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7-08-14 16:42

ㆍIP: 221.xxx.92

"게요"와 "세요"

“게요”와 “세요” // // 황우 목사 백낙은. 할게요

내가 요즘 안과와 한의원에 더러 갈 일이 있었다. 옛날과 달리 의사나 간호사들이 모두 친절하고 싹싹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간호사들이 정체불명의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늙은이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웃음 참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예를 들면 “게요”라는 말과 “세요”라는 말의 오용이다.

어떤 간호사가 내게 “침대로 올라갈게요.”라고 했다. 내 나이 팔순이지만 아직은 그래도 눈치라는 게 있어서 나를 침대로 올라가라는 거구나 하고 침대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간호사가 말하기를 “바로 누울게요.”라고 했다.

여기서 “… 게요”는 자기가 무슨 일을 하겠다는 말이고, “… 세요”는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지시하는 말이라는 것을 모를 리 있겠는가? 그런데 그것도 구별하지 못한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안과의 간호사나 한의원의 간호사가 다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같은 학교에 다녔거나 같은 선생님에게 배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신종언어는 기성세대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 예를 들면,
조낸 : 매우 많다는 의미로 쓰인다. (비속어에서 비롯된 형태)
금사빠 :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십장생 : "십 대부터 장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뜻의 줄임말.
훈남 : 못생겼지만, 정이 가는 남자를 일컫는 말.
볼매 : 볼수록 매력이 있다는 뜻.
안습 : 안구에 습기 차다. 슬퍼서 눈물이 난다는 뜻.
안쓰 : 안구에 쓰나미가 치다. 안습이라는 말보다 더 눈물이 밀려올 때 쓰는 말.
에이스 :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꼬아 일컫는 말.
완소 : "완전히 소중하다"의 줄임말.
기포 : "기말고사를 포기하다"의 줄임말.
얼 : 얼라리, 얼라리요의 줄임말로 놀랐을 때 쓰는 감탄사.
단무지 : "단순, 무식, G랄"의 줄임말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욕할 때 쓰는 단어.
개매너 : "매너가 개 같다"는 뜻.
IBM : 이미(I) 버린(B) 몸(M)의 약자로서 술이나 담배 등에 절어 폐인이 된 사람.
오떡순 : 오뎅, 떡볶이, 순대의 줄임말.
특공대: 특별하게 공부도 못하면서 머리만 큰 사람.
갈비 : 갈수록 비호감.
안여멸 : 안경+여드름+멸치란 말을 줄여서 쓰는 말.
닭질 : 닭처럼 쓸데없이 왔다 갔다 하는 행위(질)의 줄임말.
디비(DB) : 청소년들이 어른의 눈을 피해 만든 언어로, 담배를 가리키는 말.
야자; 야간에 하는 자율학습 등등이 있다.

얼마 전에 어떤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서 '존나'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항간이 시끄러웠다. 그 외에도 “쪽팔린다” “대박” “대빵” “뽀록나다” 등등의 말들이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 우리 집에서도 할아비가 어떤 놀라운 이야기를 하면 손자들이 무심코 “헐”이라고 응수한다.

한 수 더 떠서 방송에서도 이런 비속어를 따라 하거나 아니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예를 들면 “이만갑”은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줄임 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종편”도 “종일 편파방송”의 줄임말이다. 풀이를 해주어야 알지 그렇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이런 정체불명의 비속어들이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으며, 세계 유일의 과학적 언어인 한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언어 질서의 파괴는 물론, 세대 간 대화의 단절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젠 바른말 국어사전 말고 비속어 사전이 따로 나와야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교육계에선 명심하고 우리말 바로 쓰기부터 가르쳐야 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종덕

2017-08-14 18:50

백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위원장님께서는 요즈음의 은어를 많이 알고 계시네요. 단무지, 오떡순, IBM 등의 말은 전혀 모르는 말입니다. 다른 말도 같습니다. 이런걸 어떻게 배웁니까? 인터넷 이후로 참 따라가기 힘든 말이 많아 지네요. 결국은 도덕과 윤리 문제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당당한 나라가 되기위해서는요. 도덕재무장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백낙은	김종덕 작가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말씀하신 "도덕 재무장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 여깁니다. 더위도 한풀 꺽인듯합니다. 모쪼록 건안하시기를 빕니다.	8/14 21:32

김상화

2017-08-15 09:57

백낙은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참 좋은 것을 지적해 주셨네요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신종 언어라 할까? 은어라 하까?
나이 먹은 사람들은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말의 변천사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것도 아닌 양 싶습니다. 단지 말하기 편하게
줄이고 줄여서 목적 없이 만들어낸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위원장님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창밖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네요
건강 유념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과거엔 문화가 바뀌려면 적어도 한 세기가 걸렸는데 요즘은 한 세대가 아니라 1~2년 만에 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아무리 따라가려고 아무리 달려도 순만 가뿔 뿐입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소서.	8/15 10:27

이석희

2017-08-16 15:00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참 옳은 말씀입니다. 저도 참 드릴 말씀이 태산 같습니다. 여름철이면 태풍 중계 방송을 참 많이 합니다. 이 때 방송국 아나운서나 기자가 하는 말 중에 "길이 끈겼다." 고 말합니다. "끊겼다"고 쓰고 "끈켰다"고 발음해야 합니다. 또 유명 탈렌트 중에는 '깨끗이'를 '깨끄시'라고 읽지 않고 '깨끄치'라고 발음합니다. 아나운서나 가수 탈렌트 기자 같은 직업군의 인사들은 그 영향력이 우리네와는 비교도 안 됩니다. 또 요즘은 젊은이와는 전화통화를 할 수가 없습니다.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알아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높여서 말한다고 '커피가 나가십니다.'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또 '회장님실' '사장님실'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백 번 떠들어도 아무 소용도 없는 공염불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좋은 교훈의 말씀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백낙은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옛말에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쓴다는 말이 있지요. 선생님 앞에서 아는 체 했군요. 발음으로 말하면 우리 경상도 사람은 할말이 없습니다. 경상도는 발음을 할 때 아랫 자 하고 윗 자를 잘 구별 못한답니다. 커피가 나가신다니 커피에 발이 달렸나 봅니다. 그리고 '회장님실' '사장님실'이라는 말도 실소를 금치 못합니다. 말씀대로 공염불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하심과 행복하심을 기도합니다.	8/17 20:30

정찬열

2017-08-16 15:57

백낙은 분과 위원장님 안녕 하십니까
"신조어" "비속어" 좋은 지적 단숨에 읽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신조어를 알고계신지
수필, 소설 분과 위원장님의 열성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아마도 바쁜 시대에 휴대폰에 보내는 문자를 간소화 하려는 것으로
신조어가 유행처럼 생겨난듯 싶지만 아날로그 시대에 살아온 세대가
난감할때가 많은 것 을 느낍니다. 위원장님 말씀 마따나 신조어
사전을 만들게 하여 구입해 배워야 할것 으로 사료 됩니다.
한풀꺾인 날씨지만 늘 건안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런 신조어나 비속어가 사회 깊숙히 파고 든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멘스고 타인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요즘 국회나 사회에서 많이 쓰이더군요. 거기다가 멋진 한글을 두고 외국어인 영어, 그것도 약자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 여깁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하네요. 건강유념하세요. 감사합니다.	8/17 20:36

이 세대를 어이할꼬.

각박해지는 시골인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