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7-04-05 20:24

ㆍIP: 221.xxx.92

새빨간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 황우 목사 백낙은.
(이 이야기는 절대로 타 종교의 지도자를 비하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나라도 지금 대선을 치루고 있지만 가짜뉴스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 닉슨 대통령은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I'm not a crook.)."라는 희대의 거짓말을 하여 결국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문회 등을 통하여서 자주 보지만 금방 탄로가 날 일인데도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본다. 인간이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거짓말은 가장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이기 때문에 지탄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종파에서는 거짓말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하얀 거짓말, 희색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로 분류를 했다. 하얀 거짓말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도 무방한 거짓말이라 하고, 남에게 해를 주지 않지만 유익하지도 않은 거짓말을 희색 거짓말이라 했으며, 남에게 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거짓말을 새빨간 거짓말로 분류했다. 상당히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논조라고 여긴다. 이런 논조에 대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다만 내가 한 새빨간 거짓말을 고백하려는 것일 뿐이다.

내가 어릴 때는 별다른 놀이기구나 장난감이 별로 없었다. 기껏해야 숨바꼭질이나 비석치기, 자치기 등등이 고작이었다. 어느 따뜻한 봄날 소꿉친구와 함께 양지바른 담벼락에 기대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놀곤 했다. 그 많은 이야기 중에는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 몇 배로 뻥튀기한 무용담을 늘어놓기도 했고, 어떤 때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도 해서 친구를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친구들도 그것이 새빨간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그냥 속아주면서 낄낄대는 것이 놀이 중 하나였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나의 새빨간 거짓말 중 하나는 “아무개의 커다란 거시기를 보았다”는 이야기였다. 그 아무개가 누구냐 하면 내가 가장 싫어했던 땡땡이 중놈의 부인이었다. 내가 어떻게 그 땡땡이 중놈 부인의 거시기를 보았겠는가마는 친구들도 내가 거짓말을 하는 줄 알면서도 그냥 웃어주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인격 모독죄를 비롯하여 허위사실 유포죄 등 여러 가지 죄목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는 일이라 여긴다.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한 땡땡이 중놈은 사실 내 손자뻘 되는 먼 친족이다. 아무리 손자뻘이라 하도 땡땡이 중놈이라 하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그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스님이라는 자가 아내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스님이 아닌 중으로 불렀다. (솔직히 그때는 대처승이 있는 줄도 몰랐다)
둘째는 절에 가기 싫으니까 어디서 부처를 사와서 방에다가 감금해 두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중이 아닌 중놈으로 불렀다.
셋째는 돈벌이 수단으로 남의 점이나 봐주고 다녔기 때문에 중놈이 아닌 땡중이라 했다.
넷째는 저도 사내이면서 반반한 사내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위인이었기 때문에 땡땡이 중놈이라 불렀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내가 할아버지뻘인데도 길거리에서 나를 만나도 인사도 안 하고 다녔기 때문에 더 밉고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가 데리고 사는 그의 처까지 싸잡아 미워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내가 싫어하는 어떤 사람을 헤치기 위해 가짜뉴스를 제공했고 친구들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웃어주고 박수도 치고 깃발을 흔든 셈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어릴 때 철모르고 한 짓이라고 스스로를 위로도 해보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므로 사죄를 청할 수도 없고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다. 그 외에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새빨간 거짓말이 한둘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 신앙인이 된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하얀 거짓말이라도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아리송한 희색 거짓말도 역시 마찬가지다. 거짓말은 결과적으로 자기 양심을 도살장으로 만드는 행위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계율에는 “거짓증거 하지 말라”고 엄격하게 규정(規定)하고 있다. 어떤 거짓말이든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정신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성서 기자는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주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는 언어의 절제력을 키워,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김상화

