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7-02-07 01:29

ㆍIP: 124.xxx.224

꽃샘추위

꽃샘추위

봄이 되면 겨울철 내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 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면서 발생하는 이상 저온현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추위는 추위에 대한 준비가 거의 없이 해이해졌을 때 찾아오기 때문에 각종 동파의 피해를 입는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경우가 많습니다. 이 현상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벚꽃의 개화기인 4월 10일에서 4월 18일 무렵까지 나타나 개화시기를 늦추고 농작물이나 인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최근의 꽃샘추위의 변화와 분포특성을 보면, 연평균 7∼9일의 분포를 보이며 위도가 높을수록 높은 일수를 나타냅니다. 시베리아 기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인천, 군산, 목포 등 서해안 지역이 지형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역보다 발생일수가 많습니다. 대도시지역은 도시화의 영향으로 발생일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납니다.

발생일의 분포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서해안 지역의 경우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 2월 하순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시베리아 기압의 영향을 적게 받는 4월 상순에 발생일수가 가장 적습니다. 반면, 동해안 지역은 발생 비율이 2월 하순보다 4월 상순에 더 높게 나타납니다. 이는 서울, 인천, 목포, 광주 등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서쪽 지역은 꾳샘추위 현상이 시베리아 기단에 의한 북서풍계와 연관되어 있고, 강릉, 울진, 대구 등 동쪽지역은 오호츠크해 고기압 등 한랭한 북동기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꽃샘추위 발생은 시베리아 고기압 및 지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서해안과 동해안, 도서지역은 꽃샘추위가 발생하는 원인과 시기에 있어 각각 다릅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일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백과사전에서 인용

날씨가 풀리게 되니까 태무심하고 긴장을 풀었다가 갑작스런 추위를 당하게 되니 몸도 정신도 중심을 집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게 마련입니다. 어찌 몸과 마음뿐이겠어요. 동물도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처럼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경우야 그저 감기 고뿔 정도로 끝날 수 있는 간단한 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동물이나 식물처럼 자력으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람의 손길이 가야만 합니다. 동물은 그래도 조금은 낫습니다. 짖어대거나 우는 소리라도 낼 수가 있으니 눈치만 빨라도 주인이 금세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불쌍한 식물들은 하룻밤 사이에 그만 폭삭 얼어서 삶은 시래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맙니다. 가을걷이를 제때에 못하여 서리를 맞은 호박 줄기나 고춧잎은 덜 억울하기라도 하지요.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죽음부터 경험하는 이놈들의 신세 한탄하는 소리는 듣지를 못하여서 그렇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그 처량한 울음소리가 들릴 듯 들릴 듯합니다.

*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 3~4월의 초봄에도 꽃샘추위가 있다는 뜻입니다.
* 꽃샘추위는 꾸어다 해도 한다. / 꽃샘추위가 꼭 있다는 뜻입니다.
* 봄바람은 기생첩이다. / 봄바람은 옷깃을 헤치고 품속으로 파고든다는 뜻입니다.
* 봄비가 잦으면 시어머니 손이 커진다. / 봄에 비가 자주 와서 농사가 풍년이 들면 시어머니 인심이 좋아진다는 뜻
* 봄비는 일 비고, 여름비는 잠 비고, 가을비는 떡 비고, 겨울비는 술 비다. / 봄에는 비가와도 들일을 해야 하고, 여름에는 비교적 농한기 이므로 비가 오면 낮잠을 자게 되고 가을비는 햅쌀로 떡을 해먹으며 쉬고, 겨울에는 술을 먹고 즐긴다는 뜻입니다.
* 가을 안개에는 곡식이 늘고, 봄 안개에는 곡식이 준다. / 가을에 안개가 끼면 날씨가 따뜻하여 곡식이 잘 영글어 수확이 늘게 되고, 봄 안개에는 심한 기온차로 자라는 보리에 병을 발생 시켜 수확량이 감소한다는 뜻
* 2월 바람에 검은 소뿔이 오그라든다. / 2월에 부는 바람은 몹시 찰뿐 아니라 많이 분다는 뜻

이 글들은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꽃샘추위 관련 속담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옛날 옛적부터 단골손님처럼 있어 왔음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우수[雨水] 는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로 금년에는 2월 18일이 우수입니다.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입니다. 즉, 이제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비로소 봄을 맞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도 있는데 이는 우수를 지나면 얼음도 슬슬 녹아 없어진다는 의미로 우수만 보내면 아무리 추운 날씨도 곧 사라지고 만다는 뜻입니다.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말입니다.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이 튼다는 말입니다. 우수가 지나면 동물들도 바삐 움직이는데, 수달은 물고기를 잡아 늘어놓기 시작하고, 가을에 날아온 기러기는 추운 겨울 생활을 청산하고 북쪽으로 북쪽으로 떠나갑니다.

