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6-11-22 20:03

ㆍIP: 220.xxx.79

혼자 가야 하는 길.

혼자 가야 하는 길. // 황우 목사 백낙은.

며칠 전에 막내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병원엘 갔더니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수술을 해야 한단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이도 겨우 마흔을 넘겼지만, 아이가 셋이나 딸린 주부이기 때문이요, 아무리 착한 암이라고는 하지만 암은 암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겨드랑이 부분으로 내시경 수술을 받아 지금은 아주 좋아진 상태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목 부분을 절개하지 않고 겨드랑이로 내시경을 넣어서 수술하기 때문에 신경을 건드릴 확률도 줄어들고 더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이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어떤 수술을 받아 보지는 않았지만, 내자는 물혹 제거 수술과 디스크 수술, 그리고 팔목 골절 등 여러 번 수술실에 들어갔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수술실에는 혼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긴 따라 들어간다고 해도 할 일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고 또 자식을 사랑한다고 해도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대신 죽어 줄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 인생은 혼자 왔다가 혼자 가야하는 저승길 또한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옛날에 초상을 치를 때 보면 행상에 올라선 요령잡이가 구슬픈 소리로 목청을 돋운다.

“저승길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저승이라. / 서산 명월 다 넘어가고 벽수비풍이 슬슬 분다. / 다섯 하면 열이로다. 열에 다섯 장부로다. / 인간 칠십 고락되어 팔십 장년 구십춘광. / 삼만 육천일에 백 살을 산다 해도, / 병든 날과 잠든 날 근심·걱정 다 제하면, / 단 사십을 못사는 초로 같은 우리 인생. / 친구 벗이 많다 한들 어느 누가 동행하며, / 일가친척 많다 한들 어느 누가 대신할까. / 그대 한번 죽어서 만리장천 돌아가면, / 어느 시절 다시 만나 악수논쟁하리요 / 낮은 데는 높아지고 높은 데는 낮아질세, / 어느 임이 옆에 있어 이내 품에 안겨주리. / 뒷동산에 고목나무 잎이 필 제 돌아오며, / 솥 안에 삶은 팥이 싹이 날 제 돌아오랴. / 북망산천 가는 길이 이렇게도 급한 지고, / 오늘 가면 언제 오나 누굴 마다 가시는가. / 꽃가마에 가는 임은 내 마다고 잠드셨지, / 꽃과 같은 임을 두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 내년 이때 춘삼월에 꽃이 필 때 다시 오나. / 북망산천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누나. / 에고지고 슬픈 지고 나무에미타불.” 하고 구슬픈 소리로 메기면 상여꾼들이 “어화 넘차 어화호 어화 넘차 어화호.” 라고 답하면서 장례를 치른다. 그러면 유족은 물론이거니와 온 동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뒤따르곤 했다. 그러나 상여 뒤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따라갈지라도 무덤에 들어가는 사람은 사자(死者) 혼자뿐이다.

이미 고인이 된 U.N 사무총장 '함마슐드는 스웨덴의 경제학자요 덕망 있는 정치가였다. 그가 콩고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추락 사고로 사망하였는데, 그의 품에서 발견된 성경에 "네가 태어날 때 너는 혼자 울어도 모든 사람이 기뻐하고, 네가 죽을 때 너 혼자는 울지 않지만, 모든 사람이 우는 그런 사람이 되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성경을 보면 여호람 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호람이라는 사람은 외견상으로 보면 뛰어난 계략가일 뿐만 아니라 성공한 정치가였다. 하지만 그가 40세 젊은 나이로 죽었는데도 아무도 그 죽음을 애도하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사학자는 “아끼는 자 없이 세상을 떠났다.”(역대하 21:20)고 기록하고 있다. 이 얼마나 불행한 사람인가 말이다.

