입니다.
같은 세상, 같이 살아가더라도
남기는 것은 다릅니다.
누구를, 무엇을 선택하고
좋은 것을 얼마나 남겨
어디에서 평안히 쉴 것입니까?
나는 오늘도 모두가 살 수 있는
거룩한 사랑을 선택하고,
그 사랑을 나누며,
더 큰 사랑을 남기려 합니다.
세상은 돈이 없어 기갈 함이 아니라
사랑이 없는 갈증의 문제입니다.
오늘도 좋은 것을 많이 심고 많이 거둡시다.
(2017.9.26)
/
<의미>
'선택과 방향' & '과정과 결과'를 소중히 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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