2017-04-06 11:12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글이 참 재미있습니다
과거의 생각을 잊지 않으시고 생생하게 펼쳐
글로 다듬어 내시니 참 대단하십니다
살아 숨 쉬는 한 누구나 선의적이든 악의적이든
거짓말을 하나 봅니다
저도 간혹 선의의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곤 내가 왜 거짓말을 했지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위원장님 재미있게 배독하고 갑니다
늘 건강 행복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죄송하지만 성경 창조설화에도 보면 거짓말이 나옵니다. 그 결과는 실낙원이라는 끔직한 결과 였지요. 공부 하지 않고도 했다고 부모님께 한 거짓말로 부터 용기가 없어 거짓이라고 고백하지 못한 것까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정직하지 못한 것이 결국 인생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흔하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건안 건필하시고 행복하소서.	4/6 14:07

이석희

2017-04-06 13:08

위원장님!
고운 글 감사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거짓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거짓을 말하고도 그게 거짓인 줄도 모르니 답답합니다.
거짓의 원인은 바로 탐욕일 거예요.
욕심이 앞장을 서니 꼬이고 한 번 꼬이면 영원히 꼬이지요.
있는 그대로를 말로 하면 잘 살 거라고 믿습니다.
좋은 교훈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백낙은	이석희 작가님. 이 지면을 빌어서 다시 한번 시인등단을 축하 드립니다. 거짓말의 원인을 탐욕이라 하셨는데 공감합니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니까요.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정신적으로나 일신상의 명예에 있어서도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만 좀 먼 안목으로 보면 자기에게 득이 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댓글로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봄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안을 기원합니다.	4/6 14:12

김종근

2017-04-06 19:03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새빨간 거짓말 ~ 감사히 배독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선을 가지고 사는 듯합니다.경중은 있겠지만,
모든면에서 스스로 좋게 보이고 싶고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선의든 악의든 마음속의 거짓말을 뱉어
버리면 저는 거짓말쟁이일 것입니다. 혼자서만 제가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반성해 보는 시간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십시요.


백낙은	김종근 작가님. 올려주신 운동과 노동의 차이라는 글에서 요즘 근황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며 사시는 것을 보니 부럽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십시요.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4/6 21:00

김종덕

2017-04-07 11:47

백낙은 위원장님, 평안하십니까? 이성과 양심은 같은 편인데 여기에 이기심이 들어 붙어 양심을 얽메이게 합니다. 때로는 이성이 작동해야할 시기에 이기심이 억눌러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말이 새어 나오기도합니다. 마음의 밭을 갈아 깨끗한 씨앗이 돋아나도록 노력하겠읍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백낙은	김종덕 작가님.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기심이 양심은 누른다는 말씀 공감이 갑니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겠죠. 너무 늦은 후회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봄에 온 가정에 봄향기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4/7 12:09

주응규

2017-04-10 15:18

모처럼 수필서재에 들어와 백낙은 수필분과 위원장님의 좋은 글 배독합니다
좋은 계절에 행복도 아름다이 피우십시요.^^


백낙은	주응규 작가님. 안녕하세요. 참 좋은 계절이네요. 오늘은 좀 늦었지만 경주 나들이를 했습니다. 엑스포 축제도 가보고 석굴암도 올라 갔었습니다. 만물이 약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즐거운 계절에 행복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4/10 20:19

정찬열

2017-04-10 20:10

황우분과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새빨간 거짓말" 을 배독하면서 저역시도
본의 아닌 거짓말을 과하지는 않했나 하고
스스로 자문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더욱히 조그마한 전문 건설업을 운영하다보면
꼭 순수할수만 없다는게 문제 입니다.
힌것을 희다해도 때로는 믿어주지 않은 상대방이
있기때문에 말입니다. "거짓말" 의미 깊은 글 을 배독하면서
작가님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 드립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잊지 않으시고 찾아 주시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가 꽃을 피웠던 호남지방을 천천히 살피는 것이 아직도 저의 꿈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정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4/10 20:23

양코배기에게 예(禮)를 배우다.

이상한 나라에 간 늙은이