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0-03-31 22:03

ㆍIP: 110.xxx.89

페이스메이커 5(옥천)

페이스메이커 5(옥천)

한영택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전북 장수군 수분리 신무산 뜸봉샘에서 발원 동서로 크고 작은 20개의 지류와 합류, 상류부 양산 팔경의 계곡미와 하류부 백마강 낙화암의 백제 멸망사를 남기고 충청권을 가로질러 군산만으로 395km를 흘러내려 서해 품에 안기는 금강이다.

여름 소나기는 소등도 가린다고 했나?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다 금방 햇볕이 나고 대회장 출발 전에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에 오늘은 옥천에서 우중 주를 즐기나 했었는데... 새벽 5시 30분 대구에서 출발 김천을 지나가자 금방 비가 내렸다가 그쳤는지 물기 품은 고속도로는 달리는 자동차가 만들어 낸 옅은 물안개로 자욱하고, 추풍령고개를 넘어서자 산 아래 희뿌연 비안개가 용이 승천하듯 휘감아 올라가고 있었다. 황간 터널을 지나자 짙게 깔린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친다. 아침 7시 20분 금강휴게소에 내려 금강IC 통과 대회장에 도착해 도로 옆으로 촘촘히 들어선 주차 차량 틈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이번 대회 참석인원 13명 모두는 하나같이 행동을 같이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대회에 합류한 지영이와 재광이가 더 가깝게 다가온다.

오늘 경기 후 시상을 10km와 하프 참가자 중에서 50위권에 들어가면 대회 측에서 상패를 준다하였다. 하프로 신청했으면 한 가닥 희망을 걸어 보련만 10km 신청을 했기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어려울 거 같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에 성군이와 또 어떻게 달릴 것인지 생각해본다. 대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달리는 성군이에게 이젠 내가 버거울 거 같아 그냥 편하게 달리기로 했다.

하프에 이어 10km 출발이다. 성군이는 맨 앞에 서서 수아와 동시 출발을 한 모양이다. 어차피 골인 지점에선 성군이와 같이 들어올 것이기에 맨 나중에 출발했다. 영덕대회에서는 늦게 출발해 성군이를 따라잡는데 5.5km 지나서부터였다. 해서 오늘도 그럴 것이라 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3km 지점에서 성군이를 따라잡았다. 이후 줄 곳 성군이를 앞서가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성군이는 오늘 더위에 영향이 있는 거 같다.

바깥 온도 32℃ 습도 70% 비가 온 직후라 숨이 콱콱 막히는 덥고 습한 날씨가 가히 살인적이었다. 달리는 사람 모두는 정말 힘든 레이스를 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땀은 비 오듯 하고 갈증이 심해 2.5km 지점마다 비치된 식수는 꼭꼭 들이마셨다. 탈수가 심해 자칫하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4km쯤 달려가다가 문득 파워 젤 안 가져온 것도 후회가 되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허겁지겁 나오느라 식사도 부실하고 차를 타고 약 150km를 2시간 동안 달려왔기에 편하게 휴식을 취하지 못한 데다 너무 습하고 더워서 그런지 힘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이럴 땐 파워 젤이라도 하나 먹어주면 확실히 나을 거 같은데, 아 힘들다. 어쩌려나? 헉헉헉

반환점을 돌아 20m쯤 뛰어가고 있는데 성군이도 반환점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이후 반환점을 돌아 성군이 40m 정도 뒤처진 지점에서 줄기차게 따라오는데, 앞에 가는 나를 보고는 자꾸만 이름을 불러댄다. 승부 근성이 대단해 따라잡으려는 기세다. 이에 뒤질세라 빨리 뛰었다 좀 늦췄다 하지만 조금씩 따라 붙이기 시작한다. 10m 정도를 계속 앞서가는데 7.5km 지점에서 감독님이 성군이 마중을 나왔다가 호각을 불면서 독려를 하니 금방 나를 따라잡는다. 대단한 성군이다. 이에 뒤질세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려가는데. 남은 거리 1km 알림판이 보인다. 힘이 달려 천천히 달리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성군이에게 지면 쪽팔려 어쩌나 하면서 앞서려고 기를 쓰고 달렸다.

마지막 골인점에서 성군이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나를 추월한다. 다다다다다~~~ 이에 뒤질세라 다다다다다~~~ 캑 캑 캑 막판에 너무 용을 썬 탓인지 헛구역질 몇 번 하고 나서야 제정신이 들었다. 이야~~~ 성군이가 이렇게 잘 뛸 줄이야~~~ 아이고~~~ 이렇듯 무엇에든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기록 10km 51분 23초.

강물은 / 한영택

뜸봉샘에 시작한 작은 물줄기
백마강 낙화암 꽃들을 끌어안고
충청권을 가로질러 서해 품에 안기는

추워도,
더워도,
징그럽게 싫어도,
사무치게 좋아도,
그저 아무 일 없듯이 흘러가는

그렇다
삶도 삶이기 때문에 흐를 뿐이다

장마에,
지독한 더위에,
때로는 지치고 힘들겠지만
그저 인생은 지속하여야 할 때가 있다
쉼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말이다.

