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의 문학 기행 가든 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 도서관 협의회가 주관하는 작가를 꿈꾸거나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싶은 시민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광주 학생 교육 문화회관 문헌정보과에서 지난 7월 하순에 시민을 대상으로 20명을 선발 모집하였다. 독서와 글쓰기 프로그램 “언젠가 한 번은 쓰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목표로 2014년 08월 06일 개강하였다. 매주 수요일 오전의 시간으로 9시 30분에 시작하여 12시 30분이면 학업이 끝난다. 세계독서 코치 협회 김봉학 교수님의 코치로 강의한다. 유효적절한 수업 진행을 어제까지 16회 차 문학작품 창작을 위한 실내 수업을 진행해왔다. 이어 학생 자신에게 글을 쓰게 하고 써온 작품에 대한 학생 서로에게 평가의 기회도 주며 활발한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오늘은 문학작품을 쓰는 연장선으로 한 차원 높은 문학 기행이다. 탐방을 위해 당일 코스로 관광버스를 전세 내어 떠나는 날이다.

노란 은행잎이 나뭇가지 메달 리 다 손을 떨구어 도로변 한쪽으로 내몰려 있고 버틸 힘이 다한 늦은 낙엽도 갈 곳 몰라 허 등 데며 나뒹군다. 아침 9시에 광주 학생 문학회관 앞 넓은 도로변에 아침 안개를 뒤집어쓰고 우리를 기다리는 빨간 관광버스가 기다린다. 참가인원 20명에 문헌정보과의 여직원 선생님과 보조원 코치선생님 모두가 탑승했다. 보아하니 남자는 4명뿐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애초 모집 때부터 유일하게 남자 지망생은 3명 중 나이가 어린 대학생이 나이에 눌렸는지 엄마를 대신 보낸 탓에 남자는 두 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내를 벗어나 제2 순환도로를 따라가 다 화순방면 출구로 벗어났다. 4차선으로 넓게 뚫린 주남마을 앞을 지나 일주일 전 개통한 화순 너릿재 새길을 통과했다. 주암호를 끼고 가는 벌교방면으로 달리는데 계속된 안개는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미처 떨구지 못한 가로수 단풍들은 찬 서리에 시달림을 당한 체 볼썽사나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한 시간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현재는 광주와 벌교가 지금은 한 시간 정도면 당도할 수 있다. 달리는 길옆으로 지금 한창 화순과 벌교 간을 공사 중인 차도가 개통되면 3~40분이면 당도할 것이다.

오늘 진행을 담당한 이 금남 선생의 안내에 이어 김봉학 코치 선생이 말씀하신다. 수업의 연장선으로 각자 개인이 자랑할 수 있는 본인의 매력 포인트를 세 가지씩 발표하란다. 맨 먼저 홍은하 선생님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영어를 담임하시고 정년퇴직하신 박영자 선생님이 발표한다. 현재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색소폰 악단과 오케스트라 합주단에도 참가하고 더욱 보람 있는 것은 학생 문학 작가수업의 제일 기쁨이란다. 벌교 가까워져 오는 시간에 내 순서가 지목되었다. 마침 어제 수업 휴식 때 어느 분께서 준비해온 군고구마를 먹은 일이 있었다. 귀가 후 간밤에 군고구마라는 시제로 습작한 시가 있어 탈고는 안 돼 조금은 미숙하지만, 시문학에 등단한 한 사람으로 써온 시를 낭독하였다. 흔들리는 차 속에 한쪽 팔을 쓰지 못한 어려운 와중에 마이크를 잡으랴 시문을 보랴 힘들어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주위에서 마이크를 잡아주는 도움으로 시낭송을 무사히 끝냈다. 모두가 힘찬 박수를 쳐주어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해본다. 그리고는 나 자신의 매력 포인트 발표에는 내가 생각해봐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앞을 가린다. 차가운 인상과 말수가 적어 사람들이 나를 꺼리는 경향이 매력 없는 포인트로 자백하고 고백했다. 사람은 태어나서 세 살 무렵 환경이 평생의 70%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태어난 산골에 4호만 사는 탓이다. 비슷한 또래가 한 명뿐 사람 구경하기 어려운 산골 태생은 오늘의 현실을 어렵게 한다. 그리고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요 곡 한 곡을 부르려니 반주와 자막이 없는 음악에 결국 마무리를 못 한 채 끝을 냈다. 어느새 차량은 오늘의 목적지 벌교읍에 도착한 것을 느끼고 자기 자랑순서를 잠시 중단했다.

오늘이 평일인 탓일까? 태백산맥 문학관 주차장에 들어섰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주차장에는 다른 한 대의 관광버스와 우리 일행 그리고 서너 대의 승용차만 주차장을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소설 태백산맥이 출간되기까지의 배경과 그 후의 실제적인 사건들, 작가의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조그마한 벌교읍 제석산자락 한쪽에 있는 벌교읍 “태백산맥 문학관” 조정래 문학관에 도착한 것이다. 오던 길에 앞을 가리던 안개도 사라지니 꽤 무더운 햇빛이 내리쪼이고 있었다. 예전에도 몇 차례 이곳 벌교읍을 찾아 왔지만, 오늘처럼 문학기행을 목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장소와 건축물에 마음이 가는 것이 건축가 김 원의 마음이다. 건물 입구 외벽에 그의 자전적 설명이 세심을 기해 쓰여 있다. 얼마 후 우리 일행에 다가선 사람이 있었다. 멋에는 조금은 뒤지지만, 현대식 계량한복을 입고 나와 우리를 맞이하는 중년 아줌마, 바로 관광문화 해설사분이다. 사 층 높이로 2008년도에 완공했다는 태백산맥 문학관은 벌교읍 흥암로 89-19 에 있다. 문학관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김 원 씨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과거 아픈 역사를 치유하기 위해 벌교읍 제석산의 등줄기를 잘라내고, 2전시실은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형상으로 건축되었단다. 또한, 우리나라 건물이 남쪽을 향하는데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 건물은 북쪽을 향하고 있다고 소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