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7-02-12 08:44

ㆍIP: 61.xxx.218

정월대보름의 추억

정월 대보름의 추억 [봉암/정찬열]
어릴 적을 기억하고 돌이켜보면 우리 선조들이 이어온 정월 대보름이면 한해의 건강을 기원하고 오곡밥에 묵은 나물과 그리고 귀밝이술(耳明酒)과 부럼을 먹으며 1년 동안의 액운을 물리치고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분을 보충했다.
이러한 풍속은 먹을 것이 풍부해진 2000년 전까지 대부분이여 져 오고 있으나 세월의 변함에 따라 그냥 지나쳐 버린 풍속이 되어 버렸다.
대보름 밥상은 요즘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참살이 시대에 부합된 식품들로 그 대표적인 것이 오곡(五穀)밥이다.
곡밥에 들어가는 오곡은 지역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기도 하지만 대게 팥, 수수, 차조, 찹쌀, 검은콩을 사용한다.
이 각각의 곡물은 우리 인체의 5대 장부인 간, 심장, 비장, 패. 신장의 건강과 기력 회복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특히 오곡밥은 탄수화물에 치우쳐진 흰 쌀밥에 비해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 식이 섬유 등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 몸에 좋다는 것이다.

그렇고 보면 각종 영양분을 별도로 공급할 수 없는 시절에 조상들의 지혜가 쌓인 식단이다. 부럼 또한 부족한 영양분의 공급이었다고 할 것이다. 오곡밥과 찰떡궁합이라 할 수 있는 나물 반찬이 바로 여러 가지 묵은 나물이다.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봄부터 말려놓은 고사리나물부터 취나물, 호박고지, 도라지, 가지, 시래기, 고구마 순, 토란 대, 버섯, 죽순, 고비, 톳나물, 등이다. 말려놓은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먹는 풍속은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이겨낸다고 해서 생겨 난 것이다. 무엇보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고루 먹을 수가 있어서 좋다고 한다. 또 대보름엔 곰취잎, 배춧잎, 참취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오곡밥을 싸서 먹었는데, 이것이 보쌈이다. 김으로 통째 쌓은 보쌈을 볏단이나 짚단 속에 묻어두었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지만 냉장고가 없는 시절의 지혜라 생각한다.

귀밝이술은 대보름 아침, 식사하기 전에 차게 해서 마시는 술을 의미한다. 이 술을 마시면 1년 동안 귓병이 생기지 않아 건강하고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며 아버지는 어린 우리에게까지 권했다, 가을에 추수가 끝나면 좋은 쌀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맑은 술을 빛 고 때로는 한약재를 넣기도 했다. 대보름 관련 속담 중에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 는 말이 있다. 출타한 사람이라도 대보름이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기력을 보충하고 담소를 나눠야 한다는 뜻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보름날 전날 오후에 옆 마을과 좌우 두 편으로 나누어 돌팔매질로 승부를 다투는 과격한 석전 놀이는 아마도 1970년도 이후에는 서서히 사라진 것 같다. 어린 시절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행사도 80년대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지금은 보름 상을 차려 조상들에게 바치는 것도 옛이야기가 되었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의 하나로 달집태우기를 ‘한국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과 다음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날의 행사로서 달맞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쥐불놀이, 횃불 싸움과도 연관성을 가지는 놀이이다. 청년들이 풍물을 치며 각 가정의 지신밟기를 해주고 나서 짚이나 솔잎을 모아오는 수도 있고, 청소년들이 각자 나무나 짚을 가지고 모여드는 수도 있다. 이것을 언덕이나 산 위에 모아서 쌓기도 하고, 조그만 오두막이나 커다란 다락 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대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 불을 지른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고,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나게 농악을 치면서 불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며 주위를 돌고 환성을 지르기도 한다. 개중에는 달집 속에 대나무들을 넣어서 그것이 터지는 큰소리로 마을의 악귀를 쫓는다는 곳도 있다. 또한, 그때까지 날리던 연을 비롯한 여러 가지 태울 것들을 달집 위에 얹어서 다 같이 태우기도 한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일부 인용]

전라도 지방에서는 대나무 매듭을 태워 폭죽 소리와 같이 '툭툭' 소리가 나도록 했다. 이는 잡귀와 액을 쫓기 위함이며, 달집에 수숫대, 볏짚, 고추나무, 가지 나무 등을 넣는 것은 풍요로운 생산을 위함이었다. 남자들은 온종일 거두어들인 연을 걸기도 하고, 아낙들은 소원을 적은 종이나 입고 있는 새 옷의 동정을 떼어 달집을 태우면서 자신의 액이 소멸하기를 기원한다. 불꽃이 환하게 피어오르면 풍물을 신나게 울리며 한바탕 어울려 춤과 환성을 지르며 뛰어논다. 달집이 타는 불에 콩을 구워 먹기도 했다. 지방에 따라서는 달에 절을 하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 하며, 또 1년간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기도 했다. 한꺼번에 불이 잘 타오르면 풍년이 들고, 타다가 꺼지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졌으며 달집이 타서 넘어질 때 그 넘어지는 방향에 따라 그해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 대보름의 만월을 바라보며 풍농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녔다. [다음 백과사전 일부 인용]

