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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4-09-18 16:18
ㆍIP: 115.xxx.86
베팅 (3회)
 
 “언제 그랬나! 기억이 없네. 고 사장님, 혹시 그 내용 녹음이나 각서 받은
 
거 있어요?” 

 “그, 그거야 없지만….” 

 “봐요! 그 중요한 걸 우리가 안 해 줄 리가 있나요.” 

 어이없는 표정의 고 사장이 따지듯이 물었다. 

 “아니, 그리고 빌린 돈이 2억인데 왜 6억입니까? 

 “이 사람 참 답답하네. 돈 빌려주고 부도나면 우린 어떻하라고. 그리고 당
 
신이 직접 발행한 수표가 여기 있잖아?” 

 “그건 견질 담보로 잡은 것 아닙니까?”

 “어찌됐던 수표지급일이 지났으니 우린 내일 은행에다 넣을 거니까 알아
 
서 하슈.”

 “조 실장, 내일 수표를 넣으면 저희는 바로 부도가 납니다. 조금만 더 기
 
다려 주십시오. 보다시피 빌라로 들어오는 공사도 곧 끝납니다.” 

 창밖을 가리키던 고 사장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계약서 뭉치를 갖고 와 세
 
두에게 내밀었다. 

 “보세요. 계약금 받은 서류들입니다. 입구도로 공사만 끝나면 입주할 사람
 
들입니다.” 

 세두는 서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독백하듯이 떠벌렸다. 

 “내일 세경건설이 부도가 난다! 그러면 입주할 사람들이 계약을 취소하면
 
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지. 아, 참! 두 세가구가 이미 입주 했던데 이건 또
 
어이할고. 어디 그 뿐인가! 우리는 바로 이 빌라에 가압류를 걸고 경매신청
 
에 들어갈 거고. 그러면 이 빌라는 하루아침에 유령주택이 되겠네. 그런

데 이 드라마가 여기서 끝나느냐! 부도나면 부수법 위반으로 고 사장님은
 
구속될 거고 어차피 수표를 회수해야만 형을 적게 받을 것이니 그때 우리에
 
게 합의를 해달라고 애걸하는 그림이 보인다. 보여! 아줌마, 이거 엄청 슬
 
프고 안타까운 막장 드라마 아녜요?” 

 “아. 예. 예.” 

 갑작스런 그의 물음에 여자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그런데도 여기에 입주할 건가요? 

 “안, 안 할 겁니다.” 

 동시에 부부가 대답했다. 여자가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며 남편에게 무언
 
가 말하라고 재촉했다. 

 “그런데 저희는 이만 가면 안 될까요?” 

 “이제 가셔도 좋습니다. 두 분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부부가 세두의 눈치를 보며 부리나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오늘 고 사장님과 대화가 잘 되면 이 빌라에 입주하셔도 됩니다. 이 주택
 
튼튼하게 잘 지었어요. 그리고 조만간 주변으로 신도시가 들어 설거란 정보
 
도 있고요. 내일 연락 주세요!” 

 세두가 그들의 뒷모습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뭘 해. 두 사람 차도 없는 것 같은데 저 사람들 차타고 퇴근하지 그래? 우
 
리는 아직 사장님과 거래가 남아서 말이야. 그래도 되지요?” 

 자기의 이런 모습이 부끄러운 듯 그가 얼른 가라며 손짓했다. 

 “그러면 조 실장이 제시하는 조건은 뭡니까?”

 체념한 듯 고 사장이 말을 꺼냈다.



이름아이콘 주응규
2014-09-19 08:44
회원사진 		이인철 작가님 풍성한 계절에 행복 아름 담아 내시고
일요일 가을문협 행사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계절에 건안 건필하십시요
   
이름아이콘 설연화
2014-09-20 11:12
회원사진 		힘든 삶의 단편이네요
이 시린계절에 시린 풍경
잘 읽었습니다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4-09-21 21:00
회원사진 		《Re》주응규 님 ,
주 작가님의 방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부족한 졸작을 올리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도 찬란한 가을에 멋진 작품을 산고하시길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4-09-21 21:03
회원사진 		《Re》설연화 님 ,
설 작가님의 서재 방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초반부를 펼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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