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8-09-03 23:21

ㆍIP: 222.xxx.72

러시아 古稀여행[둘째 날]

2018년 07월 15일 일요일 [여행 둘째 날]
버릇처럼 눈을 뜨니 여명이 밝아오는 창밖엔 간밤까지 돌아가던 회전목마는 서 있는 체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이 유혹하는 새벽에 머리를 감고 호텔 밖을 나선다. 잠시 운동 겸 호텔 주위만 돌아보려 했는데 걷다 보니 20여 분 가끔 보이는 산책하는 사람도 있어 아무르강 변까지 당도했다. 강변 모래사장에는 간밤을 지센 젊은 남녀며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 낚시를 하는 사람 호기심에 예전에 즐기던 낚시하는 곳 등을 돌아 걷다 보니 대형 경기장이 보였고 주변에 커다란 나무에 고드름처럼 매달린 신기한 조명등과 러시아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장인 것 같아 호기심에 접근하여 돌다 보니 길을 잃고 말았다. 숙소에 집사람이 있지만, 휴대전화기가 꺼져 있고 주위에 가끔 만나는 사람들에게 대화가 통하지 않아 내가 묵은 호텔을 마침 사진을 나오면서 찍어두어 세 번째 만난 사람에게 호텔 사진을 보여주며 몸짓 손짓으로 물으니 방향만 손으로 가리킨다. 갑자기 암울해진 답답함에 짐작으로 헤매다 어렵게 ‘인뚜리스트’호텔을 찾았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속옷까지 젖은 채 7시부터 시작된 호텔식 조반에 참석했다.

낮이 시간이 길어서일까 09시 30분에야 호텔 앞으로 어제 우리가 탄 버스에 모든 짐과 가방을 싣고 한산한 시내를 돌아 찾는 곳은 동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로 1894년에 설립된 향토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은 개관 후 약 100년 후인 1955년에 다시 꾸며서 자연, 민속, 역사, 유물이 약 14만 4000여 종이 전시되었다고 한다. 주요 전시물로는 매머드급의 상아, 세계에서 가장 큰 아무르호랑이 박제, 달에서 지구로 가져온 토양 표본이 있었지만 대부분 박물관은 무심코 지나치는 관광이다. 버스에 탑승하여 다음 이어지는 곳은 ‘꼼소몰스까야’ 광장에 있는 ‘꼼소몰스까야’ 사원(성모승천 사원)으로 바둑판처럼 잘 정비된 하바롭스크시의 중심을 이루는 곳입니다. 이곳은 밤이면 신비로운 불빛을 밝히는 광장 분수대 주변에 매년 축제와 행사가 이어지는 곳이랍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원이 있어서 사원 광장이라고도 불렀으나 1930년대에 대부분 허물어졌단다. 우즈 뺀 스키 사원으로도 불리는 성모승천 사원 또한 1917년 종교를 인정하지 않은 소비에트 정부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2001년 원래 자리에 다시 복원되어 지금은 하바롭스크의 우뚝 선 경계표로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란다.

광장에서 12시경 탑승하여 이동한 곳은 점심을 먹기 위한 현지식 식당이었다. 이곳 현지식 식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관광이 그렇듯 사전에 준비해간 김치며 고추장은 현지식이 맞지 않을 때 감초가 되어 현지식을 먹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식사 후 우리가 안내된 곳은 현지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앙 재래시장이었다. 가이드는 이곳에서 특별히 권한다면 우리 돈 1만 원 정도 하는 현지 생 꿀을 권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갖가지 물품과 식료품들과 과일들이 그리고 한쪽에 낚시용품이 많은 것은 낚시 인구가 많다는 증거다, 내가 만약 팔이 아프지 않았다면 꼭 낚시 릴이라도 사가고 싶지만 내게는 이젠 필요 없는 물건이니 둘러만 보고 꿀만 사고 구경만을 하고 버스에 탑승했다. 다음 장소에 안내된 곳은 러시아 공산당과 소비에트 연방 국가(구, 소련)의 창설자인 레닌 동상이 있는 하바롭스크의 상징물로 되어 있는 레닌광장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여름과 겨울 풍경이 아름다워 시민의 대표적인 휴식처 역할을 하고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한다.

