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8-02-26 21:12

ㆍIP:

흰 눈이 내리는 날이면
흰 눈이 내리는 날이면 / 雲悲박종영

깊은 밤은 이슬을 먹고살았습니다
깊은 산 속에서 나무는
허리의 척추를 한 마디 뽑아 당신께 건네주었습니다
쓰라린 아픔으로
나무의 허리에 톱날을 들이대고 톱질을 합니다
톱질 당한 나이테 위에 소복하게 함박눈이 쌓였습니다
처음부터 동행했던 것처럼
마음은 눈밭 위에 뛰놀고 마냥 즐겁습니다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새의 발가락이 차갑습니다
깃털 속으로 햇살 한 줌이 들이쳐 가슴을 녹여 줍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시냇물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마음이 스르르 녹는 과정인가 봅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건성으로 불어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오로지 내 귓불만 빨갛게 만들 뿐 차갑게 얼어붙은
개 밥그릇에 손을 대 녹일 엄두를 못 냅니다
그 위에 쏟아 부어진 개밥이 쓸쓸하게 식어갑니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나무젓가락처럼 면발을 끌어올리던 시선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며 질투합니다
찬바람이 한바탕 지나갑니다
덜컹대며 문짝이 뜯겨 나갔습니다
헌옷 몇 벌과 신문지가 깔린 작은집에는 달라붙은 개털이
가끔 들이닥친 찬바람의 눈송이를 받아먹고 있습니다
땅바닥에는 세상의 무게만큼 흰 눈이 내렸습니다
한 나절 동안 똥개 한 마리가 눈발을 치고 있고요
입김을 뿜어대고 호호 손을 불어 몸을 녹이고 있습니다
조금은 슬프기도 한 내 마음이
자꾸만 가슴앓이로 시리도록 아픕니다
보고 싶다
짧은 한마디가 그리워지는 시간에 당신은 무얼 하고 있을까요
슬퍼할 줄 아는 사람만이 슬픔의 맛을 알기에
밑바닥에 앙금처럼 슬픔을 깔고 내재한 아픔으로 슬피 웁니다
포근한 눈밭 같은 깨끗한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픈 것을
저 마른 나무도 알겠지요
목덜미가 흰 나무젓가락도 백옥처럼 흰 눈밭도
이 마음을 알기에 슬퍼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당신을 저 멀리 보내고 난 후부터
그리움이 사무쳐 목이 메어 하루를 살아갑니다
지금 내 머리맡에는 당신께 써놓고 부치지 못한 편지들이 가득합니다
손을 뻗어 닿을만한 곳에 당신이 웃고 있는 것 같아
허공중에 당신의 숨결을 더듬어 봅니다
당신의 체취와 향기를 찾아 머나먼 여행길에 올라 보렵니다
저 멀리 산자락에서 아름답게 떠오르는 달빛이 당신인 줄 알고
눈 덮인 거친 들판을 달려보지만 당신 얼굴은 잡히질 않고
내 몸엔 온통 풀잎과 가시에 긁힌 선혈 자국만이
흔적처럼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제 몸을 깎아 만든 나무인형에
나를 지켜볼 수 있는 감동의 눈을 붙여주어
세상을 환하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이렇게 기다림에 목이 메어 젖어드는
아프고 슬픈 사랑인가 봅니다
지금도 밖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바람은 덜컹거리는 문짝에 헛발길질을 수도 없이 해댑니다

김정남: 안녕하세요?
박종영 시인님
차가운 겨울 바람이 그리도 시린것은
비단 사람만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픔을 갖은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듯
바람은 건성으로 불어 나부끼고
아픈상처에 다시한번 가시와 풀잎이 긁힘을 주니
그흔적은 언제까지 연결될런지...
시인님의 귀한 글속에 젖어
저또한 깊은 산속 호호 불어가며
시린발을 감추고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이름모를 새의 옆에 앉아있는듯 합니다^^
귀한 시심에 동무하며
감동의 눈을 갖은 나무인형하나 빌려 갑니다
시인님의 글들을 대할때마다
제가 시속에 있는 나뭇잎이나
개밥그릇이나ㅋ 나뭇젓가락이 된듯합니다ㅋㅋ
늘 감사하며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02/26-22:20]-

