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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정찬경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정찬경
ㆍ작성일 2020-06-24 17:39
ㆍIP: 112.xxx.4
아궁이 불 때기



  아궁이 불 때기
                    정 찬 경

어둠이 부엌문 밖을 점령하고 있다
감히 장작불이 이글거리는 부엌을
들어오지 못하고 기웃거리기만 한다

산에 늑대가 내려오면 어쩌지
우리 앞산에 개 호랑이가 산다는데
부엉이 우는 소리에 공포가 절정에 달한다

엄마는 물동우이고 샘물 가지러 가셨다
쥐 새끼 한 마리 설겅을 기어 다닌다

대나무 스치는 바람 소리
대문을 열었다 닫았다
너무 무섭다
이런때 큰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개 짖는 소리가 공포를 쫓아낼 것이다

부지깽이로 박자를 맞추며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노래를 부르며 공포에서 벗어나려 할 때
솥뚜껑에서 푸~쉬 하고 수증기가 나왔다
밥이 다 되었다
저 힘없는 쌀 거품이 무거운
솥뚜껑을 밀고 나온다
불을 줄여야 한다. 밥이 탄다

아궁이 불이 점차 사그라드니
어둠이 내 등 뒤로 몰려온다
도깨비 헛깨비 귀신들이 왔을까
난 완전 포위 되었다
온통 어둠에 빠져 앞이 안 보인다

아 이때 소 핑경(워낭) 소리가
딸랑딸랑 났다, 음매 ~!
엄마가 오는 발자국을 황소는
멀리서도 알고 있다

나는 어둠에서 뛰어나가
물동우 이고 대문을 들어서는 어머니
허리를 꼭 껴안았다
물동우 물 한 방울이 내 얼굴에 떨어졌다


<전기가 없었던 60년대 나의 고향에는
도깨비와 귀신 이야기가  많았다>
이름아이콘 정대수
2020-06-25 10:19
회원사진 		정찬경 작가님 안녕하세요.
호랑이 담배피던 옛날의 생활상을 잘 표현하셨네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그때는 어두움은 공포였지요.
특히 시골에서는 더욱...ㅎ
코로나19 주의하시고
장마철이 되었습니다.
대비 잘 하시고 행복한 여름나기 되시기 바랍니다.^^
정찬경 감사합니다 6/26 14:25
   
이름아이콘 장선희
2020-06-26 19:17
회원사진 		정찬경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그때 그시절을 떠올려봅니다
생생한 기억에 남은 그 시절이 이젠
추억의 그리움으로 영원히 남을겁니다
힘들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고뇌를 잘 견디며 지금의
좋은 세월에 살고 있기도 하지요
그시절을 살아 본 사람들은
작가님의 글 속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아직도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감염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20-06-28 01:36
회원사진 		정찬경 작가님 오랜 마이네요
전깃 불이 들어 오지 않았던 시절에
나이어린 마음의 무지와 두려움 에서오는
글  그때의 현실감 있게 잘 지펴 주셨네요

항상 어려운 시기에 가내 건안 하시고 평안을 빕니다.
   
이름아이콘 전병일
2020-06-30 23:06
회원사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그시절 그때가 그립습니다
겨울철 정지바닥 아궁이 앞 불을 지피며
불장난 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머님은 안방 작은방 아궁이에 밥을 지으고
추위에 아궁이 앞에 부지깽이 쑤석거리며 놀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지금은 행랑채에서 가끔은 추억을 그리며 불을 지핍니다
6월의 끝자락 입니다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7월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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