비록 시대가 바뀌고 전통 의식이 사라진다 해도 정월 보름을 기해 전통 시장에 나가 오곡과 나물을 사서 오곡밥에 보쌈과 나물을 사서 해 먹고 부럼 깨기도 하면서 가족의 건강과 평원을 기원 했으면 싶다.
2017년 02월 11일 정월 대보름날 기(記)

백낙은

2017-02-12 19:54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이런 전통과 풍습을 남기신 것은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풍습들이 조금씩 잊혀 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부럼, 귀밝이술. 오곡밥에 각종 나물 이런 것들은 익숙한데
대나무 매듭을 태워 폭죽 소리를 대신했다는 것은 처음 듣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ㄴ각됩니다.
대문어귀에서 짚불을 피우는 것은 더러 보았답니다.
다른 데서도 밝혔습니다만 한달 일정으로 내일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우리 수필서재를 잘 부탁드립니다.
귀 가정에 보름달 같은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정찬열	황우 위원장님! 부실한 글 늘 격려로 보살펴주시여 감사합니다. 저역시도 예전에 풍속이 찾아볼수없을 정도로 달라져 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일개월간의 미국여행 무사히 잘다녀오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2/12 22:35

이석희

2017-02-13 00:45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저희 고향 동네에도 뒷동산이 있었습니다. 달이 오를 즈음에 청년들이 모여서 달집에 불을 짚이면 할머니께서는 뒷문을 열고 그곳을 향하여 두 손을 모아 기원을 올렸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청년들과 아이들은 집집을 돌면서 우리집에 없는 나물과 오곡밥을 얻으러 다닌 기억도 납니다. 보름날 아침에 마시는 귀밝이술은 어쩌면 어릴 때부터 어른 앞에서 음주 습관을 길들이려는 조상님들의 교육 지침이었지 싶은 생각도 해 봅니다. 혼자서 배우거나 친구들과 버릇 없이 배운 술버릇은 많은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거든요. 벌써 수십 년이 흐른 옛 추억을 다시 더듬게 해 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정찬열	이석희 작가님! 알고보면 우리조상님들의 지혜가 대단했다고 말할수 있습니다만 오늘날에야 물질 만능시대가 되다보니 예절교육을 제외하고는 하나의 옛추억으로 세겨볼뿐입니다. 감사 합니다.	2/13 18:51

김경렬

2017-02-13 11:38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저도 어릴적 새벽에 일어나 부럼을 깨고 오곡밥에 귀 밝이술도 한모금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헤로움은 모두 과학적인 훌륭한 전통이었습니다.
영양을 보충할수있는 오곡밥에 각종 비타민, 겨울철에 결핍되는
갖가지 영양분을 섭취할수있는 아홉가지 나물이며 견과류들~~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아름다운 전통이 자랑 스럽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동심의 셰계를 추억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안녕하세요 김결렬 작가님! 이런 아름다운 풍속도 베이비부머 시대에 살아왔던 사람들에나 있었을법한 추억이었습니다. 공감해주시는 댓글에 감사함 전합니다. 늘 건안 하시길 빕니다.	2/13 18:53

김종근

2017-02-13 14:01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정월 대보름의 추억 감사히 배독합니다.
어릴적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는군요,
대보름의 의미에 대해 소상히 배웁니다.
요즘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옛문화가
되었습니다.
즐거운 한 주간되십시요. 감사합니다.


정찬열	김종근 작가님! 잘계셨는지요 정월대보름이 되고보니 오늘날에는 오곡밥이나 해먹거나 시장에서 부럼 정도 사먹는 시대로 변해버렸습니다. 함께해주시여 감사함 전합니다. 늘건안 하시길 빕니다.	2/13 18:56

박목철

2017-02-18 10:22

정찬열 작가님 께서는 몸소 체험한 보름 얘기들이라
아주 생생하게 눈에 본듯 한 풍습들 입니다.
소운은 시골이나 옛 풍습을 접하지 못하고 컷습니다.
제가 쓰는 얘기들은 다 책에서 습득한 지식 뿐이라 생명력이 없습니다.
작가님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정찬열	소운작가님! 서의 허잡한 글 배독해주시여 영광입니다. 공학도인 이사람이 늦깍기 문인이라지만 소운 작가님이나 백낙은 위원장님 그리고 훌륭한 문우님들의 조리있는 글을 읽을때마다 제가 그렇게 작아짐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2/18 14:37

김강좌

2017-02-19 23:28

얼마전에 지나간 보름날~
어렸을때 보름날의 행사는 참 즐거웠었지요.
갖가지 풍습과 놀이 농악대.
무엇보다 보름날 밤에 치르는
달짚태우기는 정말 장관인듯 합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져 거의 잊혀져가는 풍습이 되었지만
여전히 기억속에선 기쁨으로 남아있는듯 합니다~^^
추억속으로의 여행하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머물러 배독합니다 ~!!
늘 고운 날들 이루시고
다복하시길 빕니다 ~!!


정찬열	고운발걸음 으로 다녀가신 김강좌 작가님! 이제는 또하나의 세계에서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추운날씨에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밤 되고 행복하세요	2/20 21:33

황당했던 입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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