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6-18 08:49

ㆍIP:

월척
월척 / 임정수

바다 낚시를 갔다.
민물 낚시를 즐겨하는 나로선 선상 낚시는 꿈도 꾸질 못한다.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바다 낚시에 대해선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적한 바닷가로 갔다.

기장에서 월례 방향으로 해안 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니,
괜찮다 싶은 곳엔 이미 많은 강태공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냥 달릴 수 만은 없었기에 한쪽에다 주차를 시켜놓고 나도 낚시 대열에 합류를 하였다.

거친 파도가 밀려와 발 밑을 위협했지만 파도의 기세에 주눅이 들 리가 없는 나였다.
낚시를 끄내어 미끼를 달고 던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선 낚시 조황이 좋았던지 많은 사람들이 회와 매운탕으로 이미 얼큰하게 취해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딜가나 술이 빠지면 안되는 모양이다.
그들 중엔 벌써 취해서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사람들도 몇몇이 보였다.

일행 중 하나가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걸 보자, 나는 못 본 척 낚시를 올렸다.
덩치가 크고 조금은 무식하며 미련해 보이는 듯한 사람이었다.
그다지 좋은 인상이 느껴지지 않는 걸로 봐선 아마도 시비를 걸려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예상대로 그는 이 주변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치 전세라도 낸 것처럼 기고만장하여 시비를 걸어오는 것이다.
술 취한 사람과 시비가 붙어봤자 나한테는 득이 될 게 없으므로 대꾸도 하질 않았다.
술기운에서 인지 갈 수록 잘난 체하며 시비를 걸어오는 것이다.
귀가 따가웠고 귀찮았기에 애궃은 낚시만 올렸다 던지곤 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아무런 말대꾸도 하질 않으니 이내 제풀에 지쳤는지,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얼른 얼른 가버리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낚시를 끄냈다 다시 던졌다.
그때,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하필이면 돌아서 가려는 그 남자의 등 부분에 낚시가 걸려 버리는 것이다.
미처 낚시를 거두어 들일 새도 없이 그 남자는 내가 던진 낚시 바늘에 의해 중심을 잃고
곧장 물 속으로 곤두박질을 쳐버렸다.
어찌되었 건 모든 걸 다 제쳐두고 그 남자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이지만,
모른 척하며 줄을 끊어 버려야만 했다.
그리곤 얼른 다른 추와 낚시 바늘을 매달았다.

물에 빠진 남자의 일행들이 무어라 소릴 지르며 달려왔다.
옆에서 사람이 빠졌는데도 어쩜 그렇게 무관심 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
사실, 파도 소리도 시끄럽지만 술취한 남자의 떠드는 소리가 더 시끄러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둘러대었다.
일행들이 달려와 남자를 끌어올렸을 때 그 남자의 등부분에서 줄 끊어진 낚시를 발견했지만,
내가 그들이 보란 듯이 미끼를 매달고 낚시를 던지니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는 식으로 째려 보는 것이 아닌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더 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하게 될 지를 모르겠다.
오늘 낚시는 틀렸다며 서둘러 낚시를 거두어 들이곤 그곳을 도망치 듯 빠져 나왔다.
물에 빠진 남자는 멍하니 나를 쳐다 보았고,
일행들은 금방이라도 달려 들 기세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찌되었 건 오늘은 물고기를 한마리도 잡질 못했지만 월척 하난 확실히 잡은 셈이었다.
비록 술에 취해 말이 많은 월척이었지만...

김영진: 임정수 시인 수필가님 안녕하시요.
월척이 그리크니 힘에부쳐 농락 하였구려......
그동안 잘 계시지요?
이곳 남해도 차츰 더위가 오려는가 봅니다.
점점 더위가 몰려 올터이니 건강을 제일로 생각하시고
하시는 일도 잘 이끌어 큰 성과를 얻으시길 빕니다.
늘 건강하세요. -[06/18-11:41]-

최평균: 하하하 그렇게 말 많은 월척은 등을 꿰는게 아니고
말 많은 입을 꿰어야 할텐데 조금 잘못 했네요.ㅎㅎㅎ
임정수 시인님.
기장 에서 동으로 해안길 타고 가면 끝나는 곳에
비닐하우스 쳐 놓고 바다장어를 번개탄에 구어주는
그곳도 참으로 추억에 남는 곳입니다.
시인님의 바다낚시에 제 가슴에 숨어 있던 송정 바다가
슬며시 떠 오르는군요.
그곳에 토끼와 거북의 경주에 열심히 응원하는
나뭇군과 늙은 선녀 할머니도 있을런지...ㅎㅎㅎ -[06/18-23:17]-

