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8-02-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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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혀져가는 생의 귀퉁이에서
접혀져가는 생의 귀퉁이에서 / 雲悲박종영

시간이 계절의 등을 떠밀어가며
찬물에 시린 손을 담가 돌미나리를 다듬는다
가끔 얼얼한 손을 들어 올려 겨드랑이에 끼고 녹여보지만
손가락 끝으로 얼음조각이 박힌 바람꽃의 상흔 傷痕이 지천으로 피었다
바람이 대문을 덜컹덜컹 흔든다
성에 차지 않는지 거리의 집들을 흔들고 있다
태풍이다

긴 혓바닥을 땅바닥에 질질 끌고 길을 건드려 하나씩 맛을 보며 핥아
한 겹씩 벗겨진 자신의 살집을 감출 수 없듯이
혼자의 몸으로 벗겨진 살갗을 펄럭인다
거리의 끝에 겹겹이 쌓아놓은 흔적들을 책갈피 속에 쌓아두고
달착지근한 손끝에 침을 묻혀 연방 삶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
내 몸속에는 온통 길이 머물고
오늘은 비번인 꾸불텅한 나태 함 들이 꽃밭에 물을 준다

몸속에서는 저녁놀을 비켜가면서 피어난 쑥부쟁이가 처량하게 피었다
바람은 처연하게 불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손바닥을 닮은 내 얼굴이
솔바람에 의해 잠이 들고
중앙시장의 한 귀퉁이 좌판에 누워있는 등 푸른 생선의 지느러미처럼
허리가 자꾸만 푸르둥둥하게 찍혀 삶의 인화지처럼 엄습해온다
몇 켤레가 닳아 없어진 생의 기억들이 시장바닥에
하나 둘 흔들어 깨운 뇌 세포처럼 꽂혀 반 박자로 허물어져 내리고
나를 일으켜 세운 자존심은 말없이 세상을 지켜보며 그림자를 밟으며
곱게 내려졌던 시선을 들어 올려 하늘을 본다

툭 붉어진 변명들이 내려앉아 책장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내 몸도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들고
접혀진 것들이 붉은 창문을 두드린다
창밖에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들이 온 산에 물감처럼 번지고
벗겨진 땅의 표면이 꺼칠하게 보푸라기가 돋아 오른다
햇볕의 따가운 망치질에도 울지 않던 나무들이 자꾸만
빛바래 떨어질 운명을 생각하며 제 잎을 거머쥐고 슬피울고
숲의 발걸음이 삶의 뿌리처럼 뒤척이고 있다

바람이 안개처럼 뿌려놓은 영역을 허물면서 뒤돌아서고
깃발처럼 나부낀 산의 정상에 나를 꽂아놓고 펄럭인다
모두가 하나의 정물처럼 늙어가는 세상 속에서
웅크린 이름 모를 허수아비의 절규처럼
뼈마디를 만져보지 못해 소쩍새는 저리도 슬피 우는데
접혀져 가는 생의 한 귀퉁이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만 접혀진다

강승희: 박종영 시우님
접혀져 가는
생의 길모퉁이에는
"바람이 안개처럼
뿌려놓은 영역을
허물면서 뒤돌아서는..."
공허함이 있었군요
건필 하십시요
-[02/09-14:12]-

雲悲/박종영: 소중한 발걸음하신 강승희 시인님
감사올립니다
아름다운 설 명절 잘 보내시었는지요
행복한 날들 함께하세요. -[02/09-16:58]-

최상근: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셔요?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
접혀져가는 생의 귀퉁이에서.....
접히지않으려는 몸부림을.... -[02/09-17:22]-

정 용 하: 박종영 시인님 반갑습니다
설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시는 지요
...긴 혓바닥을 땅바닥에 질질 끌고 길을
건드려 하나씩 맛을 보며 핥아...라는 구절에
시심이 한참 머무르다 갑니다
건필 하십시요

-[02/09-19:55]-

김정남: 안녕하세요?
박종영 시인님...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점을
짜라투스라는
모방이라했던가요
귀한 시인님의 글속 내면을 들어가 보니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과거에 살았던 사람도
현재에 살고있는 사람도
미래에 살아갈 사람들도 모두다
산의 정상에 나를 꽃기위해 모두가 질주하나봅니다
귀한 시심에 젖어서 나올줄을 모르며...
즐거운 명절 보내시었나요?
늘 강건하시고 늘 좋은글들 설례임으로 기다리겠습니다^^
-[02/09-20:08]-

신 영: ~.~*
고맙습니다, 雲悲 시인님!

"툭 붉어진 변명들이 내려앉아 책장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내 몸도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들고
접혀진 것들이 붉은 창문을 두드린다"

雲悲 시인님! 시인님의 귀한 시편에
한참을 깊은 생각으로 앉았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생의 귀퉁이에서~~~
오늘도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ㅎㅏ늘.
-[02/09-21:41]-

雲悲/박종영: 소중한 발걸음하신 시인님들
감사올립니다
최상근 시인님
정용하 시인님
김정남 시인님
신 영 시인님
밝음으로 보낸 아름다운 명절 잘
보내시었는지요
진눈깨비가 소복히 내린 아침입니다
행복한 날들 함께 하시길 바라며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02/10-09:18]-

정태중: 안녕하세요 박종영 시인님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늘 고운 글 내려 두심에 감사의 인사드리고
항상 댓글 달지 못함에 용서하소서
-[02/10-10:18]-

정병옥: 박종영 시인님^^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쑥부쟁이가 처량하게 피어 있고
스쳐지나가는 그림자가 접혀지는것이
왠지 시인님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올해는 하시는 사업이 그저 잘되시기만
바래 드립니다.. -[02/10-11:29]-

錦城/김종순: 꿈꾸듯 온정을 다해 써내려가는 시인님 詩心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지요.
명절 끝 자락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 하세요. -[02/10-11:51]-

雲悲/박종영: 명절 후의 오후 고운 걸음하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정태중 시인님
정병옥 시인님
김종순 시인님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셨는지요
소중한 설 명절 잘 보내셨으리라 사료되오며
올한 해도 기쁨만이 함께하는 날들 꾸며가세요
감사합니다. -[02/10-15:31]-

박 경 순: 시인님,,, 명절 연휴에도 접혀져 가는 생의 귀퉁이를 관찰하시느라
바쁘게 지내셨군요,,,
저도 시장에 살고 있는데,,
시장에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
새 봄 기운이 시인님의 서재에 가득하시길 ~~ -[02/10-19:12]-

雲悲/박종영: 스쳐지나가는 모든 삶이 그러하듯이
살아가는 삶들이 사람마다 다 다르더이다
사람냄새가 물씬풍기는 시장이야말로 풋풋한
푸성귀냄새와 비린내가 뒤섞여 사람사는 냄새가
진동을합지요.
박경순 시인님 설 명절은 잘 쇠셨는지요
올 한 해도 다복하시고 아름다운날들만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02/10-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