최 평균: 갑자기 우수 지나 내린 흰눈에
누군가 지나간 발자욱처럼
시인님의 시어들이 점점이 흔적으로
남는것 같은 시편이군요.
박종영 국장님 잘 계시지요?
계절은 2월을 쉬이 보내지 않으려
말일경에 다시 눈을 뿌려 길을
하얗게 감추려 하는것 같습니다.
동안도 건강하시고 봄에 반갑게 뵙기를
기원합니다. -[02/26-22:23]-

신 영: ~.~*
고맙습니다, 雲悲 시인님!

"땅바닥에는 세상의 무게만큼 흰 눈이 내렸습니다"

"조금은 슬프기도 한 내 마음이
자꾸만 가슴앓이로 시리도록 아픕니다
보고 싶다
짧은 한마디가 그리워지는 시간에 당신은 무얼 하고 있을까요
슬퍼할 줄 아는 사람만이 슬픔의 맛을 알기에
밑바닥에 앙금처럼 슬픔을 깔고 내재한 아픔으로 슬피 웁니다"

언제나 감동입니다.
雲悲 시인님의 시편은 언제나 내게...
고맙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ㅎㅏ늘.

-[02/27-11:12]-

박현옥: 시인님 ^^*
가슴 밑바닥을 훌터내는 시린 사랑입니다.
숨 조차 쉴수 없는 애절한 그리움입니다
그래서 아무말도 할수가 없는 긴 기다림입니다. -[02/27-12:02]-

박 경 순: 흩날리는 눈발처럼
지난 상처들이 쏟아집니다
이 눈 녹으며
봄 풀들이 파릇파릇 돋아 나겠지요 ~~~ -[02/27-15:54]-

사빈/이은자: 어찌어찌 하여 떠난 사람, 떠난 사랑
덜어 낼 수 없는 그리움은
밀어낸 만큼 되 돌아와 내 가슴에 아프게 꽂히고
그래서 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그런 계절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그 언 가슴에도
봄볕은 찾아 들지....
마치 그런 마음처럼 글이 너무 애절합니다.
얼른 따뜻한 봄볕에 언마음 녹 일 수 있는
그런 나날들 되셨으면 합니다. -[02/27-18:57]-

정 용 하: 박종영 시인님 반갑습니다
시인님 시심에 한참 머물러 봅니다
인간의 내면을 거울처럼 진솔하게 표현하신
시인님의 시심에 존경이 갑니다
건강하시고 주옥같은 시심 많이 전해주십시요
-[02/27-23:44]-

박걸주:
시인님의
가슴앓이로 시리도록 아픈 사랑,
눈발로 대지를 휘 덮습니다.
아마도 그 사랑 시인님의 마음 알겠지요. -[02/28-08:53]-

雲悲/박종영: 자꾸만 움트려는지 살갗이 아파옵니다
봄이 내 몸속에서 꿈틀대나 봅니다
소중한 발걸음하신 시인님들 고맙습니다
김정남 시인님
최평균 시인님
심 영 시인님
박현옥 시인님
이은자 시인님
정용하 시인님
박걸주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들만 함께 펼쳐지길 기도드립니다 -[02/28-15:58]-

오종환: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봄을 시샘하는 듯 차가운 날씨가 제법 풀리는 것 같아요..ㅎ^^ㅎ

내려두신 마음에 늘 감사드리며 바지런한 시인님이 늘 부럽습니다. ^^b
2월 잘 마무리 하시고 행복 가득한 3월 맞이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m^* -[02/29-09:53]-

부러진 화살

정육점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