옥천포도 금강마라톤대회 (19.07.28)

정찬열 2020-04-01 00:10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한영택 작가님~1 "페이스메이커 5(옥천)" 를 배독하며 많은 것을 배움합니다. 마음은 청춘인데 세월이 흐를 수록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성군이라는 젊은이의 느긋함은 一觸卽發의 의식이 아마도 자신이 있었나 보군요 허나 누가 뭐라해도 작가님의 자긍심 또한 박수를 보냅니다. 必勝의 정신 日就月將 하시여 보람있는 뜻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COVID-19의 불편도 멀리보내시고 건강과 행운을 기원 합니다.

김상화 2020-04-02 21:11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봄은 무르익어가는데 나라는 왜 이렇게 어지러운지요 코로나 19가 덮치고 정치는 개판 오분 전입니다 언제나 태평성대가 찾아올는지 걱정입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거기다 경제는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 나라의 안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합시다 한영택 작가님 작가님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어린 성균이를 많이 사랑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습니다 작가님 코로나 조심하시고 늘 건강 행복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전병일 2020-04-02 23:26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페이스 메이커5(옥천) 멀리 달려오셨네요 장수 수분재 뜸봉샘 발원지도 다녀가시고 전국을 달리시는군요 파워젤은 무었인지 궁금합니다 먹으면 힘이 나나요? 이번에도 성균이와 함께 하셨군요 아무튼 열심히 하는사람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지요 대단한 기록입니다 옥천포도 금강마라톤 대회 금강상류지 뜸봉샘의 물줄기따라 힘차게 달리셨군요 4월의 시작입니다 4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달리시기를 기원합니다

한영택 2020-04-02 17:04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옥천은 고 육영수 여사와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지요 초록빛 강물이 휘감아 돌아가는 아름다운 금강 옛길 마라톤 비 온 직후라 너무 습하고 더워서 다들 힘든 경기를 했습니다만, 성군이 요놈 경기에 임하면 경쟁의식이 발동하나 봅니다 대단한 승부 근성과 노력의 결과라 생각됩니다 해가 뜨면 지고, 꽃이 피면 지듯이 할 때와 멈출 때가 있겠지요 좋은 나무가 되고 달콤한 열매를 맺으려면 자연이 주는 시련을 겪어야 듯이 꿈을 이루기 위함은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있어야겠지요 따스한 봄 벚꽃이 화려하게 만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들지만 빨리 정상화되길 기다립니다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4월이 되십시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한영택 2020-04-04 12:37	《Re》김상화 님 ,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코로나19’로 온통 좋지 않은 뉴스들로만 꽉 차 요즘은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위안을 하고 있습니다. 시인 정지용의 ‘향수’ 이란 시에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가고~~~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대회를 마치고 금강휴게소 굴다리 안쪽(조령리) 식당에서 매운탕과 도리뱅뱅(작은 민물고기를 튀긴 뒤 고추양념으로 졸여 채소와 같이 먹는 음식)을 맛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옥천에서 약 20km(30분) 충북 영동 두 곳 다 포도로 유명한 곳이지요. 영동마라톤(19.09.01) 대회 갔을 때는 와인축제행사장에서 베베마루 와인 1세트 (아내를 위한, 나를 위한, 설레임, 10°)사서 홀짝홀짝하고 와인터널 구경도 했답니다. ㅎㅎㅎ 다닐 수 있을 때 많이 뛰고 다녀야겠습니다 가버린 시간은 다시 오지 않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금 ‘코로나19’ 같은 기막힌 상황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한영택 2020-04-04 12:47	《Re》전병일 님 , 전병일 작가님 반갑습니다. 어디든 다 가보면 좋겠지요. 금강휴게소(조령리)에서 내려 안쪽 길로 3.5km(5분) 거리에 대회장이 있었습니다. 코스는 금암리(구 금강대교)에서 금강유원지를 통과 청성면 합금리(청마교)까지 구간이었습니다. 살인적인 더위에도 불구 금강 강변도로를 달리는 내내 초록 물빛이 이어지는 경관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파워젤(Power gel hardcore)요? ㅎㅎ 우리 몸은 아주 복잡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당'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요. 먹는 영양소 중 탄수화물이 ‘당’으로 변하게 되고 '당' 자체는 우리 몸에 저장 할 수 있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운동 시 더욱 빨리 소모하게 됩니다. 사용을 안 할시 지방(fat)의 형태로 우리 몸에 저장되지만 몸에 당이 부족해지면 먼저 '지방'을 연소하여 당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부족해지면 근육의 '단백질'까지 분해해 당을 만들어 몸을 유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당’을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탄수화물이 소화되어 ‘당’이 에너지로 사용되려면 1시간 반 ~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운동 중에는 에너지원인 음식물 섭취가 힘들기에 이런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이 파워젤(Power gel hardcore)입니다. 보통 강한 힘을 내기 전, 또는 체력이 떨어졌을 경우에 짜 먹는 액체에너지원입니다. 가격은 1Box (40개입) 35,000 ~ 45,000 (성분: 1개 45g, 열량 120kcal, 탄수화물 30g) 맛은 포도, 사과, 바나나 3가지가 있습니다. 격한 운동 시 30~40분 간격 1개씩은 먹어야 힘을 낼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홈 트레이닝, 밖에서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운동할 때 마시는 고함량 단백질 공급음료 프로틴 워터 WPI(protein water WPI) 가격: 1Box (20개입) 69,000 (500mL 1병 3,500) (성분: 열량 125kcal, 단백질 25g) 맛은 애플, 키위 2가지가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길 위의 인생 2

페이스메이커 4(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