참으로 아리송한 성격을 가진 놈이 바로 이 기러기입니다. 봄이 오니 더워서 싫다고 떠나가는 것입니다. 추위를 찾아서 말입니다. 추워서 싫다고 작년 가을에 떠나갔던 제비는 기러기가 떠나간 빈들과 그들이 떠나가 허전한 농부의 쓰린 가슴을 보듬어 주기라도 할 것처럼 작년의 그 고향 둥지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이 때쯤이면 농부는 해충 알을 없애기 위해 논밭에 불을 놓는 등 한 해 농사를 준비합니다. 하늘거리는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가을의 풍요를 노래에 담아 봅니다.

백낙은

2017-02-07 09:53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꽃샘추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특히 우리 속담들은 아무리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봄바람은 기생첩" 매우 그럴듯합니다.
우리 집 주변에 있는 저수지에 기러기, 청둥오리, 원앙 등
각종 철새들이 있는데 곧 떠나겠지요.
그리고 강남갔던 재비가 올 것이지만 인생의 봄은 다시 오지 않겠지요.
모쪼록 건강한 삶이 되시고 후회 없는 행복한 삶 되시길 빕니다.


이석희	위원장님이 이처럼 득달같이 찾아주시고 격려를 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 남은 겨울도 건강하게 지내시고 찾아오는 봄마중 나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7 10:44

정찬열

2017-02-07 14:49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
"꽃샘추위" 가슴에 세기며 즐겁게 배독했습니다.
위도가 높을수록 높은 일수를 나타낸다는 것도
이제야 새롭게 알았습니다.

며칠전 아직 꽃샘 추위라기에는 이르지만
그래도 입춘무렵에 남부지방에 매화꽃이
피었는데 아침에 요몇일 영하 권의 날씨가
계속되네요 일찍피어난 매화꽃이 울것같아서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편안한나날 되세요


이석희	벌써 화신이군요. 세월의 흐름을 누가 쏜살 같다 했는지 참 적절하다고 감탄을 마지 않습니다. 작가님의 계절 감각은 아주 빼어나십니다. 감사합니다.	2/7 20:19

김경렬

2017-02-07 21:40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꽃샘추위/
글을 배독하며 지식이 늘었습니다.
속담 또한 많다는걸 이제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늦 추위가 심심잖습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이석희	반갑습니다. 정성어린 격려의 글 감사합니다. 추워진답니다. 꽃샘 추위 조심하세요.	2/7 21:46

김종근

2017-02-08 12:02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꽃샘추위, 이제 입춘지나니 봄인가 봅니다.
주말 농부인 저도 이제 농사 준비를 하여야
하나 봅니다.지난 주에는 울타리를 손 보았습니다.
이웃집 축사에서 송아지를 몇 마리 낳았더군요.
송아지들이 온밭을 밟아놓아서...,
올해는 무엇을 또 심어야 할까 고민을 해봅니다.
좋은글 감사히 배독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이석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제 바빠지시겠습니다. 저도 작은 밭뙈기가 하나 있어서 마음에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봄이 기다려 집니다. 건강하세요.	2/8 12:12

김상화

2017-02-11 00:43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벌써 꽃생추위가 등장했네요
꽃샘 추위는 춥기도 하지만
많은 식물에 피해를 주고있네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그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고맙습니다
요즈음 날씨가 꽤 춥네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석희 작가님!


이석희	공감하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감상화 작가님!	2/11 03:53

김종덕

2017-02-11 14:20

이석희 작가님,
평안하십니까? 꽃샘 추위를 가슴으로 파고드는 기생이라는 말을 챙겨봅니다.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많고도 많은 가슴앓이를 해 온것 같습니다. 찬것이 찾아들면 따스함으로 맞아야 할텐데 빈 가슴으로 맞는다는 것은 참 애절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차가운 것들이 마음을 파헤치고 있어 꽃샘 취위의 의미가 줄어들지도 모르겠읍니다. 어떤 추위가 찾아들더라도 항상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석희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요즈음에야 꽃샘추위라는 말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도 합니다. 문만 나서면 자동차, 자동차에서 내리면 사무실, 그리고 차 집 이렇듯 개미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인생이니 그럴 법도 합니다. 어쩌면 말 못하는 동물이나 식물들이 더 실감 나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뜰한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2/11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