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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3-24 10:22
ㆍIP: 223.xxx.142
인간은 공포에 굴복한다,그러나 끝내 이겨낸다
인간은 공포에 굴복한다, 그러나 끝내 이겨낸다

        권영심

폴란드 오시비엥침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들이 유태인들과 양심수들을 가두고 죽이기 위한 곳이었다
약 600만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 중 유태인은 이삼백만이 된다고 한다
그 처참하고 말로 표현할수 없는 참혹함은 독일인들의 기록으로 그대로 드러나 있다
나치들은 자신들이 패배하리라고 절대 상상조차 하지 않았기에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패전에도 미처 없애지 못하고 세상에 그대로 드러났다
말 그대로 아우슈비츠는 지옥이었으며 지금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단어에 전율한다고 한다
그런 아우슈비츠에 단 한 번 천국이 열리고 머물렀다
1941년 7월  한 수감자가 탈출했고 나치는 그 댓가로 열 명을 무작위로 뽑아 아사형을 집행하려고 했다
열 명 안에 뽑힌 사람들은 그나마 먼저 죽는 것에 절망했으나 그 중에서도 한 사람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나는 꼭 살아서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고 울부짖는 젊은 남자를 나치들은 폭행하려고 했으나 그 때 한 사람이 나섰다

-내가 저 사람 대신 죽겠소
저 사람을 놔 주고 나를 아사형에 처해 주시오 -
그는 폴란드인 신부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 신부였다
유대인 탈출을 도운 죄로 아우슈비츠에 수감되었지만 형기만 채우면 풀려나갈 수 있었다
나치들은 그를 말렸지만 그의 결심은 단호했고 그는 아사형에 처해진 죄수들과 함께 지하 감옥에 수감되었다
죽을 때 까지 물 한 모금 주지않는 끔찍한 시간들이 흐르고 고통에 찬 비명과 저주가 감방을 채웠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이었다
감옥을 지키던 간수들은 곧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아무것도 못 먹고 마시지 못 하는 것은 같지만 사람은 체력에 따라 죽음의 시간이 달라지기 마련.
세상을 저주하고 옆의 동료를 음식으로 착각해서 물어 뜯으려던 사람에게 자신의 손을 물려 주며 껴안고 기도하면서 눈물로 그 얼굴을 적시는 콜베 신부의 기도와 성가는 감옥을 천국으로 가는 게이트로 바꾸어 놓았다

-형제여
이제 당신은 하느님 나라에 있을 겁니다
편안히 눈을 감으세요 -
아귀보다 더 무서운 형상이었던 죄수의 얼굴은 마치 천국을 본 듯 환해지며 기쁨으로 넘치면서 마지막 말을 속삭였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매일 시신을 가지러 오는 나치들은 그토록 평안한 얼굴의 시체를 소각장에 던지면서 왠지 모를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고 후일 진술했다
가느다란 목소리들이 합쳐진 기도와 성가가 끊이지 않았으며 아홉 번 째의 동료까지 보낸 뒤 2주가 넘도록 살아있는 콜베 신부를 두려워한 나치는 결국 독극물을 주사해서 죽였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죽음의 장소였으나 천국의 성가와 기도가 끊이지 않았던 기적을 보았습니다 -
당시 간수는 후일 그렇게 고백했다
나는 지금 카톨릭 성자가 된 콜베 신부의 이야기가 목적이 아니다
종교를 떠나 타인의 목숨을 구하는 의로움은 설령 그 곳이 지옥일지라도 천국의 문을 열리게 함을 말하고 싶었다
공포에 굴복할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그 공포가 극복되어지고 난 후의 인간은 그 무엇보다 위대하다

우리는 지금 바이러스 공포라는 형체 없는 괴물에게 사로잡혀 나 외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는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 감옥에서 콜베 신부와 다를바 없는 의료진들과 수많은 봉사자들이 죽음의 고통을 이겨 내면서 이 시간에도 승리하고 있다
그런데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이 무서운 것인지 이 때문에 붕괴되는 모든 일상이 두려운 것인지 모를 지경으로 공포에 처해 있다
감염되면 죽을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병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건만 왜 이렇게도 공포가 만연해지는 것일까?
무엇때문에 이렇게 공포의 확산을 노리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일까?
원래 건강한 사람이 감염되어 사망한 경우는 아직 한 건도 없다
고령의 만성질환자들의 질환은 일반 폐렴에 걸려도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가장 위험한 증후가 폐렴인 것이다
나도 내가 만성질환자가 아니라면 솔직히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 위생에 힘쓰고 주변 방역에 철저하면 결코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인간들이 감염되어 온 독감 바이러스보다 독하지 않다
이런 분명한 사실을 알려주고 쓸데없는 공포에 빠지지 않도록 당국과 모든 언론이 애써야하지 않겠는가?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코리안 거부 움직임은 우리 언론의 호들갑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제 중국은 신종바이러스를 중국바이러스라고 부르지 말라고 경고까지 하고 있다
아마도 한국에 뒤집어 씌울 공산이 크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고 이 결과를 초래한 원인 제공을 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망각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모욕을 자국에 던진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콜베 신부와 같은 이 ,
이 땅의 병원마다 넘치고 있고 우리는 공포에 굴복하지 않는다.
이 공포를 의연히 이겨내고 난 후의 한반도의 봄은 그 어느 때 보다 찬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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