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8-01-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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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잎의 노래
붉은 꽃잎의 노래 / 雲悲박종영

가식 없는 하늘 아래 소중한 작은 들꽃들이 살고요
빗살처럼 내리는 가을비를 우산도 없이 그냥 맞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무겁게 젖은 어깨 펄럭이며 나비 한 마리 날아옵니다
어제저녁 에는 잠깐 풀어놓은 어둠 자락을 밟고 이슬비가 다녀갔습니다
소리없이 찾아와 온통 내 마음을 적셔놓고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잠 못 드는 밤
동박새는 이름 모를 산속에서 온통 젖은 몸으로 울어댑니다
먹물을 까맣게 찍어 바른 밤중에
소복을 입은 백합의 그늘이 촉촉이 바닥에 젖고
저 멀리 고개 너머 산 중턱에 사유 깊은 한 여인네 살고요
허물어졌다. 피어나는 이름없는 들꽃처럼 억척스럽게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마음속에 작은 부피로 공방하나 들여놓고 우주를 떠돕니다

수천의 꽃들이 쇠창살 틈새로 목 내밀어 절규하며 아득히 저물어 가고
봉숭아 꽃물처럼 내 마음속에도 처절한 사랑 하나 진물처럼 스며듭니다
뜨겁게 목젖까지 치밀어 오르는 그 무언가가 상처받은 이름으로
계절의 끝자락에 걸려 펄럭입니다
시골 담벼락 작은방 벼름 박에 걸려있는 빛바랜 사진 속에
활짝 핀 당신의 미소는 정말이지 장미꽃처럼 붉었습니다
붉은 입술 위에 꽃잎 몇 장 떨어뜨리면
세월은 까뭇까뭇 저물어 칠흑 어둠으로 금방 덮여버립니다

오늘도 꽃술을 찾아 날아드는 나비는 슬픔을 가슴에 안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정처 없이 날아다닙니다
세속의 물결이 이유도 없이 출렁이며 다가옵니다
마취된 꽃 방에서 빈 껍질로 씨앗들이 여물어 속 빈 쭉정이로 남고
먹물 같은 어둠 속에서 소쩍새는 먹 울음으로 슬피 울고
웅크린 잠들은 붉은 입술로 이름없는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화약냄새가 진동하는 들판을 달려도 보았지만
거기엔 붉은 깃발도 붉은 꽃들도 붉은 노래도 없었습니다
별빛이 흐르는 우주의 한 귀퉁이에서 슬픈 비애를 닮은 노래들이
춤을 추며 검은 먹구름을 불러와 붉은 핏빛 울음으로 비를 뿌려댑니다

내 너의 죄를 사하노라
비굴함을 땅에 묻고 이름없는 진실로 행함을 터득하여
베풂으로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너에게 주나니
붉은 날에는 붉은 깃발이 펄럭이는 성당에서 붉은 노래를 부르거라
그러면 너의 영혼이 씻기어 봉사와 사랑으로 충만하리라
어제 시장에 나가 붉은 심장 하나 팔려고 내 놨습니다
쓰라린 가슴을 안고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가슴속에서는 칼바람만 불어주던 슬픔도 이젠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베풂의 미덕과 관용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며 살아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내 가슴에 파리한 입술을 들여놓고
붉은 웃음으로 모든 것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수도 없는 고통이 빗물이 되어 흙탕물처럼
내 가슴속에 꽃물처럼 스며듭니다
밤은 고요로 내 안에 들어와 서 있습니다
소리없이 달빛을 등에 업고 우주로 걸어갑니다
이렇게 쓸쓸한 밤이면
담벼락에 핀 봉숭아의 꽃잎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책갈피 속에 책장처럼 마른 꽃 이파리 하나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가끔, 견딜 수 없는 보고픔에 울기도 하지만 붉은 치마를 입고
붉은 점을 찍어 오늘도 작은 성당에서 붉은 꽃잎의 노래를 부릅니다

오종환: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벌써 새봄을 기다리며 붉은 꽃잎의 노래로 그윽한 시향에 취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안건필 하소서.. ^m^* -[01/10-15:01]-

김언성: 봉숭아 꽃물처럼 내 마음속에도 처절한 사랑 하나 진물처럼 스며듭니다
넉넉한 시심은 보는 마음까지 풍성합니다.
꽃 내음 속에 잘 쉬었다 갑니다.
향상 좋은 일 있기를 빕니다.
평안하십시오.
-[01/10-17:23]-

안백수: 운비 박종영 시인님. 꽃잎의 노래가 우주까지 퍼져 나갑니다.
오늘고 깊은 시어로 발목을 잡아놓으시니 아니 공부할 수 없습니다.
자상함과 진솔함의 노래가 귓전에 맴돈는 시간에
붉은 꽃잎 한 장, 뜨거운 물 부어 마셔 버리면
심장마저 붉어 지려나 모르겠습니다.
늘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날 되시고 강건하시길 기원드립니다. -[01/10-17:44]-

김정남: <봉숭아 꽃물처럼 내 마음속에도 처절한 사랑 하나 진물처럼 스며듭니다>
박종영 시인님~
시인님의 아름다운 시심에 취해
붉은 꽃잎위에 저도 사알짝 앉아 봅니다
흙탕물이 꽃물이 되어 온세상에 흐르니
세상은 온통 꽃물에 적시어져서
더 아름다워지고 향기로워 지네요 ^^*
그 아름다움이 봄까지..아니, 한해까지 연결되어지기를
소원해 봅니다
좋은글을 대하게 하심에 감사하며... -[01/10-17:56]-

雲悲/박종영: 바쁘신가운데 이렇게 누추한 서재에 방문하신
시인님들 감사올립니다
오늘하루도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오종환 시인님
김언성 시인님
안백수 시인님
김정남 시인님
항상 기쁨과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다녀가신 시인님들 고운하루 행복하세요. -[01/10-20:24]-

박 걸주: 작은 성당에서 흘러나오는
시인님의 붉은 꽃잎의 노래
귀 기울이고 갑니다.
눈이 제법 내리는군요.
고운 시간들 되세요.
-[01/11-09:51]-

신 영: ~.~*
고맙습니다, 雲悲 시인님!

"먹물 같은 어둠 속에서 소쩍새는 먹 울음으로 슬피 울고
웅크린 잠들은 붉은 입술로 이름없는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언제나 雲悲 시인님의 詩語들은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귀한 시편에 한참을 앉았습니다.
雲悲 시인님, 오늘도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ㅎㅏ늘.

-[01/11-10:33]-

소정 김미애: 시인님 얼마전의 통화 반가웠습니다.
늘 부지런하시구 열의가 많으신 시인님
언제나 따라갈지요..
이곳은 겨울비가 엄청 쏟아지고 있네요
붉은 꽃잎의 노래가 더욱 선명하게 살아나고 있는듯...
한 소절 담아 가렵니다... -[01/11-12:49]-

雲悲/박종영: 진눈개비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눈물처럼 빗물로 흘러 온통 내 몸이 질퍽합니다
이젠 차가운 빗물로 다가와 내 몸을 씻겨주는 당신
당신을 겨울비라 부르겠습니다
소중한 발걸음하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박걸주 시인님
신 영 시인님
김미애 시인님
포근한 금요일 겨울비 맞으며
진한 커피향 맏으며 작은 카페에서
풍경을 맛 보는것도 운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고운하루 행복가득한 금요일 되세요.
감사합니다.
-[01/11-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