요즘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온통 나라를 뒤집어 놓고 말았다.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예상된다. 최순실은 물론 거기에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을 생각하면 참 측은지심이 생긴다. 최순실도 적은 나이는 아니고, 박 대통령도 일흔이 가까운 나이인데 얼마나 살겠다고 그랬을까? 그만하면 살 만도 할 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을까? 역사에 큰 업적을 남겨 자손만대 추앙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인데, 왜 그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여 역사의 죄인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감옥을 가야하고,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어 울어야 하며, 나라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치니 말이다. 이제라도 대통령이 “이 모든 사단(事端) 은 내 책임이라”고 하고, 모든 책임을 혼자 지고 갈 생각을 왜 못하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사실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울어주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의 심판이 뒤따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히 9:27)고 하신 성경 말씀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누구나 홀로 가는 걸음이기 때문에 외롭고 고독한 것이다. 아무리 인생길이 힘이 든다고 해도,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자기의 삶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뱀같이 지혜롭게 이 고난의 인생길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정찬열 2016-11-22 21:13	백낙은 위원장님! 몇일간 해외 나들이를 다녀오느라 이제야 문안 올립니다. 저역시 죽음 직전의 문턱에서 몇차례의 전신마취의 긴 수술을 받았습니다만 마취전의 떨림도 아무것도 모르게 정신줄에 마취되는 것이 죽음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국내 소식을 들을수 없어 가뜩이나 국내 소식이 궁금 했습니다. 비록 5~6일이지만 돌아와 보니 발뺌하는 모양새가 불쌍하네요 모든책임을 혼자지고가신다면 좋은 선택일텐데말입니다. "이세상에 부귀나 권력이 끝내 이겨내지 못하는 한계, 그것이 죽음이다." 고대 로마 서정 시인 <F. Q 호라티우스>글이 생각 납니다. 위원장님 "요령잡이의 소리글 언젠가 읽었습니다만 메모장에 메모해둬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석희 2016-11-22 22:28	위원장님! 시대를 꿰뚫어보는 지혜로운 안목으로 말씀하여 주시니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 이치가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그 생각에 따라 말을 할지라도 다른 사람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나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답니다. 허허허허 추워집니다. 건강하세요.

김종근 2016-11-23 08:44	안녕하세요. 위원장님. 막내따님 건강문제로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부디 쾌유를 빕니다. 며칠전 뉴스를 보니 갑상선암은 대도시위주로 많이 발생한다는 뉴스입니다. 요지는 의사들의 과잉진료로 대수롭지 않은 것을 암으로 진단 하는 행태를 지적하더군요. 요즘은 잘 접하지 못한 요령잡이, 어릴적 상여뒤를 따라가며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감사히 배독합니다. 추워지니 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백낙은 2016-11-23 10:10	《Re》정찬열 작가님. 해외를 다녀 오셨군요. 어디를 어떻게 다녀 오셨는지 궁금해 집니다. 여행기로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세상에 부귀나 권력이 끝내 이겨내지 못하는 한계, 그것이 죽음이다." 라는 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작가님이 어떻게 견디실까 걱정이 됩니다. 멋진 나날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백낙은 2016-11-23 10:15	《Re》김종근 님 ,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보았습니다만 과잉진료가 문제였군요. 저도 가끔 병원을 가면 바로 엑스레이 찍으라 하고 피 검사하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주말 농사도 마무리 되신 듯한데 멋진 시간 만드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2016-11-23 10:20	《Re》이석희 작가님, 요즘 세상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글을 쓰고 말 한마디 하기가 대단히 어렵네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추워 진다고 하니 건강 유념하십시요. 평안을 빕니다.

장계숙 2016-11-29 21:30	늘 주옥 같은 글에 감동합니다. 인생이 홀로 가야 하는 고독한 길이긴 합니다만 사는 동안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어쩔수 없이 홀로 견뎌야하는 시간이 종종 있지만 그 시간을 뼈져리게 경험한 사람에겐 함께 사는 행복이 더없이 소중한 시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번 가족의 아픔을 통해 죽음의 순간을 이겨내는 고통을 지켜보며 삶의 순간순간이 기적이란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혼자 가는 인생...죽음 말고는 두려움은 없는 듯 합니다. 그 죽음 조차도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이 눈에 밟히는 까닭에 그것만이 두렵습니다. 누구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번의 죽음을 늘 초연히 맞이하자고 생각하곤 합니다. 살아 있다면 홀로가는 그 인생을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성경 말씀엔 아름다운 진리로 가득 합니다. 종교는 없지만 불교의 윤회와 해탈도 성경의 사랑도 모두가 저에겐 고귀한 교훈이고 삶의 진리로 소중히 생각합니다. 오늘도 멋진 선물 한아름 안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작가님~ 멋진 글 감사히 배독하였습니다.

