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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4-19 17:31
ㆍIP: 223.xxx.229
내가 만드는 맛의 이야기
#내가만드는맛의이야기

         권영심 ( 2020 , 4,18 )

미역국 , 세 가지 버전  3

나는 국을 잘 먹지 않는다
국밥은 물론이고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국을 말하라고 한다면 미역국이다
미역을 좋아하는 건지 미역국을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으나 암튼 미역국은 언제라도 좋다
그런데 맛 없는 미역국은 절대 사양이다
미역국은 의외로 맛있게 끓이기가 힘든 국이고 그 끓이는 방법은 아마 수 백 가지는 될 것이다
제주도에서 성게 미역국 , 보말 미역국도 먹어 보았으나 내 입에 맞지 않았다
입 안에서 감도는 비린내가 비위에 맞지 않았고 미역도 입 안에 버성겼다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소고기 미역국도
끓이는 방법이 다양한데 나는 미역국을 맛있게 잘 끓이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오늘은 미역국의 세 가지 버전을 이야기하려 한다
1   소고기 미역국
재료-  미역  소고기  마늘 참기름  액젓  
         후추  
1)  미역은 미지근한 물에 담가서 불려서 깨끗이 씻어 알맞게 썰어 놓는다
2) 소고기는 양지로 준비해 잘게 썰어 냄비에 마늘과 참기름을 넣고 먼저 볶는다
처음부터 미역과 같이 넣어 볶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3 )소고기를 마늘, 참기름으로 먼저 충분히 볶은 후 물을 반 컵 붓고 미역을 넣고 함께 볶으면 미역이 아주 부드러워진다
4 ) 다 볶아진 재료에 후추를 조금, 까나리액젓을 약간 넣고 물을 부어 중간불에 끓인다
5 ) 약불에 십 분 정도 더 끓여서 간을 보고 액젓을 더 넣거나 해서 먹으면 된다

2-  거피 들깨 미역국
재료  - 미역  거피들깨가루  액젓  마늘  들기름  생콩가루
1 ) 미역을 잘 불려서 마늘  들기름을 충분히 넣고 볶는다
2 ) 충분히 볶은 미역에 물 반 컵과 들깨가루 반 컵을 넣고 볶으면서 콩가루 세 수저를 넣어 함께 볶는다
3 ) 물을 붓기 전 액젓을 넣고 조금 더 볶은 뒤 적당량의 물을 부어 끓여 낸다
국물이 걸죽한 것을 좋아한다면 들깨가루를 더 넣어도 되고 찹쌀 경단을 넣어 함께 먹어도 별미다
모든 미역국의 간은 반드시 액젓으로 하는데 어떤 것 보다 미역국에 잘 맞는다
미역을 중불에 잘 볶으면 미역국을 오랜 시간 끓이지 않아도 부드럽고 맛있다
미역을 냄비에 볶을 때 물 반 컵을 넣는 이유는 조금 자작해져서 충분히 미역을 볶을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다

3- 건홍합 미역국
재료 - 건홍합  미역  마늘  후추  액젓  참기름
1 ) 미역은 불려서 썰고 건홍합은 깨끗이 씻어 따뜻한 물에 불린다
2 ) 불린 홍합을 칼등으로 굵게 다져서 마늘 참기름과 볶다가 미역을 넣고 함께 볶는다
3 ) 다 볶아지면 후추 액젓을 넣고 조금 더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인다
건홍합을 살 때 세심하게 골라야 하는데 요즘 잘못 사면 달작지근하게 가미되어 말린 것을 살 수도 있다
그런 건홍합은 국을 완전히 버리게 되는데 반드시 맛을 보고 냄새를 맡은 뒤 골라야 한다
홍합미역국을 잘 끓이면 그 풍미가 뛰어나고 맛있다
미역국을 끓이는 부재료는 굉장히 많다

백합조개 , 흰 살 생선 등 미역은 무엇이나 잘 어울리며 맛을 낸다
간단하고 쉽게 끓이지만 그만큼 세심하게 정성을 기울여야만 원하는 맛을 얻을 수 있다
마른 미역을 잘 씻고 충분히 불려야 하며 , 대각 미역이 좋긴 하지만 일반 미역도 여러 곳의 미역을 구입해서 먹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미역을 많이 넣고 끓여 그 미역을 밥삼아 먹곤 하는데 그 포만감이 참 좋고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부드러움을 좋아한다
잘게 잘라서 나온 미역은 냉국용으로 괜찮고 미역국은 긴 미역으로 끓이는 것이 맛있다
생일이나 산모가 먹는 국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미역국 만큼 몸에 이로운 국도 흔치 않다 .

어제는 내 생일이었고 나는 무슨 미역국을 먹었을까?
요즘은 전복이 너무 싼데 작은 전복 30개를 저렴하게 구입해서 전복 미역국을 끓였다
내장만 분리한 뒤 터트려서 마늘 , 참기름을 넣고 달달 볶아 , 칼집만 넣은 전복과 액젓 , 물 한 컵을 넣고 약한 불에 충분히 볶다가 마지막에 미역을 볶는다
물을 붓고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물에 묽게 개어서 부어 가면서 계속 젓는다
완성된 미역국은 거의 죽이라고 할수있는데 찹쌀가루를 넣는 양은 스스로 조절하면 된다
그리고 한 번에 먹을 양만 끓여야 하고 남겼다 먹으면 맛이 좀 그렇다
한 그릇 듬뿍 떠서 한 숟가락에 전복 하나씩, 호사스런 미역국을 먹으며 생일을 잘 보냈다
전복 미역국은 내가 전복을 너무 좋아하기에 만들어낸 순수 창작품이고 죽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끝까지 미역국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그럼 네 가지 버전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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