임정수: 안녕하세요. 김영진 시인님! *^.^*
요즘은 너무나 바쁘고
골치가 아플 정도로 신경을 쓸 일이 많다 보니
시 서재엘 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잊지않고 이렇게 찾아주시니
힘들고 어려운 삶 속의 즐거움이랄지...
기쁘고 감사해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추진 하던 일에 차질이 생겨서
제 뜻대로 되질 않아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저도 잠깐 잠깐 씩 수필 서재에만 겨우 들렀다 나가곤 하는 형편이라
시 서재엘 들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시간은 없고....솔직히,
수필 서재엔 몇 군데 들러질 않아도 되지만,
시 서재엔 일일이 다 들를려고 하다 보면 그날의 일도 안되고,
조금씩 들러서 인사를 드리는 것도 생각을 해보았지만,
심난한 마음의잘 안되더군요.

어느정도 일에 여유를 가지고
마음또한 안정을 되찾으면 예전처럼 웃으며
여기저기 다닐 수 있겠지요.

이번주 부터는 장마가 시간 될 거라는 일기 예보입니다. -[06/19-08:50]-

임정수: 비 피해 입지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잘 하시고
건강한 여름을 나시길 빕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 -[06/19-08:51]-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평균 시인님! *^.^*
기장쪽으로 가다 보면 해운대를 지나서 나오는 곳이 송정인데요,
저도 옛날엔 달맞이 고개를 지나서 송정으로 자주 가곤 했었답니다.

송정에서 제 팔뚝 굵기나 되는 장어도 잡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마리를 잡았었는데요, 50만원에 팔았답니다.

비 오는 날 새벽에 낚시로 잡았는데요,
담아 올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1미터 정도 낚시줄을 잘라 그것을 나무에다 매달아
어깨에다 걸치고 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는 50만원에 팔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팔게 되었었답니다.

그 후에 들기로는 50만원에 사간 그사람...
백만원에 팔았다는 소문이 들리더군요.

지금은 부산에서 송정이 두 곳이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

해운대에서 기장 쪽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송정하고요,
명지나 녹산 쪽에서 진해 방면으로 넘어가다 보면
송정이 또 있답니다.

그래서 누가 물으면 어느 쪽 송정이냐고 묻는답니다.
ㅎㅎㅎㅎㅎㅎ -[06/19-09:00]-

최평균: ㅎㅎㅎ 그래서 해운대구 송정에서 받아야 될 택배가
진해쪽의 송정으로 가서 헤메는 바람에
업무에 차질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긴급히 본사에 요청한 물품이었는데 말이죠.
송정 바닷가의 '바다풍경'이라는 라이브 호프집 털보 사장은
내 친한 친구랍니다. 그래서 더 생각이 나지요. -[06/19-10:15]-

임정수: 5년 전까지만해도 해운대 쪽의 송정으로 민물 장어를 잡으러 많이도 갔었고,
진해쪽의 송정도 수 없이 지나다니곤 했었답니다.

요즘은 국내산 실뱀장어론 타산이 맞질 않는다며
양식 업자들이 수입을 선호하는 바람에
실뱀장어를 잡으런 다니진 않고 있습니다.

다음에 귀촌을 하여 자리를 잡게 되면
조그마한 연못(양어 시설..)을 만들어
틈틈히 실뱀장어를 잡아서 키울 계획입니다.

물론, 장어 뿐만 아니라 잉어, 붕어, 가물치, 참게...등도
양식을 할 계획이고요.

정식으로 숙박 시설을 꾸며서
손님을 받거나 하진 않을 것이지만,
가끔은 도심을 벗어나 가족 단위로 주말을 보내거나
휴가철에 마음 편히 놀다가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랍니다.

텃밭엔 고추며 오이, 가지...등
반찬거리가 널려있으니 반찬 걱정이 없고,
토종닭이며 토끼, 염소...오리도 풀어놓고 키울 예정이므로
고기도 신경 쓸 게 없고요,
논에는 벼농사(무농약/오리, 붕어, 참게,우렁이를 풀어놓고...)를
지을 것이 -[06/19-12:12]-

임정수: 니 입만 와서 놀다가 먹고 가면 되도록 할 계획이랍니다.

아직은 뜻되로 되질 않아 제자리 걸음으로 머물러 있지만,
머지않아 꿈을 이룰 수 있을리라 생각 해봅니다. -[06/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