백낙은 2016-11-30 08:52	《Re》장계숙 님, 따뜻한 마음이 가득 깃든 댓글 감동입니다. "삶의 순간순간이 기적"이란 말씀 공감입니다. 밥 한 숫가락 먹는 것도, 잠 한 숨 자는 것도, 숨 한 번 쉬는 것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모두모두 기적이랍니다. 목사인 나로서는 늘 감사하며 산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혼자 가지만 지금 내 곁에는 어깨를 건 길동무가 있다는 것 기억하겠습니다. 보람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김경렬 2016-12-01 06:27	위원장님 안녕 하세요? 이런저린 일로 늦어져 죄송합니다. 따님 일로 얼마나 놀라시고 걱정이 자심하셨을까요. 저도 7년전 갑상선암 수술을 하였답니다. 대게는 착한 암이라 지켜보는 경향이 있는데, 제경우는 빨리 자라는 암 종류라 조기에 발견한것이 다행이었다 합니다. 이로 인해 문학 공부를 하게된 계기도 되었으니 제게는 고마운 암이 되었습니다. 어릴적에 동네 꽃상여를 가끔 보았지요 요령을 흔드는 상여잡이 아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랐어도 구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세히 기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라를 들끓게하는 시류를 훌륭하신 말씀으로 공감합니다. 눈멀고 귀멀어 자초한 결과라 생각 합니다. 어떤 스님 말슴이 생각납니다 "잘죽기위해 잘살고 싶다" 그분은, 고로 잘죽기위해 맑을청. 바를정.자를 이고,지고, 베고 살아가자고 열변을 토했지요. 멋지게 펼쳐 주신 귀한말씀 감사합니다. 한장 남은 달력! 멋진 마무리 하시기 바라며 대전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백낙은 2016-12-01 10:14	《Re》김경렬 작가님, 어디 불편하신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작가님도 그러셨군요. 전화위복이 되셨으니 천만 다행입니다. 맑을 청, 바를 정, 우리 사회가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젊을 때부터, 맑고, 밝고, 바르게를 스로건으로 내 걸고 살아 왔지만 꼭 그렇게 살아왔는지는 하나님만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수필 작가들의 공동 문인지를 만들어 볼 생각을 했었지만 이사장님이 바쁘셔서 그런지 소식이 없습니다. 시간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분류 하지만 사실 현재라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숨쉬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여깁니다. 늘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 하겠습니다. 오늘이 12월 1일이네요. 창조경제는 잘 모르겠고 창조 행복. 화이팅입니다.

박목철 2016-12-11 14:39	아주 좋은 신 말씀을 내리셨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겠지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주 불행한 사람이란 생각을 기지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믿지 못하고, 그 친하다는 최순실과도 한 상에 밥을 먹지 않는다는 선민의식, 그러다보니 주변에 진심을 털어놓을 사람 하나 없이 외톨이로 이 난관을 자초한 것이지요, 저 같이 보수적이 사람은 참으로 실망이 크다 하겠습니다. 그 좋은 정치적 후광을 업고 태어난 사람이 이렇게 보수 층을 풍지박산 낸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글 잘 배독하고 많이 느끼고 갑니다. 목사님,

백낙은 2016-12-11 17:17	《Re》박목철 작가님. 개인적으로 보면 박근혜라는 사람이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양친을 다 비명에 보내고 얼마나 적폐가 많겠습니까.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회를 통과 할 때 가슴이 내려 앉았습니다. 첫째는 부끄러웠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암담했습니다. 앞으로 바로잡아야 할 제도와 부정부패가 많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깨달았습니다. 비밀은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밀실에서 속삭인 것이 지붕 위에서 울려 퍼질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계기로 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국가의 기반이 더욱 굳건해 지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시고 우리 수필 서재를 잘 지켜 주시기를 간원합니다.

장춘희 2016-12-23 19:12	저도 오래전에 대장암 3기로 수술하고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제 나이가 그다지 아깝지 않은 나이였고, 아들은 장가갈 나이가 되서 제 앞가림 할 정도여서 죽는 게 그다지 겁나지 않았습니다만, 따님은 젊은 나이에 얼마나 걱정이 크셨겠습니까. 대통령의 잘못으로 온 나라가 절망에 빠져있는데 젊은이들은 촛불 집회가 무슨 축제인 듯 여기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걱정이고, 한편으로는 슬픕니다. 건강하십시요.

백낙은 2016-12-23 19:52	《Re》장춘희 작가님,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네요. 언제 어떤 병이 걸릴지도 모르고 언제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할 듯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시기를 빕니다.

김동호 2020-03-28 19:58	좀 더 지혜롭고 슬기롭고 정직한 나라!가 좀 더 가까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떡집에 오신 왕.

배신의 시대를 사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