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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3-22 18:36
ㆍIP: 223.xxx.159
신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산다
신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산다

      권영심

한 신자가 삶이 너무 곤궁해서 매일 신께 기도를 올렸다
-제발 복권 1등에 당첨되게 해 주십시오
그리만 해주시면 주변을 돌보며 평생 신을 모시며 살겠습니다 -
그의 기도는 너무나 간절했고 하루도 빠짐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낙담한 그는 지쳐서 기도중에 잠이 들었다
꿈에 신이 나타났다
그는 너무나 기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신이여
저의 간절한 기도를 어쩌면 그렇게 외면 하시옵니까? -
그러자 신이 혀를 차며 말했다
-인간아 인간아 !!
복권을 사야 1등이 되도록 만들어주지! -

한낱 유머에 지나지 않지만 이 짧은 이야기엔 믿음의 본질이 담겨 있다
신과 인간과의 관계가 무조건적, 일방적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 주도의 의지의 믿음이 옳은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의 믿음이 이단이건 아니건 나는 따지지도 않고 공격해본 적도 없으나 또한 따라간 적도 없다
결국 믿음은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자신의 행위요 또한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믿는 그 무엇의 부름인 것이다
그것에 응답하고 하지 않고는 인간의 의지이다
복권을 사 놓고 이 복권이 일 등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믿음과 무조건 복권이 일 등되게 해달라는 믿음이 얼마나 다른가는 본인이 알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의지를 잃고 맹신하는 믿음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그것이 이단이라고 나는 정의한다

어제 일요일 대한민국의 모든 기도의 장소는 고요해졌다
수 만명이 입장하는 대형 교회도 , 작은 교회도 성당도 예배와 미사를 멈추거나 축소했다
광주대교구는 교구 설립 이후 처음의 미사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 조치를 내린 교구장님의 기도와 고뇌는 말로 다 할수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초유의 사건이다
대한민국은 종교 공화국이라 할 만큼 수많은 종교로 넘쳐 나는데 감염병으로 인해 종교 행사가 멈춘 것은 처음일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온 나라를 휩쓸며 맹위를 떨치고 있고 종교인들이 바른 호응을 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기도를 하면 하느님이 고쳐 주시고 부처님이 낫게 하실거야라고 종교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면 저 중세 때의 흑사병 유행 때의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말할수 있을까?

기도만이 살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교회로 몰려 그 결과로 감염이 치명적인 속도로 퍼져 유럽 인구의 3/2가 몰살했었다
기도의 기적이 반드시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그 기적을 위해 모이는 것도 , 성전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연적인 유행병이 휩쓸 때는 가장 먼저 내가 조심해서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그래서 홀로 간절히 기도함을 신이 외면하실까?
나는 병원에 갈 때 마다 수술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때 이렇게 기도한다
-이 의료진이 자신이 배우고 익힌대로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과 신이 주신 능력에 치유의 성령이 함께 하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그 은혜로 제가 치유됨을 알게 하시고 그 기쁨에 감사하게 하소서 -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라는 기도가 아니라 나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축복하실 것을 기도하며 믿는다
그리고 그 기도는 언제나 응답받았다

성전들이 텅텅 비어서 하나님이 화 내실까?
성전을 찾아오지 못하는 신자들을 가련하게 여기시며 우리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것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종교적으로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는 것이 가장 나쁘다
하나님이 병을 낫게 해줄 거라면서 집회에 나오라고 외치는 목사가 그가 외치는대로 진정한 목자일리가 없다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무조건의 선동만이 목적이 될 때 그 영향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형편없이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지켜 보면서 살고 있다
우리는 예언자가 아니니 앞날의 끔찍한 일을 미리 예언하여 스스로 자멸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고 휴거의 예언이 있었고 별별 지구 멸망의 예언이 있었으나 지구는 오늘도 건재하다

나는 아닐거야라고 하지 말고 내가 제일 먼저라고 생각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확진이라는 판명을 받고도 마구 돌아다니는 그 몹쓸 이기심은 자신이 중증이 되었을 때 뉘우치게 될 것이다
나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면 신께서도 그 소중함을 돌보신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살아가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은 언제나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산다
그러나 인간의 진정한 기도는 신을 땅의 인간에게로 인도하며 그 때의 신은 기적을 만드신다.
이름아이콘 권영심
2020-03-22 18:39
회원사진 		연속으로 두 번 글을 올렸는데 이제 실패하지 않고 잘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에게는 너무 수월한 일이 제겐 정말 어렵네요
내일이면 또 까먹고 못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어 뿌듯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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