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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4-07 11:19
ㆍIP: 58.xxx.46
만나도 될까?
만나도 될까? / 임정수




인연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는게 인연인 것 같다.

때론 우리네 삶속에서 묘한 감정을 가져다 주기에 인연을 내세워 필연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중심적이며 스스로를 대변하기에 급급한 단어이겠지만 말이다.

언젠가 아주 잠깐이나마 직장 생활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보통 6시 정각이면 칼퇴근을 하는데,
그날따라 사장은 거래처 관계자를 만나느라 오후 시간엔 얼씬도 하질 않았고
직원들은 하나 둘 서둘러 퇴근을 하고 나혼자만 남아 있었다.

평소 직원들끼리 순번을 정해 그날 그날의 자재를 정리하며 물품을 파악해 두고 퇴근을 해야하기에
그날은 내차례가 된 것이다.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항상 사무실이며 창고의 관리를 경리가 해야하기에
내가 일이 다 끝나야 경리도 문을 잠그고 같이 퇴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리하고 단둘만이 남아 있었다.

사무실에선 별로 할일이 없었던 경리로선 둘이서 하면 더 빨리 끝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인지
사무실문을 잠그고 내가 있는 창고로 내려와서 장부를 들고 그날의 남은 자재를 파악했다.

경리는 장부를 들고 일일이 숫자를 세었고,
무겁고 힘든 자재를 내가 옮기며 정리를 하니 재미도 있었다.

말이 자재 정리이지 별로 어려울 것도 힘든 것도 없었다.

이십여분이나 지났을까...
그냥 퇴근하기엔 머쓱해서 우린 사무실에서 커피를 한잔씩 들고 마주 앉았다.

"수고 많았어요."
"예...오히려 일찍 퇴근하지도 못하고 저보다 더 수고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서로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짧은 겨울해에 밖은 이미 어둑어둑 해있었고,
따가운 나의 시선을 피해다니던 그녀가 몸을 일으키더니 퇴근을 서두르는게 아닌가.

사무실 문단속을 하기 위해 그녀가 불을 끄는 순간, 세상이 온통 암흑 천지가 되어 버렸다.
그녀가 문을 잠그기 위해 돌아설 때에 아주 절호의 기회를 놓힐 수 없어 그녀를 뒤에서 힘껏 끌어 안았다.

"어머! 왜 이래요?"
"잠시만..."

놀란 가슴으로 나를 보며 돌아서는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입맞춤을 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건 상상조차도 하기 싫었다.
지금 이순간 그녀와 함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벌써 삼십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날의 그일이 잊혀지지 않음은
오늘 우연히 길가에서 그녀를 만났기 때문이다.

삼십여년이 흘렀음에도 변치않은 그녀의 모습...
그녀 역시 금방 나를 알아보았고 우린 멋적게 웃었다.

그러고보니 인연이란 참으로 묘한 것 같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아니지...
그냥  슬쩍 껴안고 키스 한번 했을 뿐이니 원수까진 아니었다고 본다.

어린 나이었기에 내가 좀 더 적극적이질 못해 원망의 눈초리로 나를 보던 모습...
그녀가 말만 잘했어도 좋았을 것을...

에휴...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직도 비몽사몽간에 헤매는 것은 아마도 그녀와의 달콤했던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이겠지...

그나저나 연락이나 하며 지내자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왜일까?
벌써부터 다리가 후덜거리는 것이 조금은 걱정 된다.
이름아이콘 최재순
2012-04-08 22:42
 어랏?
그녀가 더 수상합니다.
왜?..
이제와서?
만나자고? 아니 연락이나 하며 지내자고 할까요?

음?...
수상 수상 수상?

이건 필시?
작전?
유부꼬시기 작전?
ㅎㅎㅎㅎㅎㅎㅎ
 일단은 뭐 오래전 알던 사이라는게 쉽게
 이뤄진 약속?...

 그래서 님?
 그녀 몰래 만날꺼에요?
 일러버릴까 말까?

 임정수님 바람 난데요!~~~ㅋㅋㅋㅋㅋㅋㅋ

 그녀 만나게 되면 후속작 올려주세요!~~~두근두근...ㅋㅋㅋㅋ

 구경 잘하고 갑니다. 작가님!~~~~ㅋㅋㅋㅋ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4-09 13:46
회원사진 		그냥...
가끔 연락이나 하며 지내자는거죠..ㅎㅎ

그렇다고 무슨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심각하진 않고요.
ㅎㅎㅎ

건전하게...
연락하며 지내자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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