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0-03-04 07:41

ㆍIP: 110.xxx.89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창원통일마라톤대회

한영택

국제 공인코스 골드라벨(동아 서울, 조선 춘천, JTBC 서울) 실버라벨(대구 국제, 경주 동아) 풀코스는 검증되었기에 기록도 잘 나오고 마라토너들이 선호한다. 지방 대회는 지리적 여건이 충족시키지 못해 마니아가 아니고선 선호하지 않는다.

어느 대회든 처음 가보는 곳엔 궁금하기도 하고, 도시마다 지니고 있는 특별한 무엇인가를 보고 싶어 안 가본 곳은 고루 찾아다니기에 이번엔 창원을 선택했다. 창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다. 1947년 국가기계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현대적인 도시가 형성되었고 2010년 마산시와 진해시가 통합되어 거대 기초자치단체로 재편되었지만, 타 도시와 달리 지금까지 기본계획의 이상적인 틀을 잘 보존하여 왔다 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김해와 부산, 북쪽으로는 밀양과 창녕, 서쪽으로는 진주와 고성, 남쪽으로는 마산만과 진해만을 접한 곳이라 오늘은 창원에서 남쪽 바닷길을 달려 보는 것이다.

아침 온도 7℃ 잔뜩 구름은 끼었지만, 마라톤 하기 엔 최적이다.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순조로운 출발로 경기장을 벗어나자 곧바로 오르막이 있었지만, 이후 1km에 5분 페이스로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만 줄 곳 따라 달렸다. 성산네거리 12km 지점에서 풀코스보다 10분 늦게 출발한 하프코스 출전 동료 보경이가 바짝 다가온다. 호흡을 맞춰 나란히 1km 정도를 같이 뛰다가 보경이가 ‘페이스를 낮추어 뛰세요.’ 하고는 먼저 앞서 나간다.

봉암교를 지나 17km 지점 다다르자 해변 길로 이어진다. 제4, 제 5부두에 이어 용호삼거리에서 선착장을 지나 25km 지점에 가니 또 오르막이다. 귀산마을에서 반환점인 26.5km 지점까지 500m는 급격한 산길 오르막이다. 조금 힘이 들었지만, 반환점을 돌고 다시 돌아간다. 귀산마을에서 다시 오르막을 통과하고 선착장 28km 지점에 다다르자 이번엔 거센 바닷바람을 맞받아치며 달려가니 더욱 힘에 부치게 한다. 가을 끝자락 11월의 바닷바람이 매섭지는 않지만 만만찮다. 한참을 힘들게 달려가면서 어쩔거나 했지만, 역시나? 두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충분한 연습을 하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자신감 하나로 부딪힌 거 같다. 최근 25km 이상 장거리 훈련이 한 번도 없었기에 더욱더 그렇다.

훈련이 잘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다 막판 5km 지점부터 전력 질주를 한다. 하지만 덜된 사람은 갈수록 처지다가 결국은 걸어가는 사람도 있다. 38km 지점 한국철강 앞까지 그런대로 잘 뛰었는데, 39km 지점에서 갑자기 왼쪽 다리에 쥐가 왔다. 출전 사상 처음 있는 일 움직임 자체가 안 된다. 꼼짝을 못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천천히 근육을 풀어주라 한다. 2분 정도 폈다 굽혔다 반복을 하고 나니 겨우 발을 내디디는 거 같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다. 초반 페이스로 3시간 40분 목표를 했지만, 이 상태로 4시간 안에 골인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조심조심 걸음을 재촉하는데 막판 충혼탑 41km 지점 오르막에서는 결국 걸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경기장 안에 들어서 트랙을 돌아 골인 지점에 가까이 오니 사회자가 No 40049 완주 축하드립니다. 박수주세요. 마이크 소리에 먼저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 모두가 짝짝짝~~~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휴~~~ 이제 다 왔네. 기록을 보니 3시간 59분 14초 가까스로 서브-4는 성공했기에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메이저 대회가 아닌 지방대회까지 뛰어봤으니 이제 더는 풀코스에 미련이 없을 거 같다. 10km나 하프와 달리 매년 한 번씩만 뛰어보는 풀코스, 꾸준한 연습은 물론, 장거리 연습은 필수이기에 부담스러운 경기임이 틀림없다. 모든 것이 그럴 것이다. 해야 할 때와 멈추어야 할 때가 있는데, 알면서도 상황에 따라 번복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내년엔 또 어쩌려는지 두고 봐야겠다.

18.11.18

류동열

2020-03-04 13:22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을 하시는 군요
좋은 운동이지요 저도 꽤나 좋아하는 운동중에 속하는
국민학교 때 운동회를 하면 무조건 선수 ;^^
지금은 오래된 이야깁니다만 참으로 멋진 운동인 것 만은
부인을 못 하겠네요 인내, 끈기, 지혜, 파워가 하나가 되어
세상을 짊어 져야하는 지금 생각하면 짜릿합니다
부디 건강 멋지게 유지하시고 늘 홧팅하시길 바랍니다.


한영택	작가님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운동 좋아하시는 분은 활동적이고 시원시원하지요 전 초등시절 운동회에서 달리다 넘어져 무르팍에 까진 흉터가 남아있습니다 운동도 여러 가지 있지만 달리기는 자주 뛰다보면 맛을 알지요 건강한 몸 활기찬 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은 꾸준한 운동입니다 건강하시고 사업이 번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 합니다 힘내시고 오늘도 파이팅! 감사합니다.	3/5 07:35

김종덕

2020-03-04 16:09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저의 고향, 창원에서 마라톤이 잇었네요. 작가님의 코스 안내에 따라 갔더니 제가 지나다녔던 코스가 눈앞에 맴돕니다. 그 머나먼 길은 서브-4 하셨네요. 대단한 일입니다. 맘만찮은 코스라 생각이 되는데 잘 참으시고 완주를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한영택	아~ 작가님 고향이 창원이었군요. 창원은 공업도시이고 계획된 도시라 깔끔하고 부유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지역경제를 책임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10km 나 하프코스는 시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풀코스는 거리가 멀어 해변 길을 많이 달렸지요 먼저 뛰어 본 사람이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역시나 늦가을 바닷바람이 만만찮더군요 건필하시고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5 07:40

김상화

2020-03-04 23:35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을 사랑하긴 했습니다만 한 번도 대회를 나가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작가님께서는 서브-4를 하셨으니 얼마나 자랑스럽겠습니까?
그러니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었네요

한영택 작가님
나날이 더 심해지는 코로나 19 때문에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더구나 작가님께서 살고 계시는 대구가 제일 심하니 말입니다
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고 평온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작가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한영택	혼자서 대회 참가하기는 어렵지요 동아리나 클럽을 통해서 여럿이 참가하면 흥미가 있답니다 같이 어울려 연습하고 대회장에서 뛰어보면 절로 젊어지는 느낌입니다 풀코스 메이저 대회만 선호하지만, 지방대회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작가님도 가까운 곳 대회에 경험삼아 한번 해보심 어떨지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 불안과 불편이 큽니다 어렵습니다만, 빨리 평온을 찾길 바랄뿐입니다 건강하시고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3/5 07:45

인생은 풀코스

JTBC 서울국제마라톤대회(서브-4 도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