오후 시간의 일정은 낭만의 상징인 아무르강 유람선 탑승 차례인데 오후에 스콜처럼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며 요란스럽게 퍼 붙는 소낙비 때문에 잠시 버스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한참을 퍼붓는 바람에 모두가 유람선 탑승을 하지 말자는 의견 끝에 2차 세계대전 전사자의 영혼을 추모하기 위한 무명용사의 비석, 영원의 불꽃 우초스 전망대 공원을 오르니 그곳 한쪽에는 김정일 이 방문한 곳이라며 표지판이 있기도 하였다. 얼마 후 비는 그쳤지만, 유람선 대신에 백화점급 매장을 안내받았지만, 물건 값이 재래시장보다 월등히 비싸 모두가 구경만 하고 나와야 했다. 오늘 저녁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기 전 이곳에서는 마지막 먹는 저녁 식사는 일본식 초밥 세트였다. 다양한 일본 초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 일행이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하바롭스크 역이었다.

21시 10분에 탑승할 열차는 4인 1실(1~2층 침실)로 모든 짐과 가방을 함께 싣고 11시간 40분을 밤을 지새워 달리는 고급열차‘아끼안호’ 열차에 9호 차 35~38호로 정문석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한 칸에 배정되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유럽의 시작 모스크바에서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총 길이 9,288km로 지구의 4/1에 해당 한단다. 열차는 시속 80~90km로 많은 차량(대략 150~200m)을 달고 꾸준히 달리는 우리나라의 무궁화호처럼 대부분 역을 들리며 6박 7일(156시간)을 달리는 곳 중의 마지막 동쪽 구간에 해당하는 곳이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라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다. 라즈돌리노 역에 모인 17만 고려인들은 이 열차를 타고 하루아침에 중앙아시아 허허벌판에 내몰린 횡단 열차지만 지나면서 보노라니 지금의 열차는 철로 폭이 좀 더 넓은 전동 열차이며 이따금 구 선로(궤도가 좁음)로 달리는 구형 화물열차가 눈에 띈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열차에 오른다.

3일째 여행 다음 호에

김경렬

2018-09-04 04:34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여행 첫날 아침 산책길에 길을 잃고도 지혜롭게 잘 찾아오셨습니다.
깜짝 놀랬는데 고생을 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편히앉아 함께 여행하는 착각을 하도록 소상히 펼쳐내셔서 즐거웠습니다.
12시간여 침대열차라!
낭만적이라 너무 좋습니다.
ㄷㅏ음을 기대합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잊지 않고 부족함이 투성이닌 拙作에 관심 주시여 무어라 감사함을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라면 좀 남다른 부분이 있어야함에도 어쩔수 없나 봅니다. 9월에 들어서니 30도아래로 떨어지는 기온에 한결 가벼워진 날들입니다. 항상 건안 하시고 편안 하시길 빕니다.^*^	9/4 19:23

김상화

2018-09-05 00:41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외국 여행을 할 때면 언제나 겪는 것이 언어 장벽이지요
가이드가 없으면 손짓과 발짓이 언어 전부니까요
외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면 참으로 답답함을 토해내게 됩니다
여행 첫날 산책길에서 길을 잃으셨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음 호가 기대됩니다. 행복한 꿈 꾸시기 바랍니다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정찬열	어서오십시요 김상화 작가님~! 항상느끼지만 곱게 집필하신 작가님에 기행문에 비하면 형편없는 拙作 배독해주심에 감사함간직합니다. 가을 하늘을 드러내는 백로일주말입니다. 편안한시간 기원 드립니다.	9/8 16:25

백낙은

2018-09-05 10:48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여행 다니면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으시고 디딤돌로 만드시는 작가님이 우러러 보입니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어 시베리아 횡단도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만이 앉아서 시베리아 구경하니 송구스럽습니다.
작가님. 이제 조금씩 가을 냄새가 납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고
멋진 여행기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을 기원드립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황우위원장님 감사합니다. 잊지않고 응원해주심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끄럽던 매미소리대신해서 조심해서 울어대는 초저녁이나 새벽녁을 가을 냄새 저에게도 들리네요 늘 편안하시고 건안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9/8 16:30

김종덕 2018-09-10 18:28	정찬열 작가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고희의 기념으로 옛 전통을 찾아 나셨나보네요. 아마도 유대인들이 많은 역사를 만들었을 것 같아 한번 다녀오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비행기로 러시아를 횡단할 때 위에서 본 모습들에서 저 넓은 대륙을 지키고 있는 신들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습니다. 꼭 다녀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 정열에 감탄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찬열 2018-09-10 22:05	《Re》존경하는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말씀 마따나 고희 기념 여행을 갔습니다. 역시 그곳은 7~8월이 좋지 않나 싶어지네요 생각보다 숲속에 쌓인 마을들에 감탄을 했습니다. 날씨가 시원해졌습니다. 9월에는 더욱 좋은 날만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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