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유럽 여행기 14 ***

                                                             체코 편(1)

                                                                       연희동  김숙자

체코는 여행하기 전에 남편한테 여러 가지 정보를 들었던 나라입니다. 유럽 국제회의 참석차 여러 번을 들렸던 남편은 이번 여행은

" 당신을 위해서 마음먹고 동참하는 여행이야."

나를 위해서 동행하는 것이라고 어지간히 생색을 냅니다. 여행 9일째 들리는 체코는, 수많은 역사와 신비를 간직한 나라임을 들었기 때문에 기대가 아주 큽니다. 체코의 역사는 5세기 무렵부터 슬라브족이 정착하면서 시작됩니다.
모라비아 왕국-보헤미아 왕국-합스부르크 왕가- 독일 지배-세계 2차 대전 후 사회주의 국가-
1990년 6월에 민주정부인 체코슬로바키아 연방공화국으로 거듭난 나라입니다. 다시 1993년에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단되나 두 나라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자기들만의 역사를 이어갑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둘러싸인 중부유럽의 내륙국으로 영토는 우리나라의 1/3 크기, 인구는 약 1,000만 명 수도는 프라하입니다.  중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건물과 작은 거리,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볼거리들로 가득한 체코의 '프라하'는 중세의 모습을 잘 보존한 아름다운 도시였지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러 차례 침략을 받았지만 면면이 이어저 내려온 그들만의 낭만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프라하 여행이 시자됩니다.
구시가 광장 (바츨라프)
    

구시가의 중심으로 관광객과 거리 예술가 등으로 아주 분비는 '바츨라프 광장'입니다. 광장 가운데에는

(사진 뒤쪽 동상) 중세 보헤미아의 종교개혁가 '안 후스'의 동상이 있습니다. 그는 가톨릭 사제이며 카롤대학의 교수로 마틴루터 보다도 100년 전에 종교개혁을 주장하다가 종교 재판으로 화형당했다고 합니다. 광장 주변에는 중세모습을 간직한 가옥들이 남아 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많은 관광객들은 노천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천문 시계

구 시청사 건물 벽에 걸려있는 천문 시계입니다. 1437년에 제작되었으며 천동설에 기초한 두 개의 원이 나란히 돌아갑니다. 매 시각 한 번도 틀림없이 정확하게 시간을 알리는 시계랍니다. 두 개의 원반 위에는 천사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 조각상 양옆으로 창문이 열리고 죽음의 신이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가 창 쪽으로 천천히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마지막에 닭이 웁니다. 비가 오는데도 많은 관광객으로 구 시청사 앞은 장사진을 이룹니다. 사진 밑에의 우산이 그때의 비 오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화약 탑

 
화약 탑은 구시가를 지키기 위한 성벽의 문 중 하나입니다. 1475년에 고딕 양식으로 건립되었으며
18세기에 전쟁으로 파손되었다가 19세기 말에 지금의 모습으로 개축하였답니다.
17세기엔 화약 창고로 이용되었던 곳이라는군요.구 시청 광장에서 화약 탑에 이르는 거리를 '첼레트나' 거리라고 합니다. ( 사진 앞의 거리) 옛날에 상인들의 무역이 성행했던 곳, 대관식 행진이 이루어진 왕의 거리로 역사와 유서가 깊은 거리랍니다.
틴 교회

 
구시가 동쪽에 있는 아름다운 고딕양식의 교회입니다.
원래는 1135년에 외국 상인들의 숙박시설 부속 교회로 지었으나 1365년에 개축하여 현재의 틴 교회 모습입니다. 높이 80m나 되는 남, 여를 상징하는 2개의 청탑이 있으며, 청탑 사이에는 황금 성배를 녹여서 만든
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원래 명칭은 틴 성모마리아 교회랍니다. 틴 교회는 야경이 무척 아름답다는데 야경을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발길을 돌립니다.

성 미크라시 교회 
 
  

'말라 수트라나' 광장 한가운데 있는 바르코 양식의 교회입니다. 18세기 전후에 지어졌답니다. '성니콜라스'의 생애를 그린 천장 프레스코화는 유럽에서 최대의 규모랍니다. 내부에는 모차르트가 1787년에 연주한 오르간이 있으며 모차르트 사후 이곳에서 추도 미사가 행해졌답니다. 여름에는 콘서트가 개최된답니다.

카를 교

'카를 교'는 카를 4세가 1357년에 놓기 시작한 다리랍니다. 원래 놓여 있던 다리가 1342년에 홍수로 유실되자 당시 토목 기술을 총동원하여 폭이 10m, 길이 520m의 다리를 1406년에 완공했답니다.

다리 양쪽의 탑은 통행료를 징수할 목적으로 세웠다고 하네요. 구시가와 연결된 동쪽 탑은 '블타바' 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다리 양쪽에는 30개의 성상의 조각품이 세워져 있습니다. 카를 교는 보행자 전용이기 때문에 노점상, 거리의 예술가, 관광객 등으로 아주 혼잡했습니다.

'카를 교'에서 바라본 '블티바 강'의 모습입니다. 유람선이 한가로이 지나갑니다. 흐린 날씨에도 강 건너편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카를 교 위에서 (성 요안 네포무크 동상)

'카를 교'가 처음 놓일 무렵에는 아주 밋밋했답니다. 1683년부터 다리 양쪽 난간에 30개의 성상을 놓기 시작했다는군요. 카블 교에 세운 성상은 "예수 수난 십자가' 와 '체코의 성인' 들이랍니다. 사진의 조각상은 '성요한 네포무크'입니다. 카를 교에서 가장 오래된 유일한 동상입니다. (사진에 잘려서 동상이 보이지 않음)

동상 아래의 부조는 1729년에 성인으로 추대된 네포무크'의 순교를 묘사한 것입니다. 이 동상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 때문에 누구나 한 번씩 만지고 지나갑니다.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가 생각났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안에는 이 대학교 설립자 하버드의 큰 동상이 있습니다. 그 동상의 발을 만지면 이 대학교에 올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반질반질한 발끝을 정성스럽게 만졌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행운을 잡으려고 한 번 만진 손을 놓지 않고 만지고 또 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