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6-11-16 01:34

ㆍIP: 124.xxx.224

좋은 비누와 나쁜 비누

좋은 비누와 나쁜 비누

"비누는 사용할 때마다 자기 살이 녹아서 작아지며 드디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그때마다 더러움을 없애준다
만일 녹지 않는 비누가 있다면 쓸모없는 물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자기희생을 통해 사회에 공헌 할 줄 아는 사람은 좋은 비누지만
어떻게 해서든 자기 것을 아끼려는 사람은 물에 녹지 않는 비누와 같다."
이는 미국의 백화점 왕 워너메이커가 한 말입니다.

좋은 비누는 물에 잘 녹지만 나쁜 비누는 물에 잘 녹지 않습니다. 물에 잘 녹는 비누는 누구에게서나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잘 녹지 않는 비누는 버림을 받습니다. 물에 잘 녹는 비누처럼 사는 길을 생각해 봅니다.
물에 녹는 비누처럼 나를 녹아 없어지게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일이기에 그 가치가 어두운 바다의 길을 안내하는 등대처럼 그 빛이 더욱 아름답고 그 행동이 더욱 더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 어느 고을에 자칭 자선 사업가라고 일컫는 부자가 살았습니다. 그는 자기 고향 마을 빈민들에게 약간의 전곡을 베풀어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고 난 후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송덕하여 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고 다녔습니다.

이에 동민들이 의견을 모아 자그마한 송덕비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송덕비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작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자비를 들여서 커다란 송덕비를 다시 만들고 굉장히 큰 비각을 세워서 온 동네가 들썩거리는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민들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물에 녹지 않는 비누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흔히 내가 무엇을 조금 이루어 놓았다 하면 드러내기에 얼마나 급급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선현들께서는 아상(我相)을 놓아야 한다고 그토록 힘주어 가르치셨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를 들추어 올리는 것을 아상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재산이나 지식이나 권리나 명예가 그저 조금이라도 있을라치면 드러내기에 바쁩니다. 이루어 놓은 그 일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자랑을 하고 싶어서 견디지를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유리할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그 일을 자기가 하였다고 자랑합니다. 그와 반대로 조금이라도 불리하다 싶은 기미가 보이면 누군가에게 미루고 자기는 쏙 빠져버리려는 얄팍한 유리지갑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천박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인격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올린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공을 숨기고 겸손해 할수록 더 존경해 마지않는 것입니다. 나 혼자서만 사는 세상에서는 나의 인격이 높은지 낮은지 구분을 짓지 못합니다. 이는 바로 나의 인격은 내가 높이는 게 아니라 남이 높여 준다는 말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대우를 받고 싶으면 남을 높여주고 대우하여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도 나를 높여주고 대우하여 줄 것입니다.

앞의 예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녹지 않는 비누였습니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누가 그를 그렇게 살도록 내몰았던 일도 없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내가 지은 그 복을 스스로 지은 비각과 송덕비로 찬양 받기를 원하였으니 비아냥대고 과 코웃음 치는 것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복을 짓고도 내가 복을 지었다는 그 相 때문에 지은 복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도리어 벌을 받게 되는 경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복을 짓고 나서도 복을 지었다는 그 마음이 없어야 그 결과가 좋게 돌아올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복이 죄로 바뀌게 된다는 말입니다.

대개 복을 짓고 상을 내는 사람들은 복을 지은 만큼 대가[代價]를 바라게 되기가 십상입니다. 자기 가족들을 위하여 힘들여 일을 하고 돌아온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렇게 힘들여 일을 하여도 애쓴다는 말 한마디 안 한다” 하면서 자식들에게 원망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던가요? 없습니다. 부모는 가족에게 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을 내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더 지독한 원수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기에 남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을 바로 녹는 비누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내가 희생을 하였다는 생각이 없이 빈 마음이 되어야 비로소 녹는 비누의 자격을 부여받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비록 녹아 없어지더라도 그것을 사용한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나서는 즉시 그 마음조차 잊어야 합니다. 물에 녹는 비누가 된다는 일이 참 어렵게 생각되지 않으시는지요.

“선은 들추어낼수록 그 공덕이 작아지고 악은 숨겨둘수록 그 뿌리가 깊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선은 숨겨두어야 그 공덕이 커지고 악은 드러내어야 그 뿌리가 얕아질 것입니다. 하는 그 일에는 충실하지 않으면서 이름을 드러내고 상만 내려고 한다든지 조그마한 선에 만족하여 그 공을 드러내려고만 힘을 쓴다면 그 이름과 공이 모두 헛되이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백낙은 2016-11-16 21:08	이석희 작가님. 목사가 교회에서 하는 설교 같은 내용이네요. 저도 설교할 때 녹지 않는 소금에 대해서 설교를 한적이 있습니다. 비누가 자기를 희생하여 깨끗하게 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오늘의 문제는 스스로 녹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이석희 2016-11-16 21:32	《Re》백낙은 목사님 ! 반갑습니다. 참으로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밝음을 향하여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좋아지겠지요. 너무나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게 걱정입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김종근 2016-11-21 12:12	안녕하세요.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좋은 비누와 나쁜비누 잘 배독 합니다. 저는 어떤비누 인가 반성해 봅니다.늘 좋은 글 올려 주셔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 하시고 즐거운 한 주간 되시길 바랍니다.

이석희 2016-11-21 15:05	《Re》김종근 작가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항상 정성스런 글로 격려해 주시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도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말만 근사하여 목하 걱정 중이랍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집니다. 추위에도 항상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

정찬열 2016-11-22 20:50	이석희 작가님! 초딩들과 해외나들이를 다녀오느라 이제야 들렀습니다 작은 그릇에는 적은 음식밖에 담을수 없듯이 인격이 작고서는 도리가 없음이지요 저역시도 부족함이 많은 사람입니다만은 영국 속담에 인격을 잃어버리면 모든것을 잃어 버린다고 하지요 "좋은 비누와 나쁜 비누" 감사히 배독했습니다. 영하권의 소식이 들립니다. 늘 건안 하시길 빕니다.

이석희 2016-11-22 22:06	《Re》정찬열 작가님 ! 반갑습니다. 좋은 시간 가지셨군요. 저도 그렇게 살아보리라는 각오를 적어 본 것